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연구개발로 글로벌 수준 기술력 확보
산업구조 변화 때마다 파트너십으로 위기 극복

이스즈 로고 변천사

일본을 대표하는 글로벌 상용차 브랜드인 이스즈(ISUZU)는 일본 자동차 제조사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1916년 자동차 제조사로 출범 이후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세계 상용차 시장을 주름잡았다.

현재는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두고 전 세계 100여 개국에 상용차, 디젤엔진, 해양엔진 등을 수출하고 있다. 특히, 트럭 생산량만 놓고 보면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수준이다.

이스즈는 ‘타협 없는 창조(Creation without Compromise)’ 정신을 바탕으로 견고한 차체와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차량으로 전 세계 시장서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다. 실제 일본을 비롯해 호주, 동남아 등을 중심으로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중·소형트럭 부문 시장점유율 1위를 수년 째 수성하고 있다.

일본 디젤엔진의 선구자
이스즈의 역사는 조선소에서 시작됐다. 1916년 도쿄 이시가와지마 조선소(Tokyo Ishikawajima Shipbuilding &Engineering)의 자동차 제조부문이 신설되면서 출발했다. 모기업의 선박기술을 활용해 자동차 부문에 뛰어든 것이다.

1918년 영국 자동차 기업인 울줄리 모터(Wolseley Motor)와 제휴를 맺었으며, 1929년 이시카와지마 자동차로 독립 분리된 후 1933년 일본 닛산의 전신인 닷선(동년 분사)과 합병되면서 ‘자동차공업주식회사’로 사명을 개칭하고, 본격적으로 트럭 제작에 나섰다.

이스즈는 디젤엔진 개발에 많은 노력을 쏟았는데, 1936년에 일본 최초의 공랭식 디젤 엔진 상용화에 성공하며, 획기적인 성과를 보였다. 참고로 일본 최초의 디젤엔진은 1907년 일본해군에 의해 개발되었지만, 연구용으로 상용화되지 못했다.

1937년 히노(Hino)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도쿄 가스전기공업과 합병되면서 ‘도쿄자동차공업’으로 변경됐다. 그러다 1941년에는 디젤자동차를 생산하면서, ‘디젤자동차공업’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히노는 1942년 ‘히노중공업’으로 분사했으며, 1949년부터 이스즈라는 현재의 사명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시카와지마 조선소의 모습 [출처 : National Diet Library Digital Collections]

트럭의 명가…명성을 쌓다
이스즈는 한때 승용차 모델도 내놨었다. 1953년에 사업 다각화를 위해 영국 루츠그룹(Rootes Group)과 기술제휴를 통해 승용차 부문에도 진출했으나, 2008년 실적부진으로 승용차 시장서 완전히 철수했다. 1961년에는 일본 최초로 승용차용 디젤엔진을 개발했다.

1950년대 일본의 열악한 도로사정으로 트럭의 내구성과 엔진의 출력이 상당히 중요했는데, 1959년 이스즈는 이 같은 조건을 만족시키는 1세대 엘프 트럭모델을 출시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림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브랜드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특히 1세대 엘프(ELF)는 기존 세미보닛 타입이 아닌 캡오버형(엔진룸이 운전석 밑에 있는 형태)의 짧은 회전반경과 탁 트인 시야 그리고 도심형 트럭으로서 최적화된 차체가 매력요소였다.

1960년대는 일본은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에 힘입어 건설경기 붐이 불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트럭의 수요가 크게 늘기 시작했다. 이에 힘입어 이스즈는 엘프를 필두로 트럭 라인업을 확충하면서 일본 내에서 상용차 입지를 공고히 다지기 시작했다. 

1971년에 미국의 GM그룹과 자본제휴를 맺고, 미국에서 자체 브랜드로 승용차와 트럭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19 87년에는 일본의 자동차 브랜드 스바루(Subaru)의 모기업 후지중공업과 합작으로 SIA(Subaru-Isuzu Auto mo tive)를 세우고, 미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했다.

이스즈 엘프 1세대의 모습 [출처 : japanesenostalgiccar.com]

위기의 순간 기술력으로 승부수
1973년의 제1차 석유파동과 1978년 제2차 석유파동이 터지면서 일본 산업계의 에너지 절약 조치가 더욱 강화되었다. 이에 따라 고객들은 저공해, 고출력, 뛰어난 연비를 갖춘 트럭 개발을 요구함에 따라 일본 자동차 산업전반은 기술력을 꽃피웠다.

이스즈 역시 1980년대부터 고토크, 연료 절약형 터보차저 엔진이 장착된 트럭 모델들을 속속 출시한데 이어 세계 최초로 대형트럭용 전자제어 디젤엔진, 예열시간을 줄여주는 QOS(Ultra Quick on Start) 시스템 등을 개발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소형트럭과 픽업트럭에는 직분사 디젤엔진 시스템을 도입해 출력이 높고, 연비가 좋은 디젤엔진의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심었다.

그 결과 이스즈는 1989년 세계 중·대형트럭 부문 생산대수 1위를 기록하는 등  굵직한 발자취를 여럿 남겨왔다. 

1989년 판매량 1위를 달성한 이스즈 트럭의 모습 [출처 : Repuestos Gonzalez]

일본을 넘어 세계 시장으로 
2000년대 들어서 승용차 사업을 비롯해 버스 사업이 부진하자, 2002년 일본 내수용 승용차 시장을 폐쇄해 해외 생산으로 돌리고 2004년에는 히노자동차와 버스시장에서의 불필요한 경쟁을 줄이기 위해 50대 50으로 합작한 제이버스(J-BUS)를 설립하고, 일본 내수용 버스 시장을 나눠 가져갔다. 

또한 2006년에는 1970년부터 함께 해왔던 GM과의 자본 제휴 관계 청산과 선택과 집중을 위해 승용차 부문을 완전히 접고, 상용차와 디젤엔진에 적극 투자하기 시작했다. 

100년의 역사를 가진 이스즈는 산업구조 변화와 세계시장의 위기의 순간마다 제휴와 기술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냈다. 최근 이스즈는 스웨덴 볼보트럭(Volvo)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차세대 트럭 개발에 나섰다. 4차 산업혁명으로 변하는 산업구조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다.

덧붙여 이스즈는 볼보트럭이 갖고 있던 일본의 UD트럭을 인수를 준비 중인데, 만약 인수할 경우 일본 내수시장서 히노와 시장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중대형 상용차 시장점유율은 히노가 40%, 이스즈 30%, 미쓰비시-후소 20%, UD트럭이 10% 순으로 차지하고 있다.

이스즈 엘프의 변천사
세계 시장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이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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