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8년 네덜란드 한 양조장에서 시작
미 팩카그룹 속에서 안정적인 성장 이룩

네덜란드의 브랜드 다프트럭(DAF Trucks NV)는 켄워스(Kenworth), 피터빌트(Peterbilt)와 함께 미국 팩카(PACCAR) 그룹의 3대 완성차 브랜드로, 유럽 시장을 담당하고 있다.

다프는 네덜란드의 오렌지 군단을 본 따 오렌지 색상의 외관이 대표적인 시그니처로 자리잡고 있으며, 다양한 연구개발을 통해 트럭업계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꼽히고 있다. 

대표적으로 1950년대 유럽 최초로 디젤엔진에 터보차저를 적용했으며, 세미 트레일러의 커플링을 개발, 대륙 간 장거리에 특화된 슬리퍼 캡과 슈퍼스페이스 캡 등 트럭 전문 브랜드답게 다양한 족적을 남겼다.

현재 다프는 승용차 브랜드 타트라(Tatra)를 포함해 10여 개의 자회사를 갖고 있으며, 독일, 프랑스, 호주 등에 현지 법인을 갖고 있다.

양조장 한켠 자동차 수리로 시작
다프의 역사는 1928년 네덜란드의 한 양조장에서 시작한다. 

다프의 창업자인 후버트 반 도른(Hubert ‘Hub’ van Doorne)은 자신의 이름을 내세워 양조장 부지 작은 공간에 CVHDM(Commanditaire Ven nootschap Hub van Doorne's Ma chinefabriek) 기계공장을 세우고 여기서 자동차 수리를 통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932년부터 자동차 수리를 넘어 본격적인 상용차 생산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트레일러와 세미 트레일러 등의 연결차에 집중하고 사명을 변경했는데, 후버트 반도른의 이름을 내세워 Van Doorne’s Aanhangwagen Fa brie(Van Doorne’s Trailer Factory / 반 도른의 트랙터 공장)를 축약한 다프(DAF)라는 사명을 사용했다.

2차 세계대전 후 승용부문도 도전
다프는 제 2차 세계대전(1939~1945년) 이후 크게 성장하게 되는데, 전쟁 기간 동안 4×2 및 6×4 트럭을 비롯해 6륜 장갑차 등 다양한 차급을 네덜란드 왕립 육군에 납품하며, 기술력을 축적했다.

세계 대전이 끝난 후 유럽에서 고급승용차와 트럭은 희귀해졌고, 다프는 이를 기회로 삼았다. 1949년 다프는 Van Doorne의 Automobiel Fabri ek(Van Doorne 's Automobile Fac tory/반 도른의 자동차 공장)로 이름을 변경하고, 2차 세계대전서 다양한 체급의 군용차를 생산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통해 트럭, 트레일러 및 버스 등 상용차 라인업을 구축했다.

1950년대에는 네덜란드 육군에 4×4 및 6×4 군용트럭과 장갑차 등을 공급했으며, 1958년부터 승용차에도 손을 대기 시작했으며, 최초의 승용차용 CVT변속기(무단변속기)를 개발하는 등 네덜란드서 종합 자동차 브랜드의 입지를 굳히게 됐다.

안정 수익으로 기술개발·라인업 확보
다프는 트럭 제작 초기인 1933년에는 트레일러 생산을 위해 경량 섀시, 자동 세미 트레일러 커플링 시스템, 브레이크 시스템을 비롯해 1949년에는 책상 서랍처럼 엔진을 차체에서 꺼낼 수 있는 슬라이딩 구조의 엔진을 탑재한 버스를 선보이는 등 과감한 시도를 선보였다. 

1950년대 들어 안정적인 수익 창출로 막대한 부를 쌓기 시작하면서 보다 적극적인 기술개발에 나섰는데, 1955년 엔진 생산공장을 비롯해, 1958년 액슬 조립공장 등 차량 대부분 자사의 제품으로 구성할 수 있도록 관련 공장에 투자했다. 

라인업 확장에도 박차를 가했다. 1957년 틈새시장을 위해 세미보닛 타입의 트럭을 개발하기도 했으며, 1962년에는 세계 최초로 운전자의 거주성을 대폭 증대시킨 슬리퍼캡 모델을 선보였다. 1963년 6×4 믹서트럭과 1965년 6×4 티퍼 등 건설용 트럭 라인업을 완성시켰다. 

디젤엔진 부문서도 선구적인 역할을 했는데, 1959년에는 유럽 최초로 디젤엔진에 터보차저과급기를 탑재했다. 또한 1973년에는 세계 최초로 터보 인터 쿨링을 갖춘 디젤엔진을 선보이는 등, 터보 디젤엔진에 많은 연구를 진행했다.

1990년대 팩카그룹 품으로 
다프는 1970년대까지 승용차 사업을 했으나, 경영 등의 문제로 1975년 스웨덴 볼보그룹에 승용차 사업을 넘기고 상용차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1980년대 트럭과 버스 사업을 분리했다.

1987년 영국 트럭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영국 트럭 브랜드인 레이랜드 트럭(Leyland Trucks)을 인수하고, 레이랜드 공장서 다프 트럭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영국 중대형 트럭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등 영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이후 1990년에는 버스 사업부인 다프 버스가 같은 네덜란드 기업인 BOVA와 함께 유나이티드 버스(United Bus)를 설립했다. 하지만 1993년 경영난으로 VDL 그룹에 넘어가게 됐다.

1990년대 초 유럽 통화위기가 발생하면서, 영국 경제가 크게 휘청였다. 

영국 의존도가 큰 다프 또한 그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도산하게 됐다.

이후 영국의 레이랜드 및 밴사업부가 팔려나간 끝에 현재의 사명인 다프트럭(DAF Trucks NV)이라는 이름 아래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고, 신규 캡을 적용한 모델을 선보이는 등  사업 재건의 의지를 불태웠다.

1996년 다프는 유럽 진출을 노리고 있던 미국의 팩카 그룹의 품으로 흡수됐다. 팩카그룹은 미국 중대형 상용차 브랜드인 켄워스(Kenworth), 피터빌트(Peterbilt) 등의 트럭 브랜드를 갖고 있다.

다프는 팩카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유럽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차차 회복했다. 특히, 1998년에는 레이랜드 트럭을 다시 인수하면서, 다프트럭의 탯줄인 영국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되찾았다.

현재 다프는 유럽 대형트럭시장서는 약 15%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할 만큼 쟁쟁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생산공장이 있는 영국, 벨기에, 네덜란드 등 서유럽 지역서는 시장점유율 1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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