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대란 후 제품수 66종→922종으로
불량 요소수 ‘박스갈이’로 판매...화물시장 교란
VDA나 교통환경연구소서 인증必 확인 필요
저품질 주입 시 기준 이상 황·나트륨 생성하고
이물질 고형화로 SCR 담체 막혀 차량 고장 유발
불법 요소수 판매자·소비자 모두 처벌 대상

불량 요소수 주입으로 인해 기준치 이상의 황과 나트륨 등이 발생, 고형화된 이물질이 끼어 고장난 SCR(선택적 환원촉매 장치) 담체 모습(우측, 좌측은 정상 담체 모습)
불량 요소수 주입으로 인해 기준치 이상의 황과 나트륨 등이 발생, 고형화된 이물질이 끼어 고장난 SCR(선택적 환원촉매 장치) 담체 모습(우측, 좌측은 정상 담체 모습)

지난해 말 정부와 요소수 관련 주요 업체들의 발 빠른 대응으로 이른바 ‘요소수 품귀 대란’ 사태는 약 3개월 만에 진정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현재 화물차 시장에서는 ‘요소수 대란’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요소수는 디젤 엔진의 ‘선택적 환원촉매 장치(SCR)’에 투입돼 질소산화물(NOx) 분해를 돕는 촉매제다.
요소수는 디젤 엔진의 ‘선택적 환원촉매 장치(SCR)’에 투입돼 질소산화물(NOx) 분해를 돕는 촉매제다.

요소수는 디젤 엔진의 ‘선택적 환원촉매 장치(SCR)’에 투입돼 질소산화물(NOx) 분해를 돕는 촉매제다. 대부분 SCR 시스템을 적용한 차량에만 해당된다. 현재 요소수가 필요한 디젤 화물차의 운행대수는 54만대 가량이다.

요소수 대란 당시, 요소수 가격이 10배 가까이 오르면서 화물차 시장에 불량·저품질의 수입산 요소수들이 대거 흘러들어왔다. 비록 지금 요소수 가격은 대란 이전에 비해 다소 오르기는 했어도, 안정화 된 상태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요소수 대란’을 틈타 요소수 생산 및 수입업체가 급증하고 불량·저품질 요소수 유통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 화물차 시장에 요소수 후유증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로 불량·저품질 요소수로 인해 고가의 디젤 차량에 심대한 타격과 함께 화물운송에 차질을 빚는 사례도 밝혀지고 있다. 화물차 운전자 스스로 요소수 선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상용차정보는 지난해 ‘요소수 대란’ 이후의 화물차 시장을 짚어봤다.

3개월 만 요소수 종류 14배 늘어나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요소수 품귀 현상이 발생하기 직전인 지난해 10월 말 국내에 등록된 요소수 제품은 총 66종이었지만, 금년 1월 말 기준으로 922종에 이르렀다. 3개월 만에 14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당시 요소수 공급 부족으로 인한 시장 가격의 상승으로 물량만 구할 수 있으면 높은 마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인식에 많은 수입 업체들이 앞 다퉈 해외 요소수를 수입하거나 요소를 들여와 제작한 데 따른 결과다. 이 과정에서 요소수의 품질 표준인 ‘애드블루(AdBlue®, 이하 AdBlue)’ 인증이 불확실하거나, 저품질의 요소수 유통이 급증했다는 것이 관련 업체의 설명이다.

요소수 대란을 틈타 요소수를 급히 수입했던 일부 업자들 중 요소수 문제가 안정화되면서 판로가 막히자, 본사(상용차정보)에까지 헐값 판매를 위탁한 경우도 있을 정도였다. 물론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요소수 구입은 밀봉 확인부터
요소수가 시장에 대거 유입되다 보니, 품질을 확신할 수 없는 요소수의 판매 경로가 일부 불분명한 상황이다.

특히, 이러한 저품질 요소수가 일부 주유소에 불법 반입되어 일명 ‘박스갈이’되고 있다는 의혹도 이미 작년 11월부터 상용차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져나간 상태다. 대용량을 주유해야 하는 화물차 운전자가 주유를 맡기고 잠시 쉬고 있는 사이, 인지도가 높은 요소수 박스에서 무명(無名)의 요소수가 담긴 통을 꺼내 주입한다는 것이다.

이들 업자들은 요소수를 주입한 뒤 해당 박스를 운전자가 가져가지 못하도록 한다는 제보도 나왔다. 일부 주유소 구석에는 쌓여 있는 빈 요소수 박스도 발견된 바 있다.

요소수 판매 업자로부터 10ℓ(리터) 유록스 요소수를 구입했다는 또 다른 제보자는 박스가 밀봉돼 있지 않은 채, 투명 테이프로만 포장돼 있어 주입하기에 매우 찝찝했다고 전했다. 제대로 밀봉된 제품은 테이프에 유록스 로고가 삽입되고 있다.

이에 한 요소수 업체 관계자는 “요소수 구입 시 박스의 밀봉 상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빈 박스를 회수해 다른 곳에서 처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스갈이 의심 제보사진, 익명) (왼쪽) 정품은 상단 투명 테이프에 유록스 로고가 삽입된다. (중간) 주유소 구석에 형태를 유지한 유록스 빈 박스가 적재돼 있다. (오른쪽) 유록스 박스가 개봉돼 있고, 요소수 통에는 다른 요소수가 주입되고 있다.
(박스갈이 의심 제보사진, 익명) (왼쪽) 정품은 상단 투명 테이프에 유록스 로고가 삽입된다. (중간) 주유소 구석에 형태를 유지한 유록스 빈 박스가 적재돼 있다. (오른쪽) 유록스 박스가 개봉돼 있고, 요소수 통에는 다른 요소수가 주입되고 있다.

저품질 요소수, 운전자 스스로 확인해야
수많은 요소수가 유입되다 보니, 국내에서 AdBlue 라이센스를 취득했다가 갱신하지 못한 업체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요소수 품귀 현상이 어느 정도 진정된 시점인 지난해 말 경에는 창고형 초대형 마트에 풀리기 시작한 요소수 일부가 갱신되지 않은 AdBlue 인증 마크를 내건 채 고스란히 시중에 유통된 사실도 포착됐다.

(미인증 제품 전시 제보사진, 익명) 창고형 마트에 버젓이 전시된 AdBlue 인증 불법 표기 제품 사례
(미인증 제품 전시 제보사진, 익명) 창고형 마트에 버젓이 전시된 AdBlue 인증 불법 표기 제품 사례

업체 관계자는 “생소한 요소수를 구입할 수밖에 없는 경우, AdBlue 인증 마크가 있더라도 촉매제(요소수) 적합 제품인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며, “촉매제 적합 제품 확인은 AdBlue 인증을 실시하고 있는 독일자동차공업협회(VDA)의 홈페이지나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로고 클릭 시 해당 홈페이지로 이동 후 하단 'AdBlue-Licensees' PDF 다운로드 후 확인
※ 로고 클릭 시 해당 홈페이지로 이동 후 하단 'AdBlue-Licensees' PDF 다운로드 후 확인

 

※ 로고 클릭 시 해당 홈페이지로 이동 후 
※ 로고 클릭 시 해당 홈페이지로 이동 후 최근 '자동차 촉매제 적합제품 현황' 파일 확인

 

SCR 시스템 고장 원인, 요소수? SCR?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대형트럭의 ‘SCR 시스템’의 고장 사례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정황상 저품질 혹은 자가 혼합 등 부적합 요소수의 주입 탓으로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상용차정보가 실시한 요소수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저품질로 판단되는 요소수 사용으로 인하여 차량의 경미한 고장(경고등 점등 포함) 이상의 문제를 겪은 응답자는 총 98명 중 29명(29.5%)에 달했다. 이 중 6명은 SCR 시스템을 클리닝하거나 통째로 교체해야 했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를 겪었다고 응답했다.

울산에서 수입산 덤프트럭을 몰고 있다는 한 응답자는 “요소수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은 탓에 AdBlue 인증 마크를 내건 최저가 요소수를 주입했었는데, 곧바로 요소수 경고등이 점등됐다.”며, “서비스센터에서는 요소수 문제인지 SCR 시스템 자체 문제인지 판단을 해주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SCR 클리닝 서비스를 받은 이후 현재는 고품질 요소수만 주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산에서 국산 준대형 카고트럭을 몰고 있다는 또 다른 응답자는 “박스갈이 얘기를 많이 들어 주유소에 설치된 주입건으로만 요소수를 주입해왔는데, 경고등이 떠서 서비스센터에 차량을 입고시키니 요소수 탱크가 오염되었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확실한 건 아니지만 내가 판단했을 땐 요소수 자체보다는 해당 요소수 주입건이 문제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CR 클리닝 업체, “저품질 요소수 문제”
심각한 고장을 겪은 이들의 공통점은 고장의 원인이 요소수 문제인지 차량의 SCR 시스템 문제인지 공식 서비스센터에서조차 확답을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천안과 청주 지역에서 SCR 클리닝을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있는 DPF서비스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들어 큰 폭으로 늘어난 SCR 시스템의 주된 고장 원인은 요소수 대란 당시 시장에 만연했던 저품질 요소수 문제라고 단언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차량 제조사마다 약간씩 상이하겠지만 일반적으로 차량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의 온도가 250도를 넘어가게 되면 요소수가 분사된다. 요소수와 배기가스가 만나면 증류수가 증발되고 암모니아 가스만 SCR 시스템으로 흘러들어가게 되는데, 이 때 질소산화물(NOx)이 질소와 물로 분해된다.

하지만 잘못된 정보로 스스로 혼합한 요소수나 유통되고 있는 저품질 요소수를 차량에 주입하게 되면, 암모니아 가스 외에 기준치 이상의 황과 나트륨 등이 발생하게 되고, 이것이 고형화되면서 SCR 담체를 그대로 막아버린다는 것.

그는 “문제는 고형화된 이들 물질들이 뜨거운 배기가스에 증발이 안 될뿐더러, 뜨거운 물을 부어도 녹지 않는다.”며, “이 불순물들이 담체에 쌓이게 되면 뜨거운 배기가스가 나가지 못해 차량 자체에 회복할 수 없는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단 SCR 시스템이 운전자 과실로 고장 나게 되면, 전체 교체 시에는 최대 3,000만 원의 비용(제조사별 상이)이, 고장 난 부분만 교체하거나 클리닝 진행시에는 약 300~600만 원 정도 소요(클리닝 업체별 상이)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잘못된 요소수 사용으로 인한 내부 SCR 촉매 막힘, (중간) 교환된 신품 SCR 담체, (오른쪽) 내부 막힘으로 인한 고열 발생으로 배기파이프 주름관 늘어남
(왼쪽)잘못된 요소수 사용으로 인한 내부 SCR 촉매 막힘, (중간) 교환된 신품 SCR 담체, (오른쪽) 내부 막힘으로 인한 고열 발생으로 배기파이프 주름관 늘어남

불법 요소수, 판매자·소비자 모두 처벌
업계는 요소수 적합 기준을 마련한 만큼, 화물차 고장에 따른 막대한 소비자 피해와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출처가 불분명하고 인증되지 않거나 잘못된 정보로 불법 혼합된 불량 요소수 단속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대기환경보전법 제89조부터 제94조에 따라, 자동차연료 및 첨가제 또는 촉매제를 제조기준에 맞지 않게 제조하거나 공급하면, 최대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을 과징하게 돼 있다.

실제로 경기도 모처의 한 주유소는 검증되지 않은 요소수 주입으로 인해 총 6건의 차량 고장을 발생시켜 고소를 당했다는 제보도 나왔다.

소비자 역시 처벌된다. 부적합 촉매제(요소수)임을 알면서, 이를 사용한 경우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납부해야 한다.

이에 한 요소수 업체 관계자는 “정부의 단속 강화를 촉구한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도 정품 촉매제(요소수)인지 확인 뒤 구입하고, 밀봉된 박스인지 확인하는 등 철저한 요소수 주입 방침을 따라 달라.”고 권고했다.

저품질 요소수 주입 차주 30%, “경미한 문제 이상 발생 경험했다”

지난해 하반기 시장에 충격을 주었던 요소수 품귀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한 무분별한 요소수 및 요소 수입으로 인하여 국내에는 현재 922종(2022년 1월 31일 기준)의 등록 요소수와 집계되지 않는 미등록 요소수가 혼재돼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상용차정보는 요소수 부족 사태 4개월 만에 국내 상용차 운전자의 요소수 사용 실태와 저품질 요소수 사용 시 차량의 크고 작은 고장 빈도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1월 말부터 운전자 9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10명 중 3명이 요소수의 인증 현황을 확인하지 않았으며, 10명 중 5명 이상이 저품질 요소수 사용 시 품질 차이를 체감한다고 밝혔다. 특히, 요소수 부족 사태 당시 불량 요소수 사용으로 인한 차량 고장 사례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AdBlue’ 인증 마크 확인?
28.6%, ‘재구매라’․‘귀찮아서’ NO

가장 먼저 ‘요소수 선택 기준’에 대한 물음에서는 전체 응답자 중 34.7%(34명)가 ‘가격’을, 33.7%(33명)는 ‘품질’을 각각 최우선순위로 두었다. 그 뒤를 이어 ‘브랜드’와 ‘구매편의성’을 각각 17.3%(17명), 8.2%(8명)가 선택 기준으로 꼽았다.

특히 최근 저가 요소수 선택지가 매우 넓어진 운전자들을 중심으로 불량 요소수 사용 시 장치 이상도 유발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품질에 대한 경각심이 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요소수마다 품질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 중 54.1%(53명)가 체감한다고 답변했다.

“국제표준기구 ISO나 환경부 인증을 받은 요소수를 확인한 뒤 제품을 구매하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 98명 중 28.6%(28명)가 확인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확인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시장 점유율이 높은 요소수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재구매시 따로 확인하지 않는다’는 답변과, ‘차량 유지보수에 민감하지 않아 추천해주는 것으로 넣는다’는 답변으로 양분됐다.

저품질 요소수 주입에 6%, “SCR 시스템 완전 고장났다”
“인증 받지 않았거나 불량 요소수로 판단되는 요소수 사용으로 차량 고장 사례가 있었는가”에 대한 물음에는 29.6%(29명)가 차량에 경고등 점등, 요소수 노즐 막힘, 녹스센서 고장 등 경미한 고장 문제를 겪었다고 밝혔다.

특히, 6.1%(6명)는 차량을 운행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해 서비스센터에 입고시켰거나, SCR 시스템 클리닝 서비스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이 중 전화 설문에 응한 한 수입산 대형카고 차주는 “이틀에 한번 꼴로 요소수를 넣어야 하는데, 요소수 사태 당시 쿠팡에서 10리터에 6만원이나 주고 요소수를 구입해 주입했더니, 일주일 만에 요소수 경고등에 불이 들어왔다.”라며, “점점 차량에 힘이 달리고, DPF 재생 경고등에 재차 불이 들어와 센터에 가보니 SCR 시스템을 통째로 교체해야 한다고 해 차라리 일을 쉴 걸하고 엄청 후회했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상용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Tags #요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