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형 중국산은 버리고 검증된 국산 부품 애용
“우리가 보증할 수 있는 우월한 내구성 자부심”
제2공장 준공 후 ‘자금난’ 코로나 시기가 ‘전화위복’
특허 출원 중인 신개발품 ‘에어시스템’ 출시 기대

이상열 (주)한국토미 대표이사가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상열 (주)한국토미 대표이사가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의 기술경쟁력은 국내 인증을 받은 우수한 정품 부품만을 이용하고 있다. 저가형 중국산 제품 사용을 지양하면서 우리의 수익률이 다른 기업들보다는 낮을 수 있겠지만, 우리가 보증할 수 있고, 내구성에 있어 우월하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처음에 차주들이 부담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안전성과 내구성으로 차량 유지관리비 지출면에서 절약됨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1988년 설립, 올해 창립 38주년을 맞이한 ㈜한국토미(대표이사 이상열)는 내연기관 화물차 및 특수목적용 자동차 제조업체로 국내에서 이미 검증된 기술력으로 특장업계의 거목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상열 대표는 지나온 38년의 시간을 되돌아보면서도 국내 시장의 한계점과 이를 돌파할 수 있는 방안 모색에 나서고 있다.

남의 것을 탐하지 않는 경영철학…혁신은 ‘프런티어 정신’
중소기업 백서에 따르면 10년 동안 유지되는 기업은 불과 10% 수준이다. 이중 수익을 내고 있는 기업은 3%로 20~40년도 이어가는 기업도 포함돼 있다. 다만 그만큼의 시간이 흐르면 3% 수준보다 줄어들 수도 있다. 

이상열 대표는 한국토미가 지난 38년을 끊임 없이 발전을 거듭할 수 있었던 주요 키워드로 ‘정도경영(正道經營)’을 가리킨다. 사업 다각화라는 명분을 앞세워 문어발식 경영을 지향하기 보다 특장 전문기업답게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38년이 됐다. 사람 수명으로 보면 100세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자부심을 느끼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오래된 회사, 두 번째 다수의 장기 근속자들, 끝으로 세 번째는 사업 다각화를 하지 않는 경영 철학이다.”

이 대표의 세 가지 자부심은 그야말로 기업인이라면 누구나 완성해 가고 싶은 키워드 조합이 아닐까 싶다. 오래된 회사인 만큼 사회에서 해야 될 어느 정도의 역할을 찾아볼 수 있는 사회적 책임을 가진다는 것과 안정된 직장을 믿고 자신의 기술을 맘껏 펼칠 수 있는 직원들, 그리고 그 안의 장인(Meister)들을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기업은 단단해질 수밖에 없다.

끝으로 이 대표가 말한 ‘사업 다각화’는 성공과 실패라는 갈림길에서 매우 중요한 선택을 요구받게 되는 ‘계륵(鷄肋)’과 같은 키워드이다. 이에 대해 이상열 대표는 국내의 인정받은 기술력으로 생산하는 부품만을 적용했고, 저가형 중국산 부품을 지양하면서 제품의 가치를 끌어올리는데 집중했다. 

“오직 한 가지 보조 차축 제품 개발을 위해 전문적으로 일을 해 왔다. ‘어떤 특장이 돈이 된다더라’라는 말에 현혹돼 타사의 제품들을 모방하고 그 영역을 침범하는 행위는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할 생각이 없다. 변화와 도전을 ‘혁신’이라 말하지만, 모방은 혁신이 될 수 없기에 우리는 한국토미만의 아이템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이 대표의 강하고 자신감 있는 어조는 지나온 38년의 길을 어떻게 걸어왔는지 명확하게 보여준다. 어쩌면 그가 말하는 혁신은 ‘프런티어 정신’이 아닌가 그 의미를 곱씹게 한다.

창의적 제품 개발이 ‘경쟁력’…수익의 40%를 R&D에 투입
이상열 대표는 끊임 없는 제품개발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선보여 왔다. 새로운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비용은 꾸준한 R&D(연구개발) 투자가 이뤄져야만 가능한 부분이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토미는 제품개발을 위해 수익의 40%를 R&D에 투자한다. 

웬만한 중견기업이 선택하고 집행하는 수준 이상이기에 이 대표의 결단은 놀랍기까지 하다. 더욱이 38년 동안 자체 수익만으로 연구개발을 했다는 점은 경이로울 지경이다. 그러나 이제는 자동차 산업이 급변화되는 만큼 특장분야도 그에 맞는 대응체제를 갖춰야 할 때이다. 때문에 자체 수익을 활용한 개발 자금에 더해서 정부 기술지원을 등에 업고 보다 과감한 도전을 선택키로 했다.  

“우리는 연구개발비로 수익의 40%를 투입하고 있다. 다른 기업들은 정부 보조금 유치에 힘을 기울인 반면 우리는 우리가 가진 자원으로 투자를 지속해 오고 있다. 이제는 정부 보조금 유치를 통해 기술개발을 더욱 확대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보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데 조금이나마 일조를 할 생각이다.”

한국토미의 제품 기술력은 이미 검증을 마쳤다. 기술력 향상에 집중한 결과 세계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한 현대자동차 OEM사로 오랫동안 함께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한국토미는 조만한 새로운 신개발품을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보조 차축이 오르고 내릴 때 공기압을 활용하게 된다. 그런데 환경이 극저온 상태가 되면 안에 있는 공기 속 수분이 결빙돼 작동이 안 되는 상황들이 발생된다. 그래서 겨울철이면 서비스센터로 들어가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에어시스템(Air System)’으로 일정 부문 전기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발생시켜 결빙이 안 되도록 하는 기술 특허를 출원한 상태이다. 

“준비된 자에 기회는 온다”…‘위험’은 ‘기회’를 만들기 위한 것
“나는 사업을 하면서 특별히 어려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항상 준비를 하면서 능동적으로 시장 대응을 했던 것 같다. 시장의 흐름을 읽고 앞으로 어떻게 변화될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면 미리 그 제품을 개발해 놓고 언제 적용을 시킬 것인지 체크한다”

이상열 대표는 ‘준비’라는 단어를 입버릇처럼 달고 산다. 어쩌면 경영자이기에 당연한 직업병(?)이 아닌가 싶다. 하나의 사례가 있다. 현대차 마이티 트럭은 과거에 오일 브레이크로 브레이킹을 구동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에어 브레이크로 바뀌었는데 한국토미는 공백 기간 없이 에어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이게 가능했던 것은 바로 ‘준비’라는 단어에서 찾을 수 있다. 

“위기(危機)의 ‘위’자는 위험을 알리고, ‘기’자는 기회를 말한다. 좋은 것과 안 좋은 것이 혼재된 글자로 위험은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 만들어진다. 위험이 왔을 때 기회를 만드는 해안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항상 제품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다.”

사실 이 대표도 항상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인간에게 누구나 변화되는 사이클이 있듯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2016년도에 한국토미는 1만평 규모로 전주 제2공장을 준공했다. 전체 200억 원이 투입됐는데 자금문제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무려 3년 동안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내실경영에 집중하며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을 무렵 2020년 코로나팬데믹이 찾아오면서 배달업 활황에 따른 물류운송까지 그야말로 특수를 누리게 되면서 특장업계도 연일 주문이 밀려들었다.

여기에 고소작업차의 잦은 사고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면서 산자부가 노후 고소차 교체를 위한 정책자금 5,000억 원을 투입하게 된다. 사회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는 아이러니한 현상이지만 제2공장 준공은 한국토미에게 새로운 기회적 요소로 작용한 것은 분명하다.

작년 매출 250억원…“그래도 새로운 돌파구 필요”
한국토미가 창업 이래 100억 매출을 달성하는 데 걸린 시간은 약 25년 정도 걸렸다고 한다. 그리고 지난해 매출은 약 250억 원이다. 올해 예상 매출도 250억 원 수준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상열 대표는 “다양한 제품을 계속 투입해서 매출을 계속 성장시켜야 하겠지만 국내 수요와 우리가 할 수 있는 한계는 꽉 찼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성장을 하는 데 있어 국내 수요가 한정돼 있다는 뜻”이라며 새로운 돌파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국토미 전주 2공장 모습.
한국토미 전주 제2공장 모습.

국내에 트럭이 1년에 20만 대 정도 판매되고 있다. 매년 30만 대 또는 40만 대씩 늘어나는 구조가 아니기에 국내수요가 현재처럼 세팅된 상태에서는 비약적인 발전 없이는 그 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문제를 짚은 것이다.

이 대표의 말처럼 어차피 국내 시장은 한정돼 있다. 그렇다면 단순히 원가가 낮은 저가형 중국산을 이용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게 맞는지 아니면 수익률이 낮아도 안전하고 검증된 부품을 사용해 신뢰를 얻는 게 맞는지 판단은 경영자들의 몫이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이상열 대표가 걷고 있는 ‘정도경영’의 방향성은 그 누구도 ‘틀렸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한국토미가 특장 업계에서 어느 자리에 위치해 있는지를 확인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진짜 프로는 실력으로, 또는 능력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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