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마이티 점유율 `20년 95% → `24년 80%
수입산 소폭 증가세…이스즈·만트럭 틈새시장 공략
옵션 비용 불구 AMT포함 ‘오토’ 선택률 70% 돌파
영업용 수입산 38%, 차별화 충족에 국산보다 6%p↑


20년 넘게 준중형 카고트럭 시장을 독점해온 현대자동차 ‘마이티’ 중심의 시장 구조가 완전히 재편됐다. 2017년 이스즈 ‘엘프’의 국내 진출로 균열이 시작된 마이티의 독점 체제. 2020년 12월 타타대우모빌리티 ‘더쎈’ 출시와 함께 본격적인 경쟁 구도로 정착했다.
그럼에도 마이티는 현재 준준형 카고트럭 시장에서 80% 안팎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가 더쎈과 수입산 트럭의 더 이상의 공세를 적극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의 상용차 등록 데이터를 가공, 본지에 독점 제공하고 있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적재중량 2~5톤급의 준중형 카고 시장은 더쎈 출시 효과로 2021년 판매량(신차 신규등록 기준)이 1만 2,260대까지 급성장한 후 8,000~9,000대 수준에서 안정기에 접어든 모습이다.
옛 대우자동차의 ‘엘프’ 판매 중지와 기아 봉고 프론티어 단종 이후 근 30여 년간 이어진 마이티의 독주 시대는 끝났지만, 새로운 경쟁 구도 하에서 시장은 규모 측면에서나 제품력 측면에서나 오히려 활성화됐다는 평가다.
국산은 마이티-더쎈 경쟁구도로 고착화
더쎈의 등장은 단순한 경쟁모델 추가가 아닌 시장 구조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왔다. 2020년 준중형 시장에 본격 진출한 타타대우는 2021년 1,869대 판매로 시장점유율 15.2%까지 급상승하며 즉시 2위 자리를 차지했다. 186~206마력의 다이내믹 45 엔진과 업계 최초 8단 자동변속기를 무기로 내세운 더쎈은 170마력 6단 자동변속기의 마이티 대비 우위를 자랑했다.
더쎈의 8단 자동변속기는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2017년 이스즈 엘프가 자동변속기를 앞세워 26년 만에 한국 시장에 복귀한 이후 준중형 시장에도 자동변속기 바람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옵션 비용이 크게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준중형 카고의 자동변속기(AMT 포함) 선택 비율은 2020년 20.5%에서 2024년 70.5%로 5년 만에 3배 이상 급증했다.
위기감을 느낀 현대차도 부랴부랴 마이티에 자동변속기를 탑재했지만, 6단 자동변속기로는 더쎈의 8단 대비 아쉬움이 있었다. 도심 주행이 많은 준중형 시장 특성상 자동변속기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쎈 출시는 시장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다. 2021년 전체 시장은 전년 대비 37.4% 급증했다. 마이티 역시 8,436대에서 9,844대로 16.7% 늘어나며 더쎈과 함께 시장 확대의 수혜를 받았다. 경쟁 브랜드의 등장이 오히려 시장 관심도를 높이며 전체 파이를 키운 셈이다.
더쎈은 출시 이듬해인 2022년 제품력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이어지며 2,184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19.0%를 기록했다. 마이티도 8,679대로 여전히 압도적 1위를 유지하는 구도를 확고히 했다. 이후 시장은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2023년 8,752대, 2024년 8,352대로 조정 국면을 보이고 있다. 현재 마이티와 더쎈의 경쟁 구도가 굳어지면서 준중형 시장은 제품력 증진을 동반한 새로운 균형점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수입산도 차별화 전략으로 틈새시장 공략
국산 브랜드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수입산 브랜드들도 각자의 영역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 2017년 26년 만에 한국 시장에 복귀한 이스즈 엘프는 국내 준중형 카고 시장에 자동(화)변속기 도입의 선두주자로서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2020년 392대에서 2022년 503대로 증가했다가 최근 2년간 다소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연간 300대 내외의 안정적인 수요층을 확보했다.
만트럭의 ‘TGL’은 소량이지만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 왔다. 2020년 72대에서 2022년 140대로 94% 증가하며 5년간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 비록 2024년 63대로 감소했지만,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입지는 확고히 다졌다는 평가다.
반면 이베코 ‘데일리’는 2020년 21대에서 2024년 카고형 시장에서 잠시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이는 시장 철수라기보다는 데일리의 주력 모델인 밴형에 수요가 집중되면서 카고형 수요가 자연스럽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승합차 시장에서는 여전히 데일리 밴이 활발히 판매되고 있어 브랜드 자체의 위상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분석이다.

준중형 트럭 영업용 비중 32%…수입산이 6%p 높아
준중형 카고 시장에서 흥미로운 점은 국산과 수입산 브랜드 간 영업용과 자가용 시장에서의 선호도 차이다. 2024년 기준 국산 브랜드의 영업용 비중은 31.7%인 반면, 수입산은 38.1%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가격 경쟁력과 정비 접근성으로 자가용 시장에서 선택받은 국산 브랜드 대비 수입산은 주로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하면서 영업용 고객들의 차별화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장거리 운송이나 고부가가치 물류를 담당하는 영업용 고객들이 연비 효율성이나 운전 편의성을 중시하면서 수입산을 선택하는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전체 시장에서 영업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36.6%에서 2024년 32.0%로 감소했다. 이는 여전히 준중형 카고가 개인 사업자나 소규모 업체의 자가용 수요가 상대적으로 견고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