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버스의 현장, 강서공영차고지를 가다
운수업체 관계자들 수소버스에 대한 평가
“완벽하지 않지만 운송수단 잠재력 충분”
“충전 인프라, 차량 품질 문제 등 해결해야”

“수소버스는 조용하고 편안해서 좋아요. 승객은 물론이고, 운전하는 기사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죠. 수소 공급이 원활하고 차량 품질이 개선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아요.”
대형 상용차용 수소충전소에서 만난 한 수소버스 운전기사는 시내용으로 수소버스는 많은 장점과 이점이 있으나 동시에 부족한 수소충전소 인프라, 정비 문제 등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부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따라 2030년까지 2만 1,200대의 수소연료전지버스(FCEV, 이하 수소버스)를 보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보급 초기인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보급(신차 신규등록 기준)된 수소버스는 총 1,700대로 나타났다.
수소버스 보급은 점차 상승해 지난 한 해에만 1,000대를 기록했다. 이러다가 수년전부터 친환경 버스로 보급되고 있는 도심형 전기버스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수소버스가 차지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마저 들게하고 있다.

긍정 요인 못지 않게 해결과제 산적한 수소버스
그렇다면, 도심 중심의 운수 현장에서는 수소버스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실제 수소버스 운용 평을 확인하기 위해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강서공영차고지’에 방문했다.
2022년 5월, 대형 상용차용 수소충전소를 완공한 서울 강서공영차고지에는 서울 시내에서 운행하는 수소버스뿐 아니라 각 구청 소속의 수소청소차량 등 관공서 차량이 충전하는 장소로도 사용되고 있다.
다모아자동차와 공항버스 등 수많은 운수회사들의 차고지로 사용되고 있는 이 곳에서는 여러 수소버스를 손쉽게 볼 수 있었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수소버스는 총 476대, 2023년(219대) 대비 117.4% 증가한 수치를 직접 체감했다.
강서공영차고지 내 한 운수회사 차량 관리부서 관계자는 수소버스에 대한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수소버스는 조용하고 편안하다. 승객뿐 아니라 차량을 운전하는 운전기사들도 그렇다. 기존의 CNG(압축천연가스) 차량은 친환경 연료임에도 불구하고 소음이 심해 기사와 승객 모두 불편함을 느꼈으나, 수소버스는 소음이 거의 없어 승차감이 매우 좋다”며, 수소버스에 대한 높은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수소버스 그 자체는 좋아도 운행 과정에서 여러 불편한 점과 유익한 점이 극명하게 교차되는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대표적으로 충전 시설 문제였다.
현장의 수소버스 운전기사들은 충전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수소 충전소 고장이나 수소 공급이 끊기면 차량 운행이 불가능하다”며, “충전 시설 고장 발생시, 기존 수소버스는 운행을 중단하게 되고, 운수사는 예비차를 투입하는 불편함을 초래한다”며, 그간의 불편한 경험담을 쏟아냈다.

작은 충전 시설 고장, 그때마다 ‘버스 스톱’
실제로 수소 충전시설의 고장이 빈번하다는 것. 대략 한 달에 3~4번 고장이 발생하며 고장 사유에 따라 충전 재개 시기가 달라진다고 한다. 이로 인해 각 버스 운수사는 전기버스 등 예비차를 투입해야 하고, 기존 수소버스는 운행을 중단하게 되는데 이는 상당한 불편함을 초래한다고 운수회사 차량 관리부서 관계자는 설명했다.
충전 시설의 고장으로 인한 운행 불편함뿐만 아니었다. 수소버스 보급 이전에 해결해야 할 문제로, 운수업체 관계자들은 충전 인프라의 부족도 크게 우려했다. 한 운수회사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소도 부족한 상황에서, 수소충전소 확장이 늦어진다면, 수소버스 보급에 제약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충전 과정에서 수소버스는 전기버스와 비교할 바가 안된다는 평가도 내려졌다. 실제로 운수회사 관계자는 “수소버스는 충전시간이 짧아, 시내버스나 직행버스와 같은 노선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전기버스는 충전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기 때문에, 시내버스처럼 회차 시간이 길지 않은 경우 불편함이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수소버스는 시외버스나 관광버스와 같은 분야로도 확장이 가능할 것이라는게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정비 취약점도 심각…평택이나 과천까지 가 수리받아야
차량 자체의 잔고장 문제도 수소버스 운행과정에도 불편함으로 꼽혔다. 지난해 청주에서 발생한 수소버스 폭발 사고 이후, 사고 차량과 같은 일렉시티 FCEV는 현재 리콜을 진행 중에 있으며 인터뷰를 진행한 당일에도 한 대의 차량이 리콜 수리를 위해 서비스센터에 다녀오는 길 이었다.
수소버스의 원활한 운행을 위한 정비 문제의 취약점도 노출됐다. 차량 수리가 필요할 경우 평택이나 과천 등 먼 거리까지 가서 수리를 받아야하기 때문인데다 수리가 당일에 마무리된다는 보장도 없다는 것이다.
수소버스에 대한 불합리한 정비 시스템은 운수회사 입장에서는 운행 과정에서 매우 치명적 약점이라는게 운수회사 정비 담당자의 설명이다. 공영차고지에서 간단한 수리가 이루어지는 부분도 있지만, 폭발 위험성과 전문적인 정비를 요하는 수소버스 차량 특성상, 정비나 수리의 인프라 한계가 뚜렸해 보였다.
아울러 운수업체 정비 담당자는 수소버스의 차종 다양화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전기버스의 경우, 국산보다 중국산 버스가 잔고장이 덜한 경우가 있다”며, “수소버스 또한 좋은 품질을 가진 다양한 브랜드의 차량이 도입되어 시장에서의 선택지가 늘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친환경 운송 시장에서 전기버스에 이어 확고한 자리를 구축해나가고 있는 수소버스. 언급한 것처럼 친환경과 편안한 주행성 등 수송차량으로 그 가치를 더욱 높여가기 위해서는, 충전 인프라 문제, 충전 시설 고장 문제, 정비 및 수리 문제 등 수소버스 보급 확대 못지않게 해결해 나가야할 과제가 산적해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