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 데이터 누적해 차량 간 유기적 연결 도와
OTA로 내비게이션뿐만 아니라 파워트레인 등
차량 제어 소프트웨어까지 무선 업데이트 가능

글로벌 상용차 브랜드들이 커넥티드카 플랫폼 선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글로벌 상용차 브랜드들이 커넥티드카 플랫폼 선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모빌리티의 큰 축인 ‘커넥티드카(Connected Car)’는 ‘연결된 자동차’라는 의미로 최근 상용차 시장에서 전동화와 함께 떠오르고 있는 핵심 키워드다. 연결의 종착점인 자율주행 환경 조성을 위하여 각 브랜드를 초월해 트럭과 트럭, 버스와 버스를 글로벌 도로 환경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자 하는 시도는 차량이 단순히 기계 장치에서 벗어나 하나의 스마트 디바이스(장치)로 진화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지난해 9월 독일 하노버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규모의 상용차박람회(IAA Tran sportation 2022)의 콘셉트 역시 전동화와 모빌리티로 집중돼 있었던 만큼 글로벌 상용차 브랜드들은 커넥티드카 플랫폼 선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커넥티드카는 이미 내 손안에

당장 현실화된 커넥티드카 기능부터 떠올려보자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이하 앱)과 차량의 연결을 들 수 있다. 운전자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도 뉴스와 날씨, 실시간 교통정보 등을 네트워크망을 통해 제공받는 기능이다.

트럭을 많이 보유한 대량 사업 고객이 운용하고 있는 차량의 실시간 위치 정보 확인 등을 지원하는 운행관리시스템 역시 커넥티드카 기술의 일종이다.

이러한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최근 2016년 이후 신규로 출고되고 있는 대부분의 트럭과 버스에는 통신모듈이 기본 장착돼 있다. 차량의 위치정보 공유는 물론, 내·외부 조작, 서비스센터와 본사 등과의 양방향 네트워크 접근이 가능하도록 설계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관 ‘맥킨지(Mckinsey)’ 역시 현재 전 세계 트럭과 버스를 포함한 자동차의 약 50%에 커넥티드카 기능이  탑재돼 있으며, 2030년에는 95%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통신모듈로 차량과 제조사간의 연결이 가능해졌고, 이에 해당 제조사들은 자사의 제품을 소개할 때 원격으로 차량을 진단하고, 만에 하나 사고 발생 시 자동으로 긴급출동을 지원하는 등의 차량 안전을 위한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일부 트럭 제조사들은 사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하여 앱이나 웹사이트 형태로 기능 조작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블루링크’, 기아의 ‘UVO’, 볼보트럭코리아 ‘My Truck’, 스카니아코리아 ‘My Scania’(웹 형태), 만트럭버스코리아 ‘MAN 디지털서비스’(곧 출시 예정) 등이 그것이다. 

지형 예측해 연비↑…본사 교육까지
지능형 변속기 역시 커넥티드카 기술이다. 각 트럭 제조사마다 명칭이 조금씩 다른 지능형 변속기는 트럭에 탑재돼 있는 GPS(위성항법장치) 및 전자지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변속기 스스로 지형을 예측해 최적의 기어 선택과 자동속도조정으로 효율적인 주행을 돕는다. 

지능형 변속기가 커넥티드카의 핵심 기술로 꼽히고 있는 이유는 해당 기능 하에 트럭이 한 번 이상 달린 길이라면 주행 데이터가 본사 서버에 누적돼 향후 그 길을 달리는 다른 트럭에게 더 나은 정보를 전달하여 트럭 간의 유기적인 연결을 돕기 때문이다. 

개별 운전자가 별 뜻 없이 도로를 달리더라도 그 주행 데이터는 끊임없이 축적되고, 최종적으로 학습이 완료된 도로는   초행길이더라도 별다른 노력 없이 최적 효율로 달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룹 주행인 군집주행(플래투닝, Platooning) 그리고 커넥티드카 기술 진보의 종착점인 완전자율주행과도 연결되는 대목이다.

트럭과 버스 제조사 차원에서는 자사의 고객이 제품을 십분 활용하고 있는지 모니터링도 가능해 추가 운전자 교육 등의 서비스 접근성도 높일 수 있다. 잘못된 운전 습관도 교정 받을 수 있게 된다. 

국내에 진출한 수입산 트럭 브랜드 별로 조금씩 기능적 차이가 있는 만큼 명칭이 다르다. 볼보트럭의 경우는 ‘아이씨(I-See)’, 만트럭버스는 ‘만 이피션트크루즈3’, 스카니아와 벤츠트럭은 ‘지형예측형 크루즈컨트롤(PPC)’ 등으로 소개되고 있다. 

커넥티드카 발전의 핵심, OTA
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출시될 커넥티드카 서비스들의 기본 전제 기술로 OTA(Over The Air)를 꼽는다. OTA란 차량에 설치된 통신모듈을 이용해 무선 통신으로 차량의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기술을 말한다.

현재 시점에서 OTA 기술은 내비게이션 업데이트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향후 단순한 기존 기능 업데이트를 넘어서 메인 소프트웨어의 펌웨어를 업그레이드할 뿐만 아니라, 차량의 출력을 제어하고 자율주행 보정 등의 차량 성능까지 업데이트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개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특히, 승용차에 비해 안전에 대한 요구가 한 차원 높은 트럭과 버스의 전장화 및 시스템 소프트웨어의 적용률이 증가하면서 차량 소프트웨어의 업데이트도 필수가 되어 가고 있다. 이에 업데이트를 위해 일정을 쪼개어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던 것에서 향후에는 OTA를 통해 운행 중에도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어 운전자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제조사 입장에서도 고객 관리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차량에 대한 새로운 기능 추가와 시스템적인 오류 개선, 보안 강화도 가능하다.

국내 상용차 브랜드 중에서는 볼보트럭코리아가 최초로 차량 성능까지 제어하는 OTA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들이 서비스센터를 방문하지 않고도 파워트레인과 변속기 및 섀시, 구동계통 등 최신 전자 제어 장치 소프트웨어를 원격으로 다운로드하여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다만, OTA를 활용한 무선 업데이트는 차량의 각종 장치 성능 개선 및 수리에 관한 사항으로 자동차관리법 상 정비 업무에 해당된다. 장소에 제한 없이 실시되는 무선 업데이트는 정해진 장소에서만 정비가 가능하도록 규정된 자동차관리법 위반 소지가 있다. 이에 현재 OTA 서비스 제공을 위해선 개별 자동차업체가 규제 샌드박스 특례를 신청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커넥티드의 확대로 자동차의 불법제어 및 프라이버시 침해 등의 사이버보안 취약점과 위협도 증대되고 있는 것도 해결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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