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는 장거리에서, ‘러그’는 비포장도로에서
타이어는 또 다른 ‘기어’…형태 따라 용도 달라

국내 타이어 업계에서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산 및 수입 타이어 업체는 대표적으로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미쉐린타이어, 브리지스톤 등 4개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경쟁적으로 다양한 주력 제품군을 내놓고 있기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은 반면, 선택의 어려움도 동시에 주고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제품 규격과 각 ‘트레드(Tread)’의 고유 성질을 이해한다면 선택이 조금은 용이해지지 않을까?

조금 과장하면 지구를 뒤로 밀며 앞으로 나가도록 설계된 자동차는 마찰력과 관련된 기술이 집약된 그야말로 현대 과학의 결정체다. 특히 수많은 형태의 마찰 중 가장 다루기 어려운 부분이 바로 차량이 외부와 접하는 부분, 즉 접지면이다. 타이어의 진가는 여기에서 발휘된다.

한국교통연구원이 분석한 화물차운송시장동향(2014. 2/4분기, 총 3,303명 화물차주 응답)에 따르면, 일반화물차주의 하루 평균 운행시간이 약 8.5시간으로 나타났다. 하루 중 1/3에 해당하는 시간 동안 바퀴가 굴러간다는 소리다. 계획적인 설계와 기술력으로 어느 정도 제어가 가능한 차량 내부적인 부분을 차치하고서라도, 예측할 수 없는 도로 환경에서 상용차주들은 다양한 안전 문제에 노출된 것이 현실이다.

단순하지 않은 타이어의 의미
차량 자체만 놓고 봤을 때, 차량 외부와 유일하게 접촉하는 부분이 바로 타이어다. 안전에 관해 일차적으로 책임이 있는 부품이기 때문에, 타이어는 다른 부품과 다르게 담당하고 있는 역할도 가장 많다. 

기본적으로 타이어는 차량의 중량 및 하중을 지지한다. 대형 상용차의 경우, 국내 도로운행 조건상 최대 40톤에 육박하는 중량을 수명이 다할 때까지 지지해야 하니, 어찌 보면 참 ‘불쌍한 부품’이기도 하다.

게다가 엔진과 브레이크가 전하는 구동력과 제동력을 효과적으로 노면에 전달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띄고 있다. 트레드라고 불리는 타이어 표면 홈과 노면 사이에 생기는 마찰력에 의해 차량이 주행 또는 정지가 가능한 것이다. 이외에도 타이어는 노면의 요철로부터 받는 충격을 완화하는 역할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노면 간에 생기는 마찰력으로 자동차의 방향까지 전환하는 핵심 요소다. 다시 말해 운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 문제를 타이어가 책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신은 딱 맞는 옷을 입고 있습니까?
옷을 살 때도 정확한 치수를 알아야 몸에 딱 맞는 옷을 구입할 수 있는 것처럼, 타이어를 고를 때도 자기 차량에 맞는 정확한 타이어 사이즈를 알아야 한다. 타이어 측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여러 가지 정보가 담겨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타이어를 잘 모른다고 하더라도, ‘245/70R19.5’와 같은 정체 모를 코드 번호를 한 번쯤은 접해 봤을 것이다. 먼저 위의 코드 예에서 가장 앞쪽에 쓰여 있는 ‘245’ 부분은 타이어의 ‘단면폭’에 대한 규격이다. 단면폭이 245mm라는 의미다. 보통 타이어의 단면폭은 넓을수록 접지력이 올라가기 때문에 구동력과 제동력이 좋아지지만, 그만큼 지면과 마찰을 이루는 접지면이 넓어져 연비가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연비를 중요시하는 차량의 타이어 단면폭은 비교적 좁고, 고성능을 추구하는 자동차의 타이어 단면폭은 광폭으로 되어 있다.

두 번째 ‘70’ 부분은 ‘편평비’다. 편평비란 타이어의 단면 폭에 대한 높이의 비율을 말한다. 쉽게 말해 옆에서 봤을 때 보이는 타이어의 측면부 높이다. 같은 단면폭을 가진 타이어의 경우, 편평비가 큰 타이어는 그만큼 완충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타이어 부분이 늘어나기 때문에 승차감이 우수하다. 그러나 타이어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기 힘들어져 코너링 같은 타이어의 성능을 극한으로 올려야 하는 상황에서는 성능이 떨어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R 다음의 ‘19.5’는 타이어에 맞는 휠의 크기를 의미한다. ‘타이어도 기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휠의 크기는 최종 회전 비율에 영향을 주는데, 휠 인치 수가 커지게 되면 회전 저항이 커지게 되므로, 힘에서는 손해를 보지만, 속도에서는 이득을 보게 된다.

단순한 무늬인가? 트레드의 마술
차량의 주요 목적에 따라 운전자는 다양한 운행 조건에 처하게 된다. 타이어의 사이즈 이외에도 표면의 문양에 따라 성능을 달리하는데, 이 표면의 문양을 ‘트레드’라고 일컫는다. 트레드는 ▲ 타이어의 잔여 수명을 보여주는 ‘마모한계선’ ▲ 견인력, 제동력과 관련이 있는 ‘블록’ ▲ 배수와 관련이 있는 ‘그루브’ ▲ 빗길과 눈길에 영향을 미치는 ‘사이프’로 구성되는데, 이를 기초로 패턴을 달리한다. 기본적으로 상용차에 주로 많이 쓰이는 문양은 ‘리브패턴’과 ‘러그패턴’, 그리고 복합 패턴인 ‘리브러그패턴’ 등이 있다.

 

우선 가장 기본적인 문양인 리브패턴은 타이어가 굴러가는 방향과 일치하게 길게 새겨져 있는 무늬를 말한다. 그루브 부분이 거의 일직선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회전 저항이 상대적으로 적고 좌우로 잘 미끄러지지 않아 안정적인 운행이 가능하다. 특히 발열이 낮고 안전성과 조종성이 좋은 균형 잡힌 트레드로 포장도로를 주행하는 장거리용 대형 트럭이나 버스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다.

두 번째는 타이어가 굴러가는 방향에 직각으로 새겨진 무늬인 러그패턴이 있다. 트레드의 홈이 리브패턴보다 거친 이 트레드는 특히 포장되지 않은 도로에서 구동력과 제동력, 견인력이 좋은 것이 특징이다. 진동과 소음이 발생하는 탓에 비포장도로용 덤프트럭이나 산업용 차량에 주로 사용된다.

또 다른 일반적인 패턴인 리브러그패턴은 타이어 숄더에는 러그패턴을, 중앙부에는 리브형 패턴을 넣어 두 패턴의 장점을 결합한 트레드다. 조종성과 안전성을 잡는 것은 물론이고 포장 및 비포장도로를 동시에 주행할 수 있어 가장 흔한 타이어 트레드다. 하지만 끝 부분과 홈 부분에 마모와 균열이 상대적으로 발생하기 쉽고, 제동력과 구동력이 러그패턴보다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안전 부분에 있어 위급한 순간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소모품인 타이어. 항상 점검과 시기적절한 교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무거나’는 이제 통하지 않는 타이어 세계. 지금 당장 내 타이어의 규격과 트레드를 파악해보는 것은 어떨까? 아직도 타이어가 단순한 고무 덩어리로 보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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