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걸쳐 13%↓…코로나 발발 전후 7.9%↓
운수사 “차령 대신 주행거리로 제한하라”
차주 “사지로 내모는 지입부터 개선하라”
시내버스도 코로나 전후 수요 감소세 뚜렷

코로나19 거리두기 완화로 여행업이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여전히 전세버스 시장은 침울하다. 통학이나 통근버스와 같은 일상생활에서의 전세버스 활용도는 점차 회복되는 반면, 전세버스를 이용한 단체여행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꺼려지는 분위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세버스 운수업체는 ‘차령’ 제한 대신 ‘주행거리’ 제한을, 차주들은 ‘지입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세버스 꾸준한 감소세에 코로나까지 찬물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전국에는 2만 9,056대의 전세버스가 등록돼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6년 말 기준으로는 3만 3,442대가 등록돼 있었으니, 5년 사이 약 13.1% 감소한 셈이다.
이러한 감소세에는 코로나가 주효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버스 총량제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해 시장이 매년 꾸준히 줄어들고는 있었지만, 코로나가 강타한 2020년 전후를 기하여 감소세가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9년 말 기준으로 총 3만 1,533대의 전세버스가 등록돼 있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2020년에는 전년 대비 7.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통계는 미집계 상태로, 전세버스 업체들의 폐업 소식이 가장 많이 들렸던 해였던 만큼 더 큰 감소세가 예상된다.
전세버스 운수사 “주행거리로 제한해야”
이 같은 상황에 서울 중구에 위치한 전세버스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에도 각종 제도로 불황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2020년 버텼더니 작년엔 더 심해 폐업도 알아봤다.”며, “하릴없이 서 있는 버스에 차령 2년 연장해줬다고 숨통이 트였다고 떠드는데, 차령이 아니라 주행거리로 제한하면 이렇게 억울하지는 않겠다.”라고 토로했다.
그의 말처럼 버스는 트럭과 달리, 차량 관리 상태와 무관하게 제품 출고 이후 운행할 수 있는 내구연한이 존재하는데, 코로나로 인해 정부가 기존 최장 11년까지 사용할 수 있었던 버스에 일부 조건을 충족하면 한시적으로 차령을 2년 연장해주는 정책을 실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가 장기화되어 운휴가 길어짐에 따라 차령 2년 연장 효과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폐업이 줄을 잇고 있는 전세버스 업계를 살리기 위해서는 이를 대신하여 차량의 관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운행거리로 전세버스 수급조절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전세버스 차주 “지입 구조로 사지 내몰아”
이에 반해 전세버스 차주들은 전세버스 시장의 지입구조부터 개선하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입차주는 버스회사에 지입료를 내는 동시에 버스 할부 비용은 물론, 주유비 등 모든 부대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로나로 인해 배차도 없고 개인영업도 할 수 없지만 비용은 계속 나간다는 것.
일반적으로 시내버스나 고속버스 업체는 운전기사를 직접 고용해 운영하지만, 전세버스 시장은 화물차 시장처럼 지입 구조가 만연해 있다. 문제는 화물 운송의 경우 지입이 제도권 내에 있지만, 여객운송의 지입은 승객의 안전과 생명을 인가되지 않은 운전자에게 맡길 수 없다는 취지로 명백히 불법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전세버스 운수업 특성상 고정일이 드물어 운수업체 입장에서는 운전기사 채용을 꺼리게 되고, 운전자 입장에서는 정부가 개인버스의 영업을 허가하지 않기 때문에 지입기사로 활동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강원도 원주에서 만난 한 전세버스 차주는 “지입이 아니면 일 시작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며, “그나마 일이 있는 지입기사라 차를 유지하고 있지, 서울에 있는 동료들은 일이 전혀 없어 코로나 때문에 버스 할부금에 지입료까지 너무 벅차 이미 폐업신고 많이 하고 화물차로 넘어갔다.”라고 전했다.
코로나가 재확산되고 있는 2022년 8월 현재. 전세버스 업계는 또 한 번 긴장하고 있다.

국민의 대중교통 이용률이 떨어짐에 따라, 전세버스 시장과 함께 시내버스 시장 역시 판매가 매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의 차량 등록 원부 데이터를 가공, 본지에 독점 제공하고 있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9m 이상 중대형 도심형 버스의 지난해 판매량(신차 신규등록 기준)은 2,850대로 집계됐다. 5년 전인 2017년의 5,011대 대비 43.1%가량 감소한 수치다.
전세버스와 마찬가지로 코로나 전에도 꾸준히 감소했지만, 2020년 코로나가 급격한 감소세를 야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강타 전인 2019년에는 4,395대 판매되던 것이, 2020년에는 13.1% 감소한 3,820대, 2021년에는 추가로 25.4% 감소한 2,850대 판매되는 데 그쳤다. 2년 만에 35.1%가 감소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