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재를 다니다 보면 너무 오른 기름값으로 인해 힘들다는 화물차주들의 말을 자주 듣습니다. 아예 처음부터 혀를 내두르는 차주들도 많았습니다. 요즘 같아서는 기름값 무서워 운행을 못 할 지경이라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08년 석유파동 당시의 수준만큼 기름값이 치솟았기 때문입니다.

연일 보도되는 기사들을 봐도 국제원유의 가격이 오르고, 국내 정유사들의 출고가가 오르고, 주유소 기름가격도 오른다는 소식만 들려옵니다. 그나마 다행이라 여길 수 있는 건 걷잡을 수 없이 오르던 유가의 상승세가 약간 주춤했다는 소식 정도일까요?

운행해 봤자 적자를 면치 못한다던가, 생계까지 위협받고 있다던가, 식구들 볼 면목이 없다던가 하는 화물차주들의 하소연은 이제 단순히 몇몇 사람들의 한탄 수준으로 여길 단계를 넘어선지 오래입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이목이 이같은 화물차업계의 하소연에 그다지 귀를 기울이는 것 같지 않습니다. 아니 상용차 업계 전체에 대해 그리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 어려운 불경기에 자신과 관련이 없는 업계의 사정을 헤아려 달라는 것 자체가 무리한 요구일 테지만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화물차나 경유, 부품업계 같은 상용차 시장 모두를 소외 시키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앞섭니다.

CNG하이브리드나 디젤하이브리드 버스가 시험운행 중임에도 이슈화가 되지 않고, 국내 대기 환경 정화를 위해 배기가스 배출기준을 강화한다는 소식 정도에나 간간히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보면 상용차 업계에 대한 관심에 아쉬움이 더합니다.

최근 서울 모터쇼 준비위원회가 마련한 기자 간담회에 다녀왔습니다. 세계 5대 모터쇼를 지향하는 서울 모터쇼이기도 하고 상용차 관련 업체도 상당수 참여한다기에 많은 기대를 안고 참석했습니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상용차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저조했습니다. 신기술이나 새로운 디자인이 접목된 신차에 대한 반응은 승용차에 쏠려 있었고 상용차에 대한 관심은 거의 없다 시피 했습니다.

해외 상용차 브랜드는 찾아 볼 수도 없고 국내 신형 상용차에 대한 언급은 찾아보기조차 힘들었습니다. 국가 산업의 동맥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상용차가 이런 대우를 받는 이유를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묵묵히 자신의 길을 조용히 걸어왔으니 당연한 것일까요? 사람들의 관심이 없어서라는 이유로 치부해도 되는 걸까요? 아니면 상용차 시장 전반이어렵기 때문일까요?

상용차 발전을 위한 산업단지 조성계획이나 해외 수출계획이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희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미국, EU를 이어 페루와도 자유무역협정이 타결돼 상용차 산업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도 되고 있습니다. 2년 넘게 끌어오던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도 최근 본회의 상정이 결정돼 조만간 화물운수 업계의 재정비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악재가 가득했던 지난 몇 달간의 어두운 터널을 조금씩 벗어나는 느낌인데요. 이를 더욱 가속화시키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킬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단순히 우리만의 리그로 끝나서는 의미가 없듯이 상용차 업계가 힘을 모아 사회 전체가 주목하는 산업분야로 인지도가 높아지길 기대해 봅니다. 그래야 산업의 발전도, 국가의 경제도, 업계의 위상도, 종사자들의 주머니 사정도 좋아질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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