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수소 산업 전시회 ‘H2 MEET’
8월 31일부터 9월 3일까지 일산 킨텍스서 개최
현대차, 양산형 수소버스 및 수소 특장차 3종 공개
국내 유일 상용차용 수소충전소 업체 코하이젠 참가
수소튜브트레일러·수소탱크 등 특장·부품업체 주목

국내 최대 수소 산업 전시회인 'H2 MEET'이 지난 31일부터 3일까지 4일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다. 

국내 수소 상용차 시장의 미래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내 최대 수소산업 전시회인 ‘H2 MEET 2022’가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3일까지 4일간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다. 2020년 ‘수소모빌리티+쇼’로 시작해 올해로 3회째를 맞이했다. 지난해(12개국 154개사)보다 규모가 더 커져 총 16개국 241개 기업 및 기관이 참가해 수소 생산부터 저장, 운송, 활용에 이르기까지 수소 산업 전 분야를 아우르는 제품과 기술을 선보였다.

수소 상용차 관련 볼거리도 풍부해졌다. 개선된 수소 상용차 양산 모델 3종을 공개한 현대차를 필두로 9월 국내 첫 수소 상용차 충전소 개소를 앞둔 충전소 전문기업 코하이젠, 수소 저장 및 운반 트레일러를 만드는 디앨과 유엘피 등 다양한 수소 상용차 관련 업체가 참가해 발전된 제품 라인업을 공개했다.

수소 모빌리티는 현재 가장 주목 받는 수소 활용 분야다. 당장 상용화가 가능한 시장이기 때문인데, 특히 경제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승용차보다 상용차가 더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수소 상용차가 ‘수소경제의 마중물’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이를 반영하듯 SK E&S, 효성,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수소 밸류체인 구축을 위해 나선 에너지 대기업들도 수소 활용처의 핵심으로 수소 트럭·버스를 꼽고 있다.

수소 활용의 핵심, 수소 상용차
수소 활용 분야에서는 현대차와 AVL, 한국자동차연구원 등이 수소 상용차 제품 및 기술을 선보였다.

현대차는 기존 실증 모델보다 업그레이드 된 양산형 수소 상용차 3종을 공개했다. 이번 전시회 중 가장 큰 공간(1,200㎡)에 마련된 현대차 전시장에는 경찰버스와 청소차, 살수차 등 총 3대의 수소 상용차가 전시됐다.

이번에 공개된 고상형 수소 경찰버스는 고속버스 모델 유니버스에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모델이다. 2개의 수소연료전지로 구성된 180kW급 연료전지스택이 탑재되며, 완충 시 최장 550km를 달릴 수 있다. 도심 내 장시간 공회전이 불가피한 경찰버스 특성상 전동화를 통한 오염물질 배출 감소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경찰차는 경찰 인력이 하루 9시간씩 대기하는 공간인 만큼 편의성이 중요하다. 현대차는 이번 양산형 모델의 실내 후방과 버스 하부에 넉넉한 화물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활용성을 높였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공개한 양산형 수소 경찰버스의 모습.

청소차와 살수차 등 수소 특장차 2종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두 차량 모두 엑시언트 수소트럭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2개의 수소연료전지로 구성된 180kW급 연료전지스택을 탑재해 한번 충전에 최장 400km를 달린다. 도심에 운행하는 청소차의 용도를 고려했을 때 부족함이 없는 주행 성능이다.

압축진개차로 개발된 수소 청소차는 20㎥·10톤 수준의 적재 공간을 갖췄으며, 쓰레기를 수평으로 배출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됐다. 청소차 전문 특장업체 에이엠특장이 제작사로 참여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창원시에서 5톤급 메가트럭으로 제작한 수소 청소차를 시범 운행한 바 있는데, 이번 모델은 대형 차량인 엑시언트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업무 효율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소 살수차에는 총 6,400ℓ의 액체를 실을 수 있는 살수 탱크와 1분당 1,000ℓ 용량으로 살수가 가능한 살수 펌프가 적용됐다. 청소 도중 도로에 미세먼지가 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에어 분사 장치와 소규모 화재 대응이 가능한 20m 거리의 방수포도 탑재됐다. 특장업체 신정개발이 살수차 개발사로 참여했다.

이들 수소 특장차 2종은 올해 말 실 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실증 운행을 거친 뒤 문제점을 개선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할 계획이다.

현대차의 수소 압축진개차 모습.
현대차 수소 압찬진개차 후방 모습. 특장업체 에이엠특장이 개발사로 참여했다.
현대차의 수소 살수차 모습.
살수차 전문 특장업체 신정개발이 수소 살수차 제작 과정에 참여했다.

수소 상용차에 탑재되는 연료전지시스템 및 파워트레인을 개발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오스트리아의 모빌리티 엔지니어링 서비스 기업 AVL이다. 주로 완성차업체의 의뢰를 받아 양산 직전 단계의 제품 개발을 지원하는 회사로, 국내에선 현대차와 수소차 양산 과정에서 협력한 바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AVL은 수소 모빌리티 개발에 필요한 자사만의 기술력을 선보였다. 이 회사는 현재 네덜란드 상용차업체인 다프의 대형트럭 섀시를 수소트럭으로 개조하여 실증 운행을 진행 중이다. 다프 수소트럭 시제품에는 약 30kg의 수소탱크가 탑재되며 약 13분 충전에 400km 이상을 달린다. 사양 면에선 현대차 수소트럭과 유사하다. AVL은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외 상용차 관련 업체에 수소트럭 개발에 필요한 각종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모빌리티 엔지니어링 서비스 기업 AVL은 오스트리아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이다.
AVL은 유럽에서 다프의 대형트럭을 수소트럭으로 개조해 테스트 주행을 진행 중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현대차 수소버스 일렉시티를 기반으로 제작한 자율주행 버스를 공개했다. 해당 모델은 국내 차량 기술업체 8개사가 참여한 국책 과제를 통해 개발됐으며, 지난해 말까지 누적 3,000km를 시범 주행하며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수소버스에 탑재된 자율주행 부품은 트럭에도 그대로 적용이 가능해 향후 자율주행 트럭 개발 과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지난해 시범운행을 종료한 자율주행 수소버스의 모습.

수소 상용차 시대의 선결조건, 충전소
수소 상용차의 상용화를 위해선 무엇보다 충전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대부분의 업체가 승용차 전용 수소 충전소를 선보인 가운데 일부 업체가 수소 상용차에 최적화 된 충전소 구축 계획을 공개했다.

가장 대표적인 업체가 코하이젠이다. 코하이젠은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현대차와 SK에너지 등 9개사가 상용차용 대용량 수소 충전소 설치를 위해 공동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세계 최초로 시간당 수소 300kg을 충전할 수 있는 대용량 충전 시설을 개발, 이달 중 전주에 1호 충전소를 개소한다.

코하이젠은 국내 유일하게 상용차용 대용량 수소 충전소 설치를 목적으로 한다.
코하이젠은 국내 유일하게 상용차용 대용량 수소 충전소 설치를 목적으로 한다.
이달 중 전주평화 수소충전소가 문을 연다. 국내 최대 용량인 시간당 300kg 충전 능력을 갖춘다.
이달 중 전주평화 수소충전소가 문을 연다. 국내 최대 용량인 시간당 300kg 충전 능력을 갖춘다.

대용량 수소 충전소는 수소 상용차의 원활한 보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일반적인 수소 충전소는 시간당 25kg을 충전한다. 1시간에 수소버스 1대를 충전하는 규모다. 반면 코하이젠의 300kg급 대용량 충전소는 시간당 수소버스 15대, 하루 최대 100대까지 충전할 수 있다. 동시 충전 대수도 기존 1대에서 3대로 늘어난다.

코하이젠은 올해 4개소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상용차용 수소 충전소 35개소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버스 공영차고지를 비롯, 대형트럭이 밀집한 물류센터 등 수소 상용차 보급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을 선정했다. 코하이젠은 선제적인 충전소 구축을 통해 원활한 수소 상용차 보급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수소 생산 기업인 에어프로덕츠는 액화수소를 활용한 수소 충전소 구상을 선보였다. 액화수소는 기체수소보다 부피가 작아 같은 충전소 부지에 더 많은 수소를 저장할 수 있다. 이에 액화수소 충전소는 대용량 수소가 필요한 수소 상용차 충전소의 한가지 대안으로 꼽힌다.

에어프로덕츠는 북미·유럽 지역에 액화수소를 생산·공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하루 수소버스 50대를 소화할 수 있는 충전소를 캘리포니아에 구축했으며, 현대차와 수소 상용차 보급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국내 시장에는 오는 2024년부터 액화수소 충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수소 경제의 모세혈관, 수소 운반·저장 기술
수소 충전소를 잘 운영하려면 먼저 수소를 생산지에서 충전소까지 무사히 운반해와야 한다. 수소는 초저온·초고압 등 특정한 조건에서만 안정화되기 때문에 운반 및 저장 과정서 까다로운 기술력을 요구한다.

디앨은 국내 첫 액화수소 운송 트레일러를 소개했다. 지난해 강원도 규제 특구에서 1톤급 액화수소 트레일러 실증을 마무리했으며, 향후 3톤급 제품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디앨은 국내를 대표하는 고압 탱크로리 제작업체다. 주로 천연가스를 수송하는 초저온 및 고압 탱크로리와 탱크트레일러를 만든다. 특히 액체 상태의 가스를 운반하는 데 필요한 초저온 탱크로리 기술력은 독보적이다.

탱크로리 특장업체로 잘 알려진 디앨.
탱크로리 특장업체로 잘 알려진 디앨.
디앨은 1톤급 액화수소 운송용 트레일러의 실증을 마쳤으며, 향후 3톤급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디앨은 1톤급 액화수소 운송용 트레일러의 실증을 마쳤으며, 향후 3톤급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현재 두산중공업과 SK E&S 등이 액화수소 플랜트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이들이 생산한 액화수소를 각 지역의 충전소로 안전하게 옮기기 위해선 초고압·초저온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탱크 트레일러가 필요하다. 디앨은 그간 탱크로리 시장에서 쌓아 온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수소 산업 시대에 온전히 녹인다는 구상이다.

정밀 장비 운송업체 유엘피는 수소 운반 튜브 트레일러를 선보였다. 기존 수소 운반 튜브 트레일러가 한 번에 수소탱크 300kg를 실을 수 있는 데 반해, 유엘피가 개발한 트레일러는 수소탱크를 한 번에 500~1,000kg 운반할 수 있다. 트레일러와 튜브 적재 컨테이너를 일체형으로 설계해 적재공간을 대폭 확대한 덕이다. 사용 목적에 따라 40피트와 20피트 트레일러 두 가지 모델로 제공된다. 특히 차체 경량화를 통해 서울 진입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으로, 유엘피는 이번 트레일러가 수소 운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했다.

일진하이솔루스는 세계 최초로 차량용 수소탱크를 양산한 기업이다. 지난해까지 7만 5,000개 이상의 수소탱크를 양산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상용차용 수소연료탱크 2종을 전시했다. 중형 상용차용 4.1kg급 연료탱크와 대형 상용차용 7.4kg급 연료탱크로, 각각 103ℓ, 185ℓ의 수소를 저장한다. 해당 제품은 뛰어난 안전성과 내구성, 경량화가 강점이다. 일진하이솔루스는 향후 현대차 수소 상용차 라인업 확대에 발맞춰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대형 상용차용 7.4kg급 연료탱크는 185ℓ의 수소를 저장한다.
대형 상용차용 7.4kg급 연료탱크는 185ℓ의 수소를 저장한다.
중형 상용차용 4.1kg급 연료탱크는 103ℓ의 수소를 저장한다.
중형 상용차용 4.1kg급 연료탱크는 103ℓ의 수소를 저장한다.

이밖에 SK E&S와 효성,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국내 에너지 대기업이 대거 참가해 수소 생산, 운반, 저장, 활용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들 업체는 수소 활용 분야의 핵심으로 수소 상용차를 언급했는데, 특히 SK E&S는 수소버스 충전소를 묘사한 간이 공간을 만들어 수소버스의 보급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SK E&S가 전시장에 마련한 수소버스 충전소 모양의 전시 공간. 수소버스의 유용함을 강조했다.
SK E&S가 전시장에 마련한 수소버스 충전소 모양의 전시 공간. 수소버스의 유용함을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올해 들어 전시회 명칭을 수소모빌리티+쇼에서 H2 MEET으로 바꾸었다. 모빌리티(Mobility),  에너지(Energy), 환경(Environment), 기술(Technology)의 알파벳 앞 글자를 따온 MEET에서 알 수 있듯 행사 범위를 수소 산업 전 분야로 확대했다. 그럼에도 수소 상용차를 중심으로 한 모빌리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 모양새다.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국내 수소 상용차의 원활한 보급이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상용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