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개발에 미온적인 완성차 업체와 달리
스타트업, 공격적인 성능과 신기술로 중무장
오버스펙으로 출시시기에 맞춰 나올지는 의문
다가오는 전기차 시대에 맞춰 새로운 전기트럭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간 자동차 시장은 내연기관 중심의 완성차업체가 주도했지만, 최근 친환경차가 주목받으면서, 전기 배터리 및 모터 등의 전기차 관련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완성차업체들의 경우 기존 내연기관 차체 및 플랫폼을 활용한 전기트럭을 제작하거나 기존 차량과 판매 간섭을 염두해 전기차 개발에 다소 미온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아울러 내연기관 특성상 여러 부품·용품·제조 협력업체들이 합심해 차량을 제작하는 만큼, 완성차업체 마음대로 생산라인을 변경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혁신형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초기 창업기업 스타트업(Startup) 의 경우, 거칠 것이 없기에 설계 초기부터 전기트럭 개발 콘셉트를 잡은 만큼 공력성능을 고려한 과감한 디자인은 물론, 완전자율주행을 위해 운전석을 없애버린 트럭 디자인을 선보이거나 기존 내연기관에 필적하거나 뛰어넘는 성능을 자랑하는 등 기존 완성차업체 대비 과감한 시도를 하는 게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대표적인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Tesla)와 미국 스타트업 엑소스(Xos)는 기존 완성차업체가 선보인 전기트럭 보다 월등한 스펙을 자랑하는 모델을 선보이는가 하면, 스웨덴 아인라이드(Einride)는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전기트럭을 공개했으며 영국 볼타트럭(Volta trucks)은 전기트럭의 확장성을 강조한 플랫폼을 선보였다.

테슬라 ‘세미(Semi)’
제로백이 5초? 화물차 맞아?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2017년 공개한 클래스8 전기트럭 세미(Semi)는 막바지 담금질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테슬라는 미국 네바다주에 위치한 기가팩토리에서 전기트럭 전용 생산 라인을 구성, 세미를 양산할 준비를 거의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 세미는 모델 3에 들어가는 전기모터 4개가 탑재돼 최대출력을 769kW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1회 충전 시 최대주행거리 483km와 805km를 가진 2가지 버전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현재 판매 중인 타사 전기트럭이 완충 시 250~300km를 이동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스펙이다
특히, 세미는 강력한 모터와 낮은 공기저항 디자인으로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이 스포츠카 수준인 5초에 불과하며, 완전 적재 시 20초 정도로, 기존 내연기관 트럭보다 3배가량 빠르다. 이처럼 고스펙을 갖춘 세미는 출시만 된다면 상용차업계에 일대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아울러 테슬라는 자사 충전기인 테슬라 메가차저(Tesla Megacharger)를 이용하면 30분 안에 644 km을 이동할 수 있는 양만큼 급속 충전이 가능하다. 한편, 세미는 현재까지 물류업체 월마트(175대), UPS(125대) 등과 공급 계약을 마친 상태이며, 북미서 사전 주문량은 2,000여 대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인라이드 ‘팟(Pod)’
소수 관리자가 수십 대의 전기트럭 관제
영국 스타트업 아인라이드는 전기트럭에 자율주행과 원격조종 기술을 심어 넣었다.
아인라이드의 전기트럭 팟(Pod)은 2017년에 공개된 총중량 26톤의 전기트럭으로 한번 충전에 128~ 177km를 이동할 수 있으며 차량에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고 한 명의 원격 운영자가 최대 10대의 자율주행 트럭을 제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인라이드는 소수의 운영자가 트럭 여러 대를 제어할 수 있는 ‘자율전기교통(Autonomous Electric Transport·AET)’ 플랫폼을 구축해, 지난 2018년부터 독일 물류기업 DB 쉥커(DB Schenker)와 제휴해 자율주행트럭을 테스트하고 있으며 스웨덴 코카콜라와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아인라이드는 올해 안에 팟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네 가지 수준의 AET를 제공한다. AET 1단계는 공장 내부를 오가는 수준이며 AET 2단계는 일반 도로를 포함한 근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 AET 3단계는 45km/h 이하의 속도로 일반 도로를 주행할 수 있으며 AET 4단계는 80m/h 이상으로 고속도로 주행이 가능하다.
다만, 아인라이드는 트럭을 판매하는 방식이 아닌 AET 단계에 따라 구독하는 방식으로 트럭을 공급할 예정이며 올해엔 1~2단계까지만 지원하고 3단계는 내년, 4단계는 내후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볼타트럭 ‘볼타제로(Volta Zero)’
전기트럭 전용 플랫폼으로 다양한 버전 구상
스웨덴의 전기트럭 스타트업 볼타트럭은 자사 전기트럭 섀시를 기반해 생산효율성을 높인 전기트럭을 시판할 계획이다.
볼타트럭에 따르면 업계에서 가장 빠른 불과 반년 만에 이 섀시를 설계 및 개발하는 데 성공했으며, 앞으로 볼타트럭만의 디자인과 기능을 토대로 삼을 계획으로, 올 연말 안에 전기트럭 ‘볼타 제로(Volta Ze ro)’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이 모델은 총중량 16톤급 전기트럭으로 1회 충전 시 150~200km를 이동할 수 있으며 최대출력은 110kW를 발휘한다. 최고시속은 90km에서 제한된다. 이 모델의 장점은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장착해 안전성을 높였고, 통합형 전기 파워트레인 ‘e액슬’을 적용해 부피와 무게를 줄이고 차량 구조를 단순화했다는 것이다.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전기차에 주로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화재 위험이 낮고 ‘e액슬’은 상용차에 최초로 적용된 통합형 전기 파워트레인이다. ‘e액슬’은 전기모터, 파워 일렉트로닉스, 변속기를 통합했는데 현재 완성차업체의 전기트럭이 전기 모터에 변속기를 겸용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한 단계 진일보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볼타트럭은 2025년까지 7.5톤, 12톤, 19톤 모델을 확충해 연 2만 7,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엑소스 ‘이티-원(ET-One)’
고성능 갖췄지만 가격은 저렴하게
미국 스타트업 엑소스도 고성능 전기트럭 개발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다.
2017년에 공개된 총중량 36톤의 클래스8 전기트럭 이티-원(ET-One)은 완충 시 483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최대출력은 350kW를 발휘한다.
엑소스는 이티-원의 스펙 공개 당시 테슬라 세미의 대항마로 주목받았는데 이는 자사가 만든 섀시 ‘X-플랫폼’과 전용 ‘배터리 X-팩’을 적용해 고성능을 발휘하면서도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후 엑소스는 클래스5~8까지 차급을 늘려 미국 운송업체 UPS, 루미스(Loomis)와 업무협약을 맺고 시범 운행을 진행하고 있지만, 2019년 생산이 목표였던 이티원은 현재까지도 뚜렷한 생산 일정이 나오지 않고 있다.

라이언 일렉트릭, ‘라이언8(Lion 8)’
스쿨버스 제조업체로 시작해 전기차 업체로 발돋움
캐나다의 전기차 업체 라이언 일렉트릭은 2019년 클래스8 전기트럭 ‘라이언8(Lion 8)’ 양산에 성공했다.
라이언8은 총중량 27톤에 완충 시 274km를 이동할 수 있으며 최대출력은 350kW를 발휘한다. 배터리팩과 트럭 섀시 모두 자체 기술로 제작되며 양산도 가능하다.
라이언 일렉트릭은 2011년 스쿨버스를 제작하는 회사로 출발해 2017년부터 전기버스 제작업체로 선회했으며 2019년엔 전기트럭 라인업을 공개하며 트럭과 버스를 아우르는 전기상용차업체로 성장했다. 또한, 다른 업체와 달리 캐나다에서 연간 2,500대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라이언 일렉트릭은 올해 1월 세계 최대 온라인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과 전기트럭 2,500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으며 미국 일리노이주에 전기상용차 공장을 건설하는 등 미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