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브랜드 전략으로 초호화 계열사 군집
유명무실했던 폭스바겐 상용차, 입지 강화
플랫폼 통합한 트라톤 브랜드로 도약 예고
독일의 폭스바겐은 1937년 나치당의 기구인 독일노동전선이 설립한 자동차 회사로, 뜻은 ‘국민의 차’다. 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 속에서 폭스바겐은 기술력의 독일, 자동차 최강국으로 발돋움하게 한 일등 공신이다. 2018년 기준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 1위다.
폭스바겐 그룹은 경차부터 프리미엄카 그리고 슈퍼카와 트럭, 버스를 포함한 상용차까지 모든 자동차 제품군을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회사이며, 그룹 산하에 유럽 7개국 12개의 주요 차량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
상용차 브랜드로는 ▲폭스바겐 상용차(VWCV) ▲스카니아 ▲만트럭버스 승용 및 바이크 브랜드로 ▲폭스바겐 ▲아우디 ▲포르쉐 ▲벤틀리 ▲람보르기니 ▲스코다 ▲세아트 ▲부가티 ▲두카티 등이 속해있다.
■ 있는듯 없는듯? 상용차 시장 전략 강화
승용차 시장서 폭스바겐이라는 브랜드는 독일 자동차의 기술력을 상징하지만, 상용차에 대해서는 많이 알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상용차 시장에서 그룹이 아닌 폭스바겐 자체 브랜드로써의 입지는 다소 약하기 때문이다.
1937년 설립이후 1990년대까지 폭스바겐 상용차의 역사는 유럽서 소형급 위주의 폭스바겐 상용차(Volkswagen Commercial Vehicles)와 남미지역서 중대형급 모델을 생산하는 폭스바겐 트럭·버스(Volkswagen Caminhões e Ônibus)로 양산체제를 유지해왔다.
이후 2000년대 세계 글로벌 상용차 브랜드인 스웨덴의 스카니아와 독일의 만트럭을 인수해 상용차 시장 내 입지를 키우고 2018년 그룹 내 상용차 브랜드를 묶어 ‘트라톤(Traton)’ 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출범했다.
■ ‘폭스바겐 상용차’는 소형 위주
폭스바겐의 첫 자동차는 1939년에 처음 개발되었다. 이 당시 히틀러가 독일의 고속도로 아우토반을 잘 달릴 수 있으면서도 연비와 적재능력 측면에서 경제적인 소형 승용차가 될 수 있도록 요구해서 탄생한 차량이 바로 폭스바겐의 비틀이다.
이후 2차 세계대전으로 비틀은 모두 군수 차량으로 변경되며, 마이크로버스의 시초인 타입1으로 생산됐다. 군수차량인 만큼 승합 및 화물밴, 섀시캡, 트럭 등으로 변형이 가능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타입1을 토대로 뛰어난 연비, 내구성을 가진 트랜스포터(T1/타입2)가 독일 하노버 공장에서 생산됐다. 이후 T2, T3 등 6세대를 거쳐 현재 T6에 이르기까지 폭스바겐 상용차를 대표하는 모델이 됐다.
참고로 이때부터 폭스바겐 상용차 브랜드는 총중량 3.5톤급 위주의 LCV(Light Commercial Vehicle) 차량을 생산했으며, 현재까지 이 브랜드서 생산하는 차종은 크게 픽업트럭인 아마록, 화물밴 크래프터, 다용도 밴 트랜스포터 등 소형급 차량 위주다.
■ 중대형급 트럭·버스론 남미 공략
1980년부터 폭스바겐은 중대형 차량에도 손을 대기 시작했다. 다만, 격전지가 유럽이 아닌 남미다. 1981년 폭스바겐은 브라질 크라이슬러 모터(Chrysler Motors of Brazil Ltda)를 인수하고 폭스바겐 트럭·버스(Volkswagen Caminhões e Ônibus Ltda)를 설립했다.
이때부터 총중량 11~13톤급의 중대형 트럭을 생산하기 시작했으나 위기에 봉착했다. 1980년대 중반 브라질은 1970년대에 이룩한 무리하게 높은 경제성장과 원유의 대외의존도 증대에 따른 인플레이션 발생 등으로 경제사정이 악화되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폭스바겐은 1987년 포드 브라질 법인과 합작사인 ‘AutoLatina’를 설립해 시장에서 꿋꿋하게 버텨 나갔다. 그 결과 1990년대 남미 시장의 개방화, 민영화 정책에 따라 물가가 안정되면서, 1995년 두 기업은 서로 분리해 각기 브랜드로 돌아갔다.
이후 라인업 확대 및 품질개선 등 체질개선을 끝낸 폭스바겐 트럭·버스는 브라질 시장에 진입한지 20년만인 2001년에 브라질 시장서 1위를 차지하게 됐다.
2005년부터 대표 라인업이라고 할 수 있는 딜리버리(총중량 5~8톤) 별자리(총중량 13~57톤) 라인업으로 남미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참고로 폭스바겐 트럭·버스는 2008년 만트럭 남미법인을 설립을 위해 만트럭 SE로 넘어가게 됐으나, 여전히 폭스바겐 엠블럼을 장착한 채 다임러와 남미 시장 1~2위를 다투고 있다.
■ 멀티 브랜드 전략으로 탄생한 거대 그룹
1990년대부터 독일 자동차 시장에서 다임러-BMW-폭스바겐의 삼파전이 본격화 되자 폭스바겐은 시장 점유율을 올림과 동시에 한쪽의 위기가 닥칠 때 다른 브랜드가 이를 만회해주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멀티 브랜드 전략을 펼쳤다.
참고로 이같은 멀티 브랜드 전략은 2015년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사건 때도 빛을 밝혔다. 폭스바겐과 아우디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반면, 스카니아, 만트럭 등의 상용차 계열사의 입지는 흔들림이 없었다.
1991년 세아트와 스코다를 인수하고, 1998년부터는 부가티와 람보르기니, 벤틀리를 흡수했으며, 이후 멈추지 않고 독일 포르쉐는 2009년, 두카티는 2012년에 인수했다.
상용차 브랜드도 거침없이 확대해 나갔다. 2000년대부터 스카니아와 만트럭의 지분을 확보한 끝에 스카니아는 2008년, 독일의 만트럭은 2011년 흡수하며 역대 유례없는 대규모 그룹이 탄생해 오늘날에 이르게 된다.
■ ‘트라톤’ 브랜드로 통합, 미래 상용차 시대로
2018년 9월 트라톤 그룹은 폭스바겐 그룹 내 중·대형 트럭과 버스 브랜드인 ‘만트럭버스’와 ‘스카니아’, 중소형 상용차 위주의 ‘폭스바겐 상용차’ 그리고 스마트 디지털 물류 운송 솔루션 브랜드인 ‘리오(RIO)’가 합작한 트라톤 그룹을 출범시켰다.
그룹 내 상용차 계열사를 묶어 유럽 상용차 시장입지는 물론 북미 시장과 아시아 시장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는 한편, 상용차 시장의 1~2위 다임러그룹과 볼보그룹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가장 먼저 미래 상용차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기 위해, 각 브랜드별 소프트웨어를 하나로 통합했다. 하나의 소프트웨어로 통일되는 만큼 플레투닝, 커넥티드 등 신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이다.
또한 스카니아 등 고유의 브랜드는 유지하되, 파워트레인 및 섀시를 공유해 수익성과 생산성 그리고 연구개발 비용을 최적화함과 동시에 트라톤이라는 브랜드를 보다 공고히 구축할 수 있는 전략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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