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 두고 ‘수소전기 vs.수소엔진’ 한판 대결
과거 잊혀진 기술이었던 수소엔진 최근 급부상
상용화 나선 수소전기 상용차에 맞대응 분위기
수소 연료 두고 ‘IAA 2022’서 기술 향연 준비중

독일의 수소기업인 케유(KEYOU)에서 개발한 프로토타입의 수소엔진 트럭. 벤츠트럭 악트로스 차체를 활용했다.
독일의 수소기업인 케유(KEYOU)에서 개발한 프로토타입의 수소엔진 트럭. 벤츠트럭 악트로스 차체를 활용했다.

갈수록 심해지는 환경 및 대기오염과 해를 거듭할수록 강화되는 디젤 차량 배기가스규제. 국내외 상용차 브랜드들이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로 친환경 차량을 개발해야 하는 당면 과제를 떠안은 것이다. 

배기가스 규제에 맞춰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고자 천문학적인 개발비를 엔진과 후처리장치에 쏟아부은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던 글로벌 상용차 브랜드들은 2025년 시행될 배기가스 규제인 유로7(Euro 7)을 앞두면서 동시에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강화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친환경 상용차 연료로 떠오른 것은 ‘전기’와 ‘수소’. 이중 중대형 상용차에 최적화된 연료로 ‘수소’가 주목받고 있다.

수소전기, 일단 상용화 성공했지만 가격 발목
수소차는 수소연료전지차와 수소엔진차 두 가지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흔히 알고 있는 수소차라하면 수소연료전지(FCEV, Fuel Cell Electric Vehicle) 방식을 말한다. 전기차의 연장선상으로 수소로 배터리를 충전해 모터로 구동하는 방식이다. 

현대자동차가 이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데, 현재 일렉시티 FCEV와 유니버스 FCEV, 엑시언트 FC EV, 메가트럭 FCEV 등이 대표적인 실용화 사례다. 대형 상용차를 끌 수 있는 높은 출력, 긴 주행거리, 빠른 충전, 공기정화 기능 등 기존 전기 상용차의 한계를 돌파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수소연료트럭에 사용되는 연료전지에는 고가의 원자재가 투입돼 차량 가격이 상당해진다. 가령,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디젤 대형버스의 평균 가격이 약 1억 원대 수준인데, 동급 전기버스의 경우 3억 원대, 수소버스는 6억 원대로 비싼 몸값을 자랑한다.

사실상 수소전기 상용차는 정부의 구매 보조금 없이 개인이 구매하기 힘든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수소 충전 인프라가 확보되더라도 연료전지 가격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보급 대중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수소엔진, 내연기관과 구성 부품 큰 차이 없어
이런 가운데 최근에 상용차 업계서는 내연기관 엔진의 몇몇 부품을 바꿔 친환경을 이룬 수소엔진도 염두에 두고 개발에 한창이다. 

수소엔진은 과거 2000년대 몇몇 완성차 브랜드가 선보이며 잠시 주목받은 적이 있었는데, 경제성과 내연기관 기술력의 한계 등에 봉착해 금세 잊혀졌으나 최근 다시 주목받기 시작하고 있다.

지난해 토요타를 비롯해 일본서 수소엔진 관련 제품들이 하나 둘씩 공개되고 있는데다가 미국의 디젤엔진 제작사인 ‘커민스’ 또한 중대형 상용차용 수소엔진 개발을 천명했고, 독일의 수소기업인 케유(KEYOU) 또한 프로토타입의 수소엔진 트럭을 선보이는 등 수소엔진은 내연기관의 대체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수소엔진은 기존 내연기관에 연료 공급계와 분사계 등을 변경해 수소와 산소를 폭발적으로 연소시켜서 구동력을 얻는 방식이다. 수소엔진은 기존 내연기관의 연장선에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개발비 절감 및 생산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고순도의 그린 수소를 사용해야 하는 연료전지와 달리 수소엔진은 저순도로도 구동이 가능하다는 점도 한 몫 한다.

다만, 내연기관의 고온 때문에 질소산화물이 생성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고, 내연기관 특성상 모터보다는 출력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수소엔진의 부품은 연료 공급계와 분사계 등을 제외하면 기존 내연기관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최대 장점.
수소엔진의 부품은 연료 공급계와 분사계 등을 제외하면 기존 내연기관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최대 장점.

수소엔진, 내연기관 잇는 가교 구실할까
유수의 상용차 브랜드들이 차세대 연료를 두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 중이나, 아직 시장을 선점할 만큼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내연기관의 신뢰도가 절대적인 중장비 및 트럭 시장에서는 2050년까지도 디젤 엔진이 운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기존 내연기관을 이용한 수소엔진을 두고 많은 상용차 브랜드와 관련 업체들은 수소엔진의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한때 기존 내연기관과 친환경 상용차 간 가교 역할을 해주었던 천연가스(CNG·LNG)가 디젤과 함께 퇴장할 준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수소엔진이 그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유럽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오는 9월 개최되는 세계 최대 상용차박람회인 독일 하노버상용차박람회(IAA)에서 글로벌 상용차 브랜드와 부품 및 특장업체들은 수소전기를 비롯 수소엔진 등 수소 관련 기술을 쏟아낼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형 상용차의 친환경 연료로 대다수 상용차 브랜드들이 수소를 낙점한 상태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기술의 진보가 이뤄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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