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시장 - 상용차부품 전문화로 기존 점유율 유지한다
신흥시장 - 고품질을 확보하고 대형화로 시장을 선도한다

 

 출처 :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확실한 고객 니즈로 상용차 시장은 지역과 업체에 따라지향하는 전략이 확연하게 양분된다. 글로벌 상용차시장을 선도한 유럽, 미국 등지의 선진 상용차업체들이 인수 및 공용 부품 개발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면 중국의 신흥 상용차업체들은 무한대의 성장가치를 지닌 자국시장을 기반으로 한 저가 전략을 통해 판매량을 늘리면서 글로벌 선두업체로 새로이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상용차매거진 2월호 中)

  

발전 전략이 시장별로 확연한 가운데 업체별 판매량만 놓고 봤을 때 저가 전략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기존 유럽과 미국의 선두업체 판매량을 따돌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 이면을 살펴보면 중국 상용차업체의 대당 매출액이 유럽의 그것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은 것을 볼 수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각 지역의 대표업체인 다임러와 둥펑의 대당 매출액을 비교해봤을 때 다임러(9만 5,000달러)가 둥펑(2만 7,000달러)에 비해 약 3.5배나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제품의 질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품 고급화를 추진하려는 중국 업체들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2013년, 볼보와 둥펑 자동차가 공동 개발한 프리미엄 트럭을 중국 시장에 출시 한 데 이어 최근에는 볼보그룹이 둥펑 상용차를 일부 인수하기에 이른 것이다. 볼보와 둥펑 상용차 간의 상용차 합자사 설립은 둥펑의 핵심 부품 연구개발 능력 향상을 위한 조치임과 동시에 볼보그룹의 중국 시장 점유율 확대 의지를 강력하게 내비치는 움직임으로 분석되고 있다. 가격적인 측면에서 우위를 가지던 중국 상용차 업체들이 질적인 향상을 이룬다면 업계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 상용차 부품시장은 박힌 돌?
상용차 부품을 공급하는 부품업체들은 장기간 축적된 고유 기술로 전문화되어 큰 진입장벽을 만들었다. 몇몇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을 독과점 하고 있는 현실인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완성차업체들은 초기 투자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부품을 외주화 하는 경향이 짙다. 또한 상용차 부품의 특성 및 구조가 승용차 부품과는 크게 상이하여 기존 승용차 부품업체들의 진입마저 쉽지가 않다. 기술력이 강하게 요구되는 일부 부품 군에서는 높은 시장지배력을 토대로 사실상 독점을 이루고 있어 규모의 경제를 형성하기가 어렵다.

개별 부품들에 특화된 상용차 전문 부품업체들은 규모의 경제 확보 및 기술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인수 및 합작 등의 경영 활동을 보이거나 사업 확대 등으로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각 제품군의 선진 기술을 소수의 상용차 부품업체들이 선점한 가운데 중국 부품업체들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중국의 중공업기술 및 거대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웨이차이와 유차이 등이 상용차 전문 부품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과 유럽의 선진 시장과 중국과 같은 신흥시장으로 양분된 상용차 부품업체별 전략은 어떠한가.

  

■ 선진시장, 전문화와 다각화로 정체 극복
산업이 발달하여 시장에 일찍이 진입할 수 있었던 미국과 유럽 등지의 선진 부품업체들은 상용차 부품에 특화된 사업을 더욱 전문화하여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례로 스웨덴의 브레이크 전문 생산업체인 할덱스는 상용차 부품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2010년 승용 사업부를 보그워너에 매각했다.

해당 사업부는 아우디 콰트로에 사용되는 4륜 구동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어 시장가치가 매우 높았으나 할덱스는 상용차 브레이크에만 집중하기 위해 매각을 결정한 것이다. 이 매각 대금으로 할덱스는 글로벌 R&D 센터를 확충해 글로벌 플랫폼에 적용되는 기반기술을 통합 연구하며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더욱이 선진 부품업체들은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애프터서비스(A/S) 사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경기 변동에 특히 민감한 상용차 시장의 특성으로 인해 부품업체의 매출은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A/S 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교체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에 매출 안정성을 기대할 수 있으며, 확실한 서비스는 소비자로 하여금 제품에 대한 신뢰를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ZF, 크로르, 보쉬는 상용차 부품 A/S 토탈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합작사 올트럭스(AllTrucks)를 설립하여 독일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한 바 있다.

  

■ 신흥시장, 대형 상용차부품 그룹 형성
선진시장에 비해 기술과 경험이 부족한 중국 등지의 신흥 상용차 부품업체들은 인수·합병을 통해 빠르게 수직계열화를 형성 중이다. 이러한 수직계열화 형성의 추진 배경은 우선 핵심 부품기술 내제화에 있다. 중국 상용차업체들이 점차 선진업체 부품 사용을 확대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현지 부품업체의 협상력 약화 및 매출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둘째는 계열사 간 협력을 통한 제품 경쟁력 강화이다. 장기적으로 계열사 간 공급관계를 바탕으로 신기술 개발에 집중할 수 있고, 관련 부품들 간의 협력으로 모듈 부품 설계 공급이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월가절감을 이룰 수 있다. 계열화를 통해 부품업체는 유통마진과 거래비용을 최소화시킴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다.

웨이차이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중국 상용차 부품 그룹이다. 디젤엔진을 전문으로 생산하던 웨이차이는 2007년 중국 상용차그룹 토치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변속기, 액슬, 램프 등 40개가 넘는 상용차 부품업체와 완성차업체를 흡수하여 수직계열의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또한 선진기술 확보를 위해 유럽 등 선진업체 인수에도 적극적이었다.

2010년 프랑스 디젤엔진 생산업체 보뚜앙(Baudouin)을 인수했으며, 2012년에는 독일 유압부품 생산업체 린데(Linde Hydraulics)의 지분 70%를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웨이차이는 2001년 1억 달러였던 매출규모를 2013년 94억 달러까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글로벌 상용차시장 현황을 면밀히 살펴봤을 때 국내 상용차업체가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하면서 높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지역’, ‘제품’, ‘생산방식’에 대한 다각적인 전략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안정적인 기존시장과 발전하고 있는 신흥시장에서의 매출처 다변화를 통한 판매확대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에 더하여 중장기적으로는 미 진출 선진시장에서 글로벌 상용차업체들이 활용했던 인수 및 제휴를 통해 생산·판매거점을 확보해 진출하는 것을 고려해봐야 할 때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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