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상용차인의 대축제인 제 63회‘하노버 상용차 박람회’가 8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격년제로 개최되며 긴 역사와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이번 하노버 상용차박람회의 화제는 최근 트렌드인 친환경을 메인 테마로 하이브리드, 전기차에서부터 미래지향적인 신기술까지 대거 선보여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고 풍성했다는 평이다.

43개국에서 1,751개의 업체가 참여해 무려 신차종을 272종이나 전시한 이번 하노버 상용차박람회가 갖고 있는 중요성이나 의미는 그래서 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국내 상용차 업계는 한국타이어를 제외하고는 전무한 상황이어서 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일부 매체에서는 우리의 경쟁력이 너무 뒤쳐진 것이 아니냐는 비꼬거나, 비판적인 기사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10월을 기점으로 유로-5 시장을 열어가고 있지만 유럽은 이미 유로-5를 넘어 유로-6 시장으로 이미 들어서고 있다.

또한 국내 상용차 업계의 한 관계자의 말마따나 현재 국내 상용차가 유럽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현실론을 그냥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무작정 비판하고 꼬집는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는가? 중요한 것은 매번 박람회를 통해 오픈되는 신기술을 제대로 받아들이고 우리 것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고작 한국타이어만이 하노버에서 한국의 이름을 알린 것이 아니라 유럽의 막강한 상용차 전장 중 치열한 타이어 전투에서 한국타이어만의 기술력과 틈새 전략으로 돌진하고 있다고 보도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국내 상용차 업계 역시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유럽시장에 진출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유럽시장과는 확연하게 수준차이가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현실론을 받아들이되 패배론은 절대 지양해야 할 것이다. 유럽의 신기술을 벤치마킹하되 카피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다. 유럽의 상용차 시장은 제품의 성능에 따른 브랜드 충성도가 상당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 치열한 부품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다면 한국의 완성차에 대한 인지도도 차츰 올라갈 것이다. 무조건 비교하고 따라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닌 것이다.

얼마 전 전라북도가 주력전략산업으로 야심차게 준비해 온‘수출전략형 미래그린 상용차부품 연구개발사업(FGCV)’이 대형국책사업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다. 지금까지 상용차용 변속기, 제어시스템 등 핵심부품을 90% 이상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내 상용차의 가격경쟁력이 악화되는 등 무역수지에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해왔다. 하지만 총 3,900억 원에 달하는 이번 FGCV 사업을 통해 2020년 이후에는 세계 상용차시장 점유율이 현재의 2%에서 5% 이상까지 확대가 가능하다고 하는 반가운 소식이다.

일방적인 비교는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의 정교한 기술력을 선보일 수 있는 부품산업처럼 우리만의 기술력을 적극 개발하고 지원한다면 세계시장에서 한국의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지는 것은 정말 시간 문제일 것이다. 지금은 결과론만을 갖고 왈가왈부할 때가 아니다. 뒤쳐지지만 않는다면 앞서가는 것은 일도 아니다.
국내 상용차업계여~ 뒤쳐지지만 말아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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