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마찰재로만 35년…품질만 키웠다
김효일 사장, “이익 폭 큰 설비수출 적극화”

“장 초반 10% 넘게 급등하며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오전 9시 44분 현재 상신브레이크의 주가는 전일대비 10.44% 뛴 3,120원에 거래중이다. 장 초반 거래량도 150만주 넘게 폭증하며 2개월래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저가 고품질 부품을 찾는 국내외 업체가 늘면서 실적 호조세가 기대되고 있다. 지난 1분기 매출은 43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7.6%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33억원으로 전년 9억원 적자에서 흑자전환했다.”
“국책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는 소식에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장 초반 주가는 2,845원까지 밀렸으나 제동보조장치 개발 국책사업에 참여하게 됐다는 소식 후 3,300원까지 뛰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현재 거래량도 146만주로, 지난 22 일(346만주) 이후 최대 규모다.” 

 

 

▲김효일 상신브레이크사장이 회사 운영을 한 눈에 볼수 있는 차트 앞에서 미래를 구상하고 있다.

국내 승, 상용차용 브레이크 마찰재 1위 업체인 상신브레이크에 대한 최근의 평가다. 올들어 실적 호조세와
새로운 성장모멘텀을 찾은 상신브레이크는 향후 자동차 부품업체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큰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브레이크 마찰재’만 35년

이 회사의 성장사는 '질주'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브레이크와 인연때문이여서일까. 1975년 정도철(76) 회장이 창립해 35년간 브레이크 마찰재로만 '한 우물'을 파왔다. 현대자동차의 초기 모델이었던 포니에도 상신브레이크의 제품이 들어갔다.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 브레이크 마찰재 시장 점유율은 44%다. 하지만 그 연륜을 감안하면 기업의 외형이 크거나 인지도가 높은 편은 아니다.

정 회장의 아들인 정성한 부사장이 창업한 듀오가 오히려 일반인들에는 낯익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창업 이후 차량은 빠르게 늘었지만 브레이크 제품의 수요는 그만큼 늘지 않았다. 품질 향상이 가져온 역설이다. 브레이크 제품의 내구성이 높아지면서 그만큼 자주 갈아야 할 필요가 없어졌다.
상신브레이크를 비롯한 브레이크 '빅3'가 장악한 한국 시장도 거의 포화상태다. 무엇보다 외형 성장을 가로막은 건 보수적인 경영이다. 비슷한 연륜을 가진 업체들이 이런 저런 제품으로 상품 구성을 확대하고 사업 다각화로 외형을 키워갈 때 이 회사는 브레이크 하나에 승부를 걸었다.
산도브레이크. 산도테크. 상신이엔지(제조용 기계) 등 계열사들도 모두 브레이크 관련 기업이다.

멈출 때를 알고 손실을 줄였다 

차가 잘 달리려면 우선 잘 멈춰야 하는 법이다. 유명 수퍼카를 만드는 회사들이 엔진 뿐 아니라 브레이크 성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는 이유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과욕을 부리다간 멈춰야 할 곳에서 제대로 멈추지 못해 파국을 맞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런 면에서 상신브레이크는 잘 멈췄다.
여환열 상무(CFO)는 "보수적 경영으로 성장이 느렸던 측면은 있었지만 재무구조가 안정돼 금융위기를 비교적 큰 어려움 없이 넘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부채비율이 동종 업계는 200%에 달하지만 우리는 80%대"라며 "외환 파생상품 등도 최소한으로 활용하고 그것도 제때 처분해 거의 손실이 없었다"고 말했다. 매출처를 다각화해 놓은 것도 위기를 순탄히 넘기는데 도움이 됐다.

자동차 회사에 납품해 신차에 장착하는 물량이 대부분인 다른 회사와는 달리 이 회사는 자체 브랜드 상품을 비롯해 교체용으로 시판하는 제품의 매출 비중이 41% 에 달한다.
김효일 사장은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 물량을 줄이면서 지난해 초에는 일부 휴업까지 했지만 그나마 우리는 매출처가 분산돼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했다"고 말했다. 올 들어 터진 '도요타 리콜 사태'도 상신에는 득이 됐다. 안전과

직결되는 브레이크와 같은 부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덕이다. 한국 자동차 업체들의 해외 생산을 늘리며 부품도 현지 조달하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브레이크 부품만은 가급적 한국 업체 제품을 쓰려 한다는 것이다.

 

 

 

 

▲ 상신브레이크의 브레이크 마찰재 생산공장 내부 모습

신성장 동력도 ‘브레이크’

매출은 매년 꾸준히 늘지만 이익은 그만큼 늘지 않았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3.5%로 전년의 4.4%에서 오히려 줄었다. 한국 차업계의 '원가 절감' 요구에 많이 팔아도 정작 남는 게 그리 많지 않다.
김 사장은 "결국 승부는 해외에서 봐야 한다는 판단"이 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2006년 해외사업부를 독립시키고 조직도 키웠다. 때마침 2002년 설립한 중국 법인도 지난해 이후 안정 궤도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덕이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자동차 업체 뿐 아니라 중국 토종 자동차 업체들도 품질에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한국 업체 제품을 찾고 있다. 김 사장은 "현지 생산품의 40%가 중국 업체들에 공급되고 있는데 곧 한국 업체 공급 물량을 추월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찰재 원료 제조 기술에 이어 생산 설비 수출도 시작했다. 김 사장은 "중국 업체 사장이 자동화된 우리 생산라인을 보더니 그 자리에서 사겠다고 나서더라"면서 "설비 수출은 이익 폭이 기존 제품보다 커 앞으로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신성장 동력' 찾기에서도 '한 우물 경영'이라는 틀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산학협동 방식으로 개발하고 있는 풍력 발전기용 브레이크가 대표적이다. 풍력이 미래의 에너지로 부각되고 있는데다 풍력기용 브레이크는 단가가 3,000만~4,000만원에 달해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유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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