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소상용차 시대② 전국 누비는 수소버스
작년 7월 16대에서 올해 7월 106대로 증가
현대차의 수소버스 전용 충전소 구축 노력 덕
9월 연료보조금 시행…연말께 200대 전망

현대자동차의 친환경 수소버스인 ‘일렉시티 FCEV’의 운행대수(누적 등록대수)가 어느새 100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7월까지 16대에 불과하던 수소버스가 1년 만에 90대 더 보급된 것이다. 이 같은 성과는 현대차와 각 지자체가 수소버스 전용 충전소 확보에 집중 투자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올해 4분기에 시작될 전국 시내버스 대폐차 주기에 맞춰 수소버스 보급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현황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전국에 누적 등록된 수소버스는 총 106대로 1년 전인 지난해 7월(16대)과 비교해 90대, 지난해 전체(75대)에 비해 31대가 늘었다. 수소버스의 누적 등록대수가 100대에 도달한 건 올해 2월이며, 지난 5월까지 6대가 더 보급된 이후 현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국에 보급된 수소버스의 대부분은 사업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등록된 수소버스 106대 중 86.8%(92대)가 시내버스와 같은 사업용으로 운행 중이며, 나머지 13.2%(14대)는 경찰버스나 관용버스, 셔틀버스와 같은 비사업용으로 운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소버스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지역은 경남 창원과 부산이다. 두 지역이 지난 7월까지 도입해 운행 중인 수소버스는 총 48대로 이는 전국 수소버스(106대)의 45.3%에 이른다. 두 지역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소충전소를 보유하고 있는 등 ‘수소특화도시’를 표방하며 수소버스 도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밖의 지역에서 수소버스 운행대수는 전북권(16대)과 충남권(13대), 서울(9대), 인천(7대), 울산(6대), 광주(6대), 세종(1대) 순으로 집계됐는데, 이중 수도권에 등록된 수소버스 대부분이 비사업용으로 운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9대 중 5대가 경찰버스로 활용되고 있으며, 인천의 경우 7대 모두 인천국제공항을 오가는 셔틀버스로 운행 중인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수도권 외 지역에서 수소 시내버스의 도입이 활발한 모양새다.
수소버스 전용 대용량 충전소가 핵심
1년 전만 해도 수소버스의 누적 등록대수가 20대에도 미치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는 수소버스 전용 충전소의 부재다. 수소버스 한 대의 수소탱크 용량은 845리터(ℓ)로 수소승용차 모델인 넥쏘(156.6ℓ)의 5배가 넘는다. 그만큼 한 번 충전할 때마다 많은 수소를 필요로 하는데, 국내에 구축된 대부분의 수소충전소가 수소승용차를 기준으로 설계돼 있어 하루에 충전할 수 있는 수소버스의 대수가 제한됐다.
수소승용차와 동일한 충전소를 이용하다보니 겹치는 시간대를 피하고자 이른 새벽이나 늦은 시간대에 충전을 해야 하는 점도 운수업체가 수소버스 도입을 꺼린 이유로 작용했다.
분위기 반전은 지난해 중순 현대차가 국내 최초 수소상용차 전용 충전소를 열면서 시작됐다. 현대차는 지난 6월 전북 완주에 수소버스와 수소트럭에 특화한 ‘완주 수소충전소’를 개소했다. 이 충전소는 기존 수소충전소 대비 용량이 2배 이상 늘어 시간당 약 110kg을 충전할 수 있다. 이는 수소버스를 최대 5~6대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전용 충전소의 부재로 수소버스를 한 대도 보급하지 못했던 전북은 완주 수소충전소 건설이후 지금까지 총 16대를 보급하며 전국에서 수소버스를 세 번째로 많이 보유한 지역이 됐다.
각 지자체도 수소버스 보급을 위해 대용량 수소충전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경남권 지역이 수소버스 전용 충전소를 구축해 운영 중이며, 인천도 향후 수소버스 보급을 대비해 인천국제공항에 수소버스용 대용량 충전소를 지난 7월 개소했다.
부산은 올해 말까지 기장군 동부산공영차고지에 직접 수소를 생산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수소버스 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며, 울산과 인천은 국토부의 대용량 수소충전소 구축 사업에 선정돼 연내 개소할 방침이다. 9월 중 수소버스 충전소 개소를 앞둔 충주시도 연말 완공을 목표로 하루 수소버스 200대를 충전할 수 있는 복합 충전소를 추가 건설 중이다.

4분기 보급 탄력…운행대수 200대 전망
수소버스의 보급은 4분기부터 본격적인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9월부터 수소버스에 연료보조금이 지급되는데다 연말이면 전국의 시내버스 대폐차 주기가 도래하기 때문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운행 중인 모든 사업용 수소버스가 이월부터 연료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지급단가는 1kg당 3,500원 수준. 현재 국내 수소차 충전비용은 1kg당 8,000 ~9,000원으로 보조금을 받으면 경유·CNG버스와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4분기부터 수소버스 도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여기에 각 지자체가 구축 중인 수소버스 전용 충전소가 계획대로 완공된다면, 시내버스의 대폐차 주기가 도래하는 연말쯤 전국을 달리는 현대차의 ‘일렉시티 FCEV’가 200대를 넘기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
|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해당 DB브랜드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