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간 30여 개 수입 브랜드 국내시장 거쳐가
까다로운 한국시장…글로벌 브랜드도 고배 마셔
대다수 수입 브랜드 연 판매량 100대 미만 수준
시장 정착까지 제품력·서비스·투자 받쳐 줘야

미국 나비스타 국내 런칭행사 모습.
미국 나비스타 국내 런칭행사 모습.

2012년부터 현재까지 트럭, 버스 등 10대 이상 판매한 수입 상용차 브랜드(RV, 픽업트럭 제외)는 약 36개사로 집계됐다.

그만큼 다양한 상용차들이 국내 도로를 누비고 있는데, 이중에 한국법인을 세우고 판매를 개시한 지 10년 이상 되었거나 혹은 누적판매 1천 대 이상의 상용차 브랜드는 유럽 브랜드인 ▲볼보트럭코리아 ▲만트럭버스코리아 ▲스카니아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트럭과 함께 2015년 국내시장에 합류한 ▲이베코코리아, 2017년에 합류한 일본 브랜드 ▲이스즈코리아 등 6개사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10년 간 국내 상용차시장에 발을 들인 36개의 수입 브랜드 중 6개사만이 국내서 자리 잡은 업체로 꼽히는데, 이를 퍼센트(%)로 환산하면 생존률은 불과 17%인 셈.

반면, 세계시장서 쟁쟁한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시장에서 고배를 마시고 돌아간 브랜드도 다수 있다. 현재 남아 있는 수입 브랜드들을 보면, 연 판매량 100대 안팎 수준으로 이들 대다수가 최근 등장한 중국산 전기버스 브랜드거나 병행수입 형태로 들어온 중국산 트럭 업체 혹은 스쿨버스, 캠핑, 소방, 방재 등의 특수차 위주다.

2015년 서울모터쇼에서 셔틀버스로 활용된 중국 선롱버스
2015년 서울모터쇼에서 셔틀버스로 활용된 중국 선롱버스

국가별 각기 다른 철수 사연
국내서 사업을 접거나 사실상 철수한 상용차 브랜드는 ▲히노(일본) ▲UD트럭(일본) ▲나비스타(미국) ▲포톤(중국) ▲둥펑쏘콘(중국) ▲선롱버스(중국) 등이다.

특히, 일본 브랜드의 경우 자국시장은 물론 세계시장서 쟁쟁한 경쟁력을 갖춘 만큼, 기대감도 컸었다. 하지만 이들 브랜드는 한국에 법인을 세우고 서비스 망을 확장하는 등의 노력을 펼쳤으나, 국내 실정에 맞지 않은 차량 성능과 적재능력으로 인해 저조한 실적을 거두고 돌아갔다. 하지만 운행되고 있는 차량에 대해서는 서비스 대응이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산 브랜드의 경우, 2014년 국내시장에 진출한 선롱버스를 제외하면 500대 이상 판매한 브랜드도 없다. 특히, 중국산 대다수가 중국산 섀시에 유로6를 충족하는 유럽, 미국산 파워트레인 조합으로 승부수를 던졌지만, 품질 문제로 곤욕을 치른 경우가 많았다.

최근 들어온 중국산 전기버스 브랜드 또한 대부분 병행수입 형태로, 저렴한 전기버스를 찾는 운수업체를 상대로 공략하고 있지만, 국내시장에 대한 확장 의지는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2014년에는 미국의 대표 트럭 브랜드 나비스타가 국내에 진출했으나 보닛이 앞으로 나와 있는 컨벤셔널(Conventional) 타입 특성상 국내 운행환경과 맞지 않았다. 국내서는 대형 트랙터도 비좁은 도로를 운행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회전반경이 따라주질 못했던 만큼 차주들의 반응도 냉담했다.

일본 히노트럭
일본 히노트럭

물밀듯 들어오는데…생존 위해선?
앞서 언급했듯 10년 전 국내시장에 진출한 수입 브랜드 대다수가 현재 사라졌거나, 혹은 병행수입으로 맥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중국산 전기버스가 국내에 대거 진입하고 있지만, 이들 브랜드가 국내시장서 안정적인 판매고를 올리기까지 앞으로 들일 시간과 노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승용차와 마찬가지로 상용차 부문서도 유럽 브랜드가 강세다. 그만큼 국내 소비자들의 차량을 보는 수준이 까다롭다는 말이기도 하다. 국산 브랜드가 버티고 있는 한 단순히 차량 가격만 저렴하다고 구매 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기술력만을 강조해도 통하지 않는다. 그간 세계시장에서 보여준 브랜드의 가치는 물론 국내시장에 대한 투자와 열정이 있어야 열리는 시장이다. 

최근 누적판매대수 3만 대를 기록한 볼보트럭은 제품력뿐만 아니라 국내 연비왕대회를 비롯 여성 인력 확충, 수입 브랜드 최다 서비스센터 31개소를 확보하는 등 국내에 많은 투자를 통해 고객들의 신뢰를 받으며 상용차 업계를 선도해오고 있다.

만트럭버스는 지난해 호주-아시아 12개국 지역 본부로 만트럭버스코리아를 선정, 한국시장의 지위를 격상시키고, 유로6 A·C 엔진을 탑재한 총 4,400여 대의 모든 자사 트럭을 자발적으로 리콜조치 하는 등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이전까지 자체 박람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스즈의 경우 국내 진출한 지 5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고객 편의를 고려해 직영 서비스센터를 포함 서비스센터를 28개소로 늘리는 등 단기간 내 서비스 수준을 크게 끌어올렸으며, 전국 시승 및 찾아가는 서비스 캠페인 등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이들 브랜드가 국내시장에 자리 잡기까지 단순히 제품력에 기대지 않고, 많은 연구와 투자를 통해 시장을 일궜다. 최근 정부의 친환경 상용차에 대한 구매 보조금 지원으로 중국산 상용차 브랜드가 물밀 듯 들어오고 있는 가운데 10년 뒤에도 국내시장서 판매를 지속할 지 앞으로의 향방이 주목된다.

중국의 둥펑쏘콘
중국의 둥펑쏘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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