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상용차 시장① 한국 시장 비중은
OICA 2020년 기준, 트럭·버스 판매량 29만대
인구수 대비 판매 비중 유럽 국가와 엇비슷
배출규제서 亞 국가 중 유일하게 유럽과 동일
유럽 브랜드들 한국 진출 후 亞 진출 교두보로

세계자동차산업연합회(OICA)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상용차 판매량은 약 2,400만 대를 기록했다. 이 중 우리나라는 약 28만 7,693대의 상용차를 판매했다. 전세계 상용차(트럭·버스) 판매량과 비교하면 비중은 1.2%다. 2014년 이후 한국의 한해 평균 신규 상용차 판매량은 28만~30만 대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를 대수 상으로 본다면 세계에서 12번째의 규모다. 아시아권에서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세계 상용차 시장 ①한국 상용차 시장 위상과 ②대륙별 인기 브랜드라는 주제로 두 차례에 걸쳐 다뤄본다.
동북아 3국…세계 상용차 판매량의 1/4 담당
OICA가 2020년 대륙별 상용차 판매 비중을 조사한 결과, 북아메리카는 52.1%, 아시아(오세아니아 포함)는 33.3%, 유럽은 10.4%, 남아메리카는 3.2%, 아프리카는 1.0%로 집계됐다.
주요 국가 및 지역별로 살펴보면, 미국 45.3%(순위 1위), 캐나다 5.0%(3위), 멕시코 1.8%(6위)로 북미 지역의 경우 상용차의 판매량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 시장에서 트럭 판매량이 높은 이유는 화물 겸용의 픽업트럭 판매량이 많기 때문인데, 픽업트럭은 북미의 거친 도로환경, 값싼 유류비 등이 맞물려 북미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또한 중대형트럭 분야에선 피터빌트, 인터내셔널, 맥트럭 등 자국 브랜드와 다임러트럭, 볼보트럭 등 유럽 브랜드를 포함해 토요타, 비야디 등 일본, 중국 브랜드도 진출한 상태다.
아시아에서는 중국 21.1%(2위), 일본 3.2%(4위), 인도 2.1%(5위), 태국 1.8%(7위), 한국 1.2%(12위) 등 5개국이 가장 큰 규모의 상용차 시장을 자랑한다.
특히, 동북아시아 3국의 상용차 판매량은 전세계 상용차 신규 등록대수의 25%를 차지할 만큼 크다. 이들 국가 모두 자국 브랜드를 가지고 있으며, 중국의 경우 한 해 상용차 판매량이 360만 대, 일본은 80만 대, 한국은 29만 대 이상 된다.
유럽을 대표하는 EU 28개국의 신규 등록대수 비중은 전체 신규 등록대수의 약 10%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그 중 프랑스 1.8%(6위), 독일1.4%(10위), 영국 1.4%(11위) 순으로 집계됐다.
유럽은 세계 유수의 상용차 브랜드를 가진 만큼, 전 세계 시장을 무대로 상용차를 판매하고 있으나, 자국 내 수요는 동북아시아와 및 북미와 비교해 규모 측면에서는 다소 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 남미에선 브라질이 1.8%(9위), 오세아니아에선 호주가 1.0%(13위), 아프리카에선 남아프리카공화국이 0.5%(19위)의 비중을 기록했으며, 각 대륙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유럽 브랜드 진출이 용이한 한국 시장
앞서 분석한 바와 같이 전 세계 상용차 시장을 놓고 보자면, 한국 시장은 규모 측면에서 다소 작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유럽 완성차업체에서 한국을 아시아 시장의 등용문으로 평가할 만큼, 매혹적인 시장을 갖추고 있다.
중국과 일본 모두 월등한 판매 시장을 갖고 있지만, 대부분 자국 브랜드 위주다. 하지만 한국은 트랙터·덤프트럭 등 높은 차급에서 유럽 브랜드를 선호하는 고객이 많다. 즉, 제품력만 받쳐 준다면, 차주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이다.
환경 규제에서도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유럽과 동일한 규정을 채택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 유럽 현지에서 적용하고 있는 최고 단계의 배출가스 규제인 ‘유로6D’를 적용하고 있다. 유럽 브랜드 입장에선 아시아에 진출하려면 중국의 ‘國6’, 일본의 ‘PPNLT’ 등 별도로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이 같은 이유로 유럽 최신예 모델이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먼저 수입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울러 한국 상용차 시장은 인구수 대비 판매 비중이 높아 수요 또한 보장된다. 실제로 대한민국 인구수 약 5,100만 명에 연간 국내 상용차 판매량을 비교해 보면 약 0.6%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일본(0.6%), 프랑스(0.7%), 영국(0.5%)과 비슷한 수준이며, 다른 유럽 상용차 선진국인 독일(0.4%), 이탈리아(0.3%), 스페인(0.4%)보다도 큰 규모다.
마지막으로 개인차주 위주로 상용차를 구매한다는 점도 한국 시장의 매력 포인트다. 운수·운송업체에서 대량으로 상용차를 구매하는 유럽과 달리 화물차주 개인이 자유롭게 상용차를 구매할 수 있다. 개인 성향마다 가성비를 우선시하는 차주가 있는가 하면 연비, 내구성, 운전 편의성 등을 우선시하는 차주도 있어 브랜드의 제품력을 검증하기에 최적이다.
이 같은 이유로 국내에 진출한 유럽 상용차 브랜드는 매년 최신 모델을 국내에 들여오기 위해 힘쓰고 있으며 브랜드별로 점유율 확보를 위해 한국 시장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