중국 길림성에 본사를 둔 FAW(第一汽車製造廠, 제일기차제조창)는 중국 최초의 자동차 회사이자, 최대 자동차그룹이다.

국내에서는 낯선 이름이지만, FAW는 중국 자동차시장을 이끄는 자동차 그룹사로 로컬 브랜드, 상용차 브랜드, 합자 승용차 브랜드, 자동차 관련 부품 생산기업 등 30여 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로 의전 차량으로도 유명한 프리미엄 승용차 브랜드인 ‘홍치’를 비롯해 일본 마쓰다자동차를 기반으로 한 ‘베스턴’ 경소형 상용차 전문 ‘FAW지린’, 그 외 하이마, 준파이, 시테크 등 다양한 자동차 브랜드와 관련된 부품업체를 갖고 있다.

여기에 상용차 브랜드인 FAW 제팡(FAW Jiefang)은 중국 중대형 트럭시장에서 3년 연속으로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고, 세계 상용차시장에서 2년 연속으로 1위에 오르는 등 명실상부 세계를 호령하는 중국 브랜드다.
참고로 지난해 기준 GVW(차량총중량) 15톤 이상 대형트럭 판매 순위는 FAW에 이어 다임러그룹(독일), 둥펑그룹(중국), 볼보그룹(스웨덴), CNH TC(중국), 산시(중국), 트라톤(독일), 팩카(미국) 순이다.

중국 자동차 역사의 시작
1951년 당시 총리였던 저우언라이(周恩來)의 지시와 구(舊)소련의 도움으로 길림성 창춘에 중국 최초의 자동차 생산공장을 짓기 시작한 것이 FAW의 시초이다. 

중국의 전후 상황을 살펴보면, 제2차 국공내전(1946년~1950년)서 승리 이후 공산당이 중국 대륙에 정착하던 시기로, 산업 기반이 아직 제대로 갖춰지지 못했던 시기였던 만큼, 첫 자동차공장으로써 갖는 상징성이 컸다.

1953년 자동차 생산공장이 완공되자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은 ‘제일기차제조창(第一汽車製造廠, FAW-First Auto mobile Warehouse)’'이라고 명명했는데, 사명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 자동차의 자부심이 담겨 있다.

공장 초기에는 트럭을 생산했으나, 이후 승용차부문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장해나갔다. 그러면서 1956년 최초의 중국산 자동차 ‘제팡’트럭을 생산하고 1958년에는 고급승용차 ‘홍치’를 선보였다.

이 때 생산한 제팡트럭은 모델명을 본 따 상용차 브랜드로 중국을 대표하는 상용차 브랜드인 ‘FAW제팡’으로, ‘홍치’는 중국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승용차 브랜드가 됐다.

시련 지나 꽃핀 FAW 자동차
중국 현대사의 암흑기라고 할 수 있었던 대약진운동(1958∼1960)과 문화대혁명(1966∼1976) 기간 동안 인력과 자원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부분의 산업이 불황을 맞이했다. 혹자는 이 기간 동안 중국 산업이 20년 후퇴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FAW 또한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1970년대 초 문화대혁명이 시작되기 전까지 높은 판매량을 유지하며, 중국 자동차산업을 지켜냈다. 

1970년대 말 중국 공산당 2세대 지도자인 덩샤오핑(鄧小平)이 중국 산업을 복구할 수 있도록 중국경제개혁과 개방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자동차산업도 차츰 회복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 FAW 또한 생산량이 두 배 이상 급증하며, 성장가도를 달리게 된다.

1980년대 들어 FAW는 일본 생산기술을 접목해 현대적인 생산시설을 갖추기 시작했으며, 이 때부터 다양한 종류의 자동차와 함께 새로운 소형, 중형, 대형 트럭 라인업을 만들어가며 종합 자동차 회사로 일약 발돋움했다.
1980년대 중반부터는 중국정부의 지원으로 FAW에서 생산된 자동차를 최초로 수출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합자로 선진기술 도입…폭발적 성장
1990년대 FAW는 폭스바겐과의 합자로 중국 최대 자동차 회사로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FAW는 1991년 독일 폭스바겐과 합자인 FAW-Volkswagen Automobile 을세우고, 폭스바겐 모델의 중국내 독점 생산을 맡았다. 그 결과  폭스바겐의 광범위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시내버스, 고급 관광 코치, 맞춤형 버스 섀시, 소형트럭부터 중형 그리고 대형트럭에 이르기까지 풀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폭스바겐과 손잡은 지 약 10년이 흐른 2000년대 초엔 1980년대 말과 비교해 차량 생산량은 5배 이상 증가했
으며, 중국 내 가장 영향력 있는 자동차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이후로도 꾸준히 세계 각국의 자동차 제조업체와 합작사를 꾸리며, 기술력을 습득하기 시작했다.

2002년에는 Tianjin Automotive Xiali의 50% 소유권을 인수하고, 사명을 FAW텐진(FAW Tianjin)으로 변경하고, 일본 토요타(Toyota)와 합작사를 구성했다. 2009년에는 미국 GM(Ge neral Motors)과 합작 투자를 설립하는 등 적극적으로 M&A를 추진하며, 기술력을 쌓아올렸다.

현재 FAW는 산하 계열사로부터 섀시부터 완성차까지 그리고 에프터 마켓 부품에 이르기까지 차량과 관련된 모든 솔루션을 제공하며, 트럭부문 세계 최대 생산을 자랑하는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