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상사 선택시는 ‘하자보증보험’ 가입여부 확인해야
핵심 키워드는 ‘주행거리’… 중고가격에 절대적인 영향
업체와 차량이 맘에 들어도 눈으로 분해해 볼 필요도

▲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중고 화물차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벌써 20년째 골재 운송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충북 영동군의 개인사업자 O씨. 그에겐 15년도 더 된 덤프트럭이 애물단지다. 차량을 교체하고 싶지만, 수입이 불규칙한 그에게는 연일 공개되는 외관이 그럴싸한 신차 공개 소식도 먼 나라 뉴스다. 그렇다고 생면부지의 사람이 험하게 몰았을지도 모를 중고 차량을 대뜸 구입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는 요즘 중고 화물차 매매 사이트와 매매 단지를 돌며 ‘괜찮은 매물’을 찾고 있다. 중고차를 구매함에 있어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장점 중 단연 첫 번째로 꼽히는 것은 경제적인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성능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하는 데 기분 좋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주행거리와 계절적 요인에 더불어 시세와 차주의 안전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고장과 사고 여부. 이번 시간에는 상용 차량을 고를 때 확인해야 할 몇 가지 사항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운전자의 안전과 소득에 직결되는 차량을 고르는 작업은 누구에게나 가장 즐거우면서도 고민스러운 작업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상용차의 용도 특성과 본인이 담당할 업무를 고려하지 않은 채 멋진 외관과 브랜드에만 치우쳐 자신의 재산을 투자한다면 머지않아 헐값에 중고차 매매 단지에 다시 서 있는 차량을 보며 후회하는 신세가 될 것이다. 잘만 선택한다면 신차 못지않은 차량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성능까지 ‘저렴’해질 수 있는 양날의 검, 중고화물차. 그렇다면 무엇을 꼼꼼히 살펴봐야 하는가.

업체와 사람 보고 중고차 고른다
차량보다 먼저 살펴봐야 하는 것은 거래를 진행할 상대방이다. 현재 주요 포털사이트만 확인하더라도 우후죽순으로 생겼다 사라진 매매 업체들의 닿지 않는 연락처가 고스란히 남아 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한, 온라인 허위매물로 인한 피해사례가 늘고 있어, 매매 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매물도 많이 보유하고 믿을 수 있는 매매 상사를 선택했다면, 거래를 할 때는 반드시 ‘하자보증보험’에 업체가 가입해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업자 등록번호’, ‘상호’ 등이 올바르게 기재돼 있는 ‘관인계약서’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것만 확인해도 문제가 발생했을 때 법적인 보호를 받기 수월해져 범죄나 사고에 연루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행거리가 차량 선택의 첫 번째 키워드
중고 상용차시장에선 주행거리와 연식이 차 값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30만km는 타봐야 이 차가 트럭인지 알 수 있다”라는 우스갯소리는 하루 종일 도로를 달리는 상용 차량의 특징을 여실히 드러낸다. 정비 센터를 방문하면 100만km 이상 탄 차량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을 정도니 말이다.

킬로수가 과도하게 높은 경우는 회사에 소속된 차량이었거나, 운송된 화물의 종류가 전국으로 배정되는 경우다. 이 경우 개인이 소유했던 차량보다 연식에 비해 주행거리는 높을 수 있지만, 체계적인 관리로 차후 수리를 위한 유지비 관점에서 유리할 수 있다.

차량을 가차 없이 분해해라. 단, 눈으로
믿을 수 있는 업체와 맘에 드는 차량을 골랐다면, 이제 차량을 눈으로 분해해볼 차례다. “중고 상용차를 잘 샀다”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으레 발생하는 경정비 수리 비용을 최소한으로 만들 수 있는 경우를 생각하면 된다. 정비 업체에 입고해 리프트에 올려놓고 하나부터 열까지 점검을 하면 제일 좋다. 하지만 화물차는 매매상 딜러들의 말과 본인이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 상태를 파악할 수밖에 없으므로 사전 점검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차량을 점검하는 게 조금이나마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사람도 첫인상이 호감의 90% 이상을 차지한다는 말이 있듯이, 차량 역시 외관이 차량 선택에 제일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일 것이다.

가장 먼저 외관에서 쉽게 살필 수 있는 새롭게 칠하거나 용접한 부분이 있는지, 판넬의 굴곡 여부와 사이 간격이 일정한지, 문짝과 적재함, 보닛 등 교환흔적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가능한 한 태양빛 반대방향에서 살피는 것이 요령이다. 그다음 연결 나사못의 수리흔적과 고무 패킹 유무 등 차량의 고장 및 수리 여부를 직접 확인하고 이력과 대조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만에 하나 사고 여부를 속는 일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엔진의 경우 팬벨트가 느슨한지, 시동을 걸었을 때 엔진 소음과 진동 정도가 어떤지 파악하고, 바퀴 안쪽 부분인 휠 하우스의 사고 여부를 확인한다. 또한, 엔진룸에 기름이 많이 묻어있으면, 오일 누수를 의심해야 한다.

차량 실내의 경우 문짝과 유리창의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제대로 여닫히는지, 잡음 없이 부드러운지 등을 살피고 유리창을 직접 작동시켜본다. 사고가 났거나 고장 난 차량은 늦게 올라가거나 ‘딱딱’ 소리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타이어의 마모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에어컨도 작동시켜 봐야 한다. 냉매가 부족할 경우는 보충하면 되지만 콤프레셔나 밸브, 센서, 호스 등이 불량이면 수리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꼭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차량 용도에 맞는 점검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짐을 많이 싣는 화물차는 적재함과 하체를, 이 밖의 특장차는 개별 점검을 중심으로 살펴봐야 하며, 전문가를 대동한다면 금상첨화다.

이렇게 일목요연하게 차량을 점검한다면, 최소한 현재 차량 상태에서 당장 소모품 교체를 필요로 하는 부분이 어디이며, 언제쯤 어떤 부분이 정비가 필요한지 진단이 가능해진다. 물론 차량 상태가 아무리 멀쩡해 보여도, 전혀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잔고장이 돌발변수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충분히 대비하고 차량을 구입한다면 큰 낭패는 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어느 중고 화물차 매매사이트에 올려진 중고 시세 현황. 직접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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