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중형 이상 ‘카고 + 트랙터 + 덤프’ 3분기 실적]
7~9월 판매량 8,079대…전년동기比 10.7%↑
중형 차급 제외 모든 카고 시장서 실적 상승
트랙터, 부품 수급난 해소 힘입어 20% 증가
대형덤프, 수입산 판매 저조에도 4.8% 회복

올해 3분기(7~9월) 국내 트럭시장이 올해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상승한 실적을 거뒀다. 국토교통부의 상용차 등록원부를 가공, 본지에 독점 제공하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판매(신차 신규등록 기준)된 준중형 이상 트럭(적재중량 2톤 이상 카고+특장차, 트랙터, 15톤 및 25.5톤 이상 덤프트럭)은 총 8,383대로 전년 동기(7,573대) 대비 10.7%, 올해 2분기(7,321) 대비 14.5% 상승했다. 한편, 올해 1~9월을 모두 합한 실적(2만 3,811대)은 전년 동기간 대비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트럭 실적은 최근까지 하락 곡선을 그렸다. 올해 상반기엔 전년 동기에 비해 6.4%까지 감소했다. 차량 주문은 꾸준히 높았지만, 부품 수급난에 따른 차량 생산 차질 문제가 계속됐고, 이런 가운데 해상 물류 적체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 악재가 겹쳐 차를 팔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올 3분기 들어 반도체 수급난 등 글로벌 악재가 완화됨에 따라 실적이 반등했다.

업계에 따르면 트럭 생산 차질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 반도체칩 수급 문제는 지난 9월부터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서스퀘하나 파이낸셜그룹’은 고객사가 반도체칩을 인도받는 기간이 9월 들어 전월 대비 4일 정도 단축됐다고 분석했다. 부품 수급이 하루만 늦어져도 차량 생산에 큰 차질이 빚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에 호재로 받아들여지는 대목이다.
부품 및 차량 수입에 악재로 작용하던 해운 물류 적체난도 최근 들어 해소되는 양상이다. 당초 해운 물류 적체는 급격히 늘어난 물류 수요로 인해 컨테이너가 부족해지면서 발생했는데, 최근 들어 중국의 수출 부진과 세계 경기 둔화 여파로 이 같은 문제가 완화된 것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차급이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카고트럭 시장의 경우, 화물차 시장 증톤 완화와 현대차 중형트럭(메가) 단종 등으로 쇠퇴 수순을 밟고 있는 중형카고를 제외한 나머지 차급에서 모두 실적이 증가했고, 트랙터도 물류 적체 해소에 힘입어 실적이 늘었다. 대형 덤프트럭도 건설경기 악화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트럭 시장의 반등 흐름이 4분기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상용차업계 한 관계자는 “부품 수급난 완화로 실적이 올랐지만 트럭 시장의 지표로 볼 수 있는 수출입 물동량이나 국내 제조업 가동률은 여전히 좋지 못한 상황”이라며, “국내 트럭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 준중형카고(2~5톤)
내수 물동량 회복에 전년 대비 3%↑

국내 트럭 시장에서 1톤급(연간 12만~15만 대) 다음으로 큰 수요를 지닌 준중형카고의 판매량이 증가했다.
올해 3분기 적재중량 2~5톤 준중형카고 판매량은 2,943대로 전년 동기(2,849대) 대비 3.3% 올랐다. 국산트럭 판매량은 3.8% 증가한 반면 수입산은 3.9% 감소했다. 모델별로 보면 시장점유율 70% 이상인 현대차동차 마이티 수요를 타타대우 상용차 더 쎈이 흡수한 형국이다.
3분기 들어 차량 생산 차질 문제가 완화된 가운데 내륙 물동량이 소폭 회복함에 따라 준중형카고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 중형카고(4.5~7톤)
80% 급락…차량 세대교체 막바지

준중형 및 중대형급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던 중형카고 시장이 사실상 쇠퇴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3분기 적재중량 4.5~7톤 중형카고는 총 183대 판매되며 전년 동기(879대) 대비 79.2% 감소했다. 국산과 수입산 모두 하락을 면치 못했으며, 사상 처음으로 중형카고 시장에서 현대차가 자취를 감췄다.
중형카고 시장은 준대형카고의 증톤 허용 및 현대차 메가트럭의 단종 이후 급격히 붕괴하기 시작했으며, 준대형카고 시장에 주도권을 넘겨준 모양새다. 현재는 타타대우의 중형카고만이 유의미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 준대형카고(8~16톤/증톤 포함)
역대급 실적 경신…전년동기비 50%↑

중형카고 시장과 세대교체 중인 준대형카고 시장이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3분기 적재중량 8~16톤 준대형카고는 2,459대 판매되며 전년 동기(1,602대) 대비 53.5% 증가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틈새 시장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준중형카고 시장(2,943대)에 버금갈 만큼 규모가 커졌다.
준대형카고 시장의 성장은 지난 20 19년 대폐차 톤급 완화를 골자로 시행된 화물운송 시장 업종개편 이후 시작됐으며 지난해 메가트럭이 단종된 이후 본격화했다. 특히 올해 들어 부품 수급난이 개선되면서 다시 한 번 높은 상승 곡선을 기록한 모습이다.
■ 대형카고(9.5~25톤)
장거리 운송 시장의 베스트셀러

부품 수급난과 해운 물류 적체가 완화된 가운데 대형카고 시장이 40% 수준 상승했다.
올해 3분기 적재중량 9.5~25톤 대형카고 판매량은 1,304대로 전년 동기(920대) 대비 4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및 수입산 판매량 모두 지난해와 비교해 두 자릿수 수준 성장했다.
대형카고는 경기 악화에도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는 차급이다. 특히 올 3분기 들어 차량 생산 문제가 완화됨에 따라 준대형카고 시장 다음으로 가파른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풀이된다.
■ 트랙터
해운 물류 적체 해소에 20%↑

트랙터 실적이 해운 물류 적체 및 부품 수급난 완화에 힘입어 증가했다.
올해 3분기 트랙터 판매량은 총 840대로 전년 동기(699대) 대비 20.2% 증가했다. 트랙터 시장은 지난 1년간 물류 적체 및 부품 수급난으로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으나 올해 하반기 들어 각종 악재 완화로 정상 수요를 되찾은 모습이다. 특히 국산 모델의 증가폭이 약 64%로 두드러졌다.
트랙터 시장은 컨테이너 및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품목을 대상으로 시행된 안전운임제 효과로 지난 2020년부터 꾸준히 상승해왔다. 이번 글로벌 악재 완화를 기점으로 다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 덤프트럭(15톤 및 25.5톤 이상)
수입산 하락에도 전년동기 4.8%↑

덤프트럭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한 자릿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15톤 및 25.5톤 이상 덤프트럭은 654대 판매되며 전년 동기(624대) 대비 4.8% 증가했다. 국산 모델이 32% 수준 증가한 데 반해 수입산이 약 23% 감소했다. 기동성과 가격 면에서 이점이 큰 15톤급 모델 수요가 전체 실적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 들어 국내 트럭시장이 전반적으로 회복했지만 덤프트럭 판매량을 좌우하는 건설경기는 상대적으로 악화된 모양새다. 실제로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자금 조달 악화와 건설자재 비용 상승으로 인해 공사가 지연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 판매량 회복이 상대적으로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