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은 각 국가의 화물운송 환경에 맞춰 발달한다. 가령 일본의 경우 데이캡(Day Cab, 침대 공간이 없는 캡)과 저상캡(차고를 낮춘 캡)의 선호도가 높다. 한국과 유럽은 슬리퍼캡(Sleeper Cap, 침대 공간이 있는 캡) 위주로 운용된다.

장시간 운전에 컨벤셔널 타입 제격
미국 트럭은 어떤 특성을 갖고 있을까. 먼저, 미국 대형트럭을 보면 우리가 흔히 보던 모습과 달리 보닛이 앞으로 튀어나와 있다. 이 같은 형태를 미국 트럭의 전통이라는 의미를 담아 컨벤셔널(Con ventional) 타입 트럭이라고 부른다.

컨벤셔널 타입 트럭은 보닛 안에 엔진이 있다 보니, 실내 공간을 크게 뽑아낼 수 있어, 장시간 운전해야 하는 미국 운송시장과 잘 맞아 떨어졌다. 특히, 직선 평야 도로 위의 광활한 미국 도로에서는 컨벤셔널 타입 트럭의 가장 큰 약점인 넓은 회전반경과 부족한 전방 시야 확보 또한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후 캡오버 타입 트럭은 도심 운행만 하는 일부 중형급 트럭을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참고로 플래그쉽 모델의 경우 업무 공간인 운전석과 휴식공간인 침실이 분리될 정도로 광활한 공간을 자랑한다.

유럽 보다 다소 낮은 엔진 출력
엔진 세팅 또한 유럽 트럭과 다르다. 고마력을 선호할 것 같은 미국 트럭들의 엔진 출력은 의외로 동급 유럽 모델 보다 다소 떨어진다. 배기량 12~13ℓ급의 유럽 트랙터는 510~570마력을 선호한다면, 동급 미국 모델은 480~ 500마력을 선호한다. 변속기 또한 유럽은 12단 자동변속기 트럭이 흔한 반면, 미국은 18단 수동변속기 차량이 많다. 실제 유럽산 브랜드가 북미 지역에 판매하는 엔진의 경우 출력을 디튠(Detune, 성능을 낮춤)시킨 대신, 다단화된 변속기로 출력을 극복한다.

미국만의 독특한 튜닝 문화도 빼놓을 수 없다. 엔진 스왑 등 튜닝에 관대한 미국 자동차 법으로 인해 생긴 머슬카 문화처럼 트럭에도 이와 유사한 문화가 있는데, 바로 반 조립 트럭인 ‘글라이더 트럭(Glider Truck)’이다. 미국에서는 완성차 브랜드에서 파워트레인이 빠진 캡 섀시(글라이더 트럭)를 구매해 원하는 브랜드의 엔진, 브레이크, 서스펜션 등을 고를 수 있다.

이렇게 튜닝이 자유롭다 보니 외관도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뉘는데, 고출력 엔진 스왑 등 튜닝에 특화된 엔진룸을 가진 각지고 투박한 클래식 디자인 형태와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고 연료 효율성이 뛰어난 파워트레인 세팅을 위주로 한 유선형 디자인 형태가 모두 발달했다.

또한 광활한 미국 도로 특성상 차량 고장 시 출동 정비서비스를 받기 어렵기 때문에 정비성에도 집중하는 모습을 띤다. 경미한 전방추돌이 발생할 경우 최소한 운행이 가능하도록 라디에이터 그릴 위치를 높게 설치한다거나, 엔진룸 공간을 여유롭게 두어 정비를 용이하게 설계했다.

또한 운전자가 차량의 상태를 쉽게 파악하기 위해 트럭 계기판에 다양한 게이지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데, 일반적으로 트럭에 달린 속도계와 엔진 회전계, 에어탱크 압력계 외에도 추가적으로 유압계, 전압계, 터보 부스트압 등 다양한 게이지가 부착된 것 또한 미국 트럭만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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