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반기 준중형 이상 ‘카고+트랙터+덤프’ 실적
상반기 판매량 1만 5,418대…전년동기比 6.4%↓
카고에선 준중형·중형 ‘울상’…준대형·대형 ‘선방’
트랙터는 물류 적체·부품 수급난으로 15% 하락
대형덤프는 15%↑…수입 인기에 25.5톤급 20%↑
상반기 러-우크라 전쟁 등 생산차질 악재 속출

준중형급 이상의 국내 트럭시장 상반기(1~6월) 실적이 지난해와는 달리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한 채 마무리됐다.
국토교통부의 차량 등록원부를 가공, 본지에 독점 제공하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판매된 준중형 이상 트럭(적재중량 2톤 이상 카고+특장차, 트랙터, 15톤 및 25.5톤 이상 덤프트럭)은 총 1만 5,418대로 전년 동기(1만 6,477대) 대비 6.4 % 하락했다.
국내 트럭시장은 올해 들어 저조한 성적을 이어 나가고 있다. 부품 수급난에 따른 차량 생산 차질 문제가 계속되는 가운데 해상 물류 적체,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 악재가 겹치면서 판매량이 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한해 트럭 판매량이 코로나19 완화 효과로 전년도 대비 23%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실제로 국내 화물 물동량을 가늠할 수 있는 경기 지표는 올 상반기 중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다. 부산항과 인천항에서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3, 4, 5월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떨어졌고, 국내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지난 3월 이후 내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종별로 보면 희비가 엇갈렸다. 준대형 및 대형카고 판매량은 전년 상반기 대비 증가한 반면, 준중형 및 중형카고 실적은 같은 기간 감소했다. 트랙터의 경우 물류 적체에 따른 수출입 물동량 감소로 실적이 줄었고, 대형 덤프트럭은 대폐차 시기가 맞물리며 판매량이 증가했다.
국내 트럭시장의 하락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상용차업계 한 관계자는 “트럭 판매량이 감소한 건 단순히 차량 생산 차질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경우 트럭시장이 다시 한 번 침체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 준중형카고(2~5톤)
물동량 감소에 전년 동기 대비 4%↓
국내 트럭 시장에서 1톤급(연간 12만~15만 대) 다음으로 큰 수요를 지닌 준중형카고의 판매량이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적재중량 2~5톤 준중형카고 판매량은 5,785대로 전년 동기(6,026대) 대비 4.0% 감소했다. 국산 판매량은 6.2% 감소한 반면 수입산이 50.9% 늘었다. 비교적 출고가 빠른 수입산 모델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오른 모양새다. 차종별로 보면 현대차 마이티 수요를 타 브랜드가 흡수하는 형국이다.
지난해 준중형카고는 코로나19 회복에 따른 내수 활성화와 신차 효과에 힘입어 판매량이 가파르게 올랐지만, 올 상반기 들어 생산 차질과 내륙 물동량 감소 여파로 실적이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 중형카고(4.5~7톤)
88% 하락…사실상 차급 소멸 수순
중형카고 시장이 끝없는 내리막을 걷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적재중량 4.5~7톤 중형카고는 총 388대가 판매되며 전년 동기(3,166대) 대비 87.7% 감소했다. 매월 최악의 판매량을 경신 중이다. 국산과 수입산 모두 하락을 면치 못했다. 중형카고 시장이 사실상 소멸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중형카고 시장은 준대형카고의 증톤 허용과 지난해 7월 시장점유율 70~ 80%를 차지하던 메가트럭의 단종 이후 급격히 붕괴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타타대우 중형카고가 과반을 차지한 가운데 일부 수입산 모델이 소수 판매되는 형국이다.

■ 준대형카고(8~16톤 / 증톤차량 포함)
가파른 성장…반기 실적 4,000대 육박
중형카고 시장의 수요를 흡수하며 몸집을 키운 준대형카고 시장이 올 상반기에도 7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적재중량 8~16톤 준대형카고는 3,964대 판매되며 전년 동기(2,264대) 대비 75.1% 증가했다. 불과 몇 년전만 해도 틈새 시장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소형카고와 준중형카고 다음가는 시장으로 성장했다. 특히 수입산 모델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준대형카고 시장의 성장은 지난 20 19년 대폐차 톤급 완화를 골자로 시행된 업종개편 이후 시작됐으며, 지난해 메가트럭이 단종된 이후 중형카고 수요를 흡수하며 본격화했다. 지금은 물류 운송 시장은 물론이고 특장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 대형카고(9.5~25톤)
생산 차질에도 수요 꾸준히 증가
부품 수급난과 생산 차질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대형카고 시장이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올해 상반기 적재중량 9.5~25톤 대형카고 판매량은 2,555대로 전년 동기(2,293대) 대비 1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및 수입산 판매량 모두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9.7%, 15.6% 늘었다.
대형카고는 꾸준히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는 차급이다. 특히 지난해 중순 수입산 브랜드들이 대대적으로 신형 모델을 출시함에 따라 생산 차질 문제에도 불구, 올 상반기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 트랙터
물류 적체 등 악재에 15%↓
지난 2년간 가파르게 성장했던 트랙터 시장이 물류 적체와 부품 수급난에 동력을 잃었다.
올해 상반기 트랙터 판매량은 총 1, 180대로 전년 동기(1,391대) 대비 15. 2% 하락했다. 중형카고 시장 다음으로 하락폭이 크다.
컨테이너 및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품목을 대상으로 시행된 안전운임제 효과로 지난 2020년부터 꾸준히 상승해왔지만 국내외 악재가 겹치며 판매량이 감소한 모양새다.
특히 수입산 모델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국산 판매는 27.9% 증가한 데 반해 수입산 판매량이 28.4% 감소한 것이다. 일부 수입산 모델의 차량 생산 및 인도가 어려워지면서 발생한 결과로 풀이된다.

■ 덤프트럭(15톤 및 25.5톤 이상)
국산·수입산 모두 10%대 고른 증가
덤프트럭 판매량이 15%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15톤 및 25.5톤 이상 덤프트럭은 1,546대 판매되며 전년 동기(1,337대) 대비 15.6% 증가했다. 국산과 수입산이 각각 14.1%, 17.8%로 고르게 상승했다.
실적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5.5톤 이상 대형 덤프트럭의 경우 수입산 선호도가 두드러졌다. 실제로 25.5톤 이상 모델만 집계할 경우 수입산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20% 증가한 반면, 국산은 약 17% 감소했다.
가성비와 기동성이 무기인 15톤 덤프트럭의 경우 국산 모델이 꽉 잡고 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대폐차 주기가 겹치면서 판매량이 증가, 국산 덤프트럭 전체 실적을 이끈 것으로 파악된다.

희비 갈렸다…더 견고해진 수입산 방어력
올해 상반기 국산과 수입산 브랜드간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준중형 이상 트럭 판매량은 국산과 수입산이 각각 1만 1,743대, 2,948대로 집계됐다. 국산 모델의 경우 전년 동기(1만 3,093대) 대비 10.3% 감소한 반면, 수입산 모델은 전년 동기(2,802대) 대비 5.2% 상승했다.
실제로 준대형 및 대형카고와 덤프트럭 시장에서 나타나듯, 대부분의 차급에서 수입산 모델의 성장률이 국산보다 높았다. 지난해 모든 수입산 브랜드가 대대적인 신형 라인업을 출시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시장점유율에도 변화가 생겼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산 82.4%, 수입산 17.6%였던 트럭시장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 들어 국산 79.9%, 수입산 20.1%로 수입산 점유율이 2.4%p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