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특장 시장에서 메가트럭 점유율 86%
저렴하고 특장작업 쉬워 특장 선호도 최고
특장업계, “단종에 매출감소 당분간 불가피”
파비스·더 쎈·포워드 등 대체 차종으로 물망

특장차 선호도가 높았던 메가트럭이 오는 6월을 끝으로 단종되면서 국내 특장업계가 대체차종 찾기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특장차 선호도가 높았던 메가트럭이 오는 6월을 끝으로 단종되면서 국내 특장업계가 대체차종 찾기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현대차가 얼마 전 오는 7월부터 메가트럭을 단종한다고 밝혔다. 2004년 출시 이후 꾸준히 개량을 거쳐 온 메가트럭의 생명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는 결정이다. 메가트럭은 지난 2019년 증톤 허용을 골자로 하는 화물운송시장 업종개편이 시행된 뒤로, 준대형트럭에 자리를 뺏기며 판매량이 줄곧 감소해왔다. 

이런 가운데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차량총중량 3.5톤 초과 트럭에 대한 첨단안전장치 설치 의무화가 메가트럭 단종의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구형 모델인 메가트럭에 첨단안전장치를 적용할 경우, 이에 따른 막대한 개발비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메가트럭의 빈자리를 준대형트럭 파비스로 대체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상세한 수치는 상용차매거진(93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상세한 수치는 상용차매거진(93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메가트럭의 단종은 시장에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는가. 메가트럭은 출시 이후 18년간 국내 트럭시장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자랑했다. 특히 카고트럭 시장보다 특장 시장에서 선호도가 더 높았는데, 장수모델 특성상 차량에 대한 연구가 충분히 이뤄져 특장 작업이 용이한 데다 다른 경쟁 모델에 비해 가격이 저렴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메가트럭에 특화된 생산라인을 갖춘 특장업체가 많다는 점도 대량 주문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차량 등록원부를 가공, 본지에 독점 제공하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메가트럭이 중형 특장 시장에서 차지한 점유율은 86.0%로, 중형카고 시장에서 차지한 점유율(73. 4%)보다 12.6%p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장 시장에서의 메가 위상이 그만큼 막강했다는 뜻이다. 

※상세한 수치는 상용차매거진(93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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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트럭 단종에 매출 하락 불가피
국내 특장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던 메가트럭의 생산 중단으로, 메가트럭을 주력으로 제작하던 특장업체의 매출 감소도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1분기 메가트럭 특장 모델 판매량은 전 분기와 비교해 줄었다. 올 1분기(1~3월) 메가트럭 특장 모델(카고 제외) 신규등록대수는 649대로 지난해 4분기(716대)보다 10% 수준 감소했다. 

특장업체가 현대차로부터 받는 메가트럭 공급량이 감소해서인데, 같은 기간 전체 특장 시장이 약 5% 성장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 탑차 제작업체는 메가트럭 단종을 고려, 재고확보 목적으로 올해 초 메가트럭을 대량 주문했으나 현대차의 공급량 조절로 인해 당초 주문 대수의 절반밖에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메가트럭을 주력 제품으로 삼는 또 다른 특장업체는 상반기 매출액이 지난해와 비교해 절반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메가트럭에 의존하던 일부 특장업체의 경우 하반기 판매 계획에도 차질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메가트럭으로 고소작업차를 제작하는 한 특장업체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고객 업체와 분기 단위로 계약을 맺는데 5월부터 메가트럭 공급이 끊기는 탓에 추가 계약도 5월에서 중단된 상태”라며 “메가트럭의 대체차종을 선택해 고객사를 새로 설득하고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하반기 마케팅을 위한 준비과정에만 6~7월을 다 쏟아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탑·축차는 ‘미지수’…탱크로리·특수차는 ‘파비스’ 체제
현재 대부분의 특장업체는 메가트럭 단종에 대비해 파비스 특장 모델을 제작해 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향후 중형 특장 시장 전망에 대해선 업체마다 의견이 갈렸다. 탑차와 축차(가변축) 전문 특장업체는 기존 메가트럭의 수요가 파비스와 동급 중형트럭, 준중형트럭으로 분산될 것이라고 내다본 반면, 탱크로리와 고소작업차 등을 제작하는 특장업체는 파비스가 메가트럭의 빈자리를 대부분 이어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화물운송용으로 활용되는 탑차와 축차의 경우 고객의 운송 스타일이 결정적인 변수가 될 전망이다. 중·장거리 및 고하중 화물을 주로 운송하는 차주의 경우 메가트럭이 단종 돼도 성능과 안전사양 면에서 더 우수한 파비스로 옮겨갈 수 있으나, 시내 운송을 주로 하는 차주는 비교적 좁은 길을 다녀야 하는 탓에 메가트럭보다 캡과 차체가 큰 모델을 선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윙바디를 주로 제작하는 한 탑차 업체 관계자는 메가트럭 수요가 이미 파비스로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메가트럭 단종 소식이 들리던 지난해 말부터 메가트럭 주문량이 줄고 파비스 계약건수가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아무래도 장거리 운행이 잦은 윙바디 특성상 차주 입장에선 찻값이 다소 비싸더라도 파비스가 더 나은 선택지로 다가온 것 같다.”고 말했다.

파비스 청소차
파비스 청소차

반면 한 냉동·냉장탑차 제작업체 관계자는 메가트럭의 동급 혹은 아래 차급이 대체차종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냉동·냉장 탑차가 주로 시내운송용으로 활용되는 탓에 다른 중형트럭 모델에 비해 캡 사이즈가 작은 메가트럭을 선호하는 고객이 많았다.”며 “상대적으로 캡이 커 기동성이 부족한 파비스나 타타대우의 프리마, 노부스 중형모델은 적당한 대안이 되기 어렵고, 오히려 가격적으로나 기동성으로나 타타대우의 ‘더 쎈 펜타(5톤)’이나 이스즈의 ‘포워드’ 또는 준중형트럭으로 수요가 쏠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중 더 쎈 펜타에 대해선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더 쎈 펜타를 메가트럭 대안으로 검토 중이긴 하지만 아직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장 반응을 알 수가 없어 섣불리 대량생산 체제에 돌입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더 쎈 펜타는 지난해 말 출시된 타타대우의 5톤급 준중형트럭으로, 실용성과 기동성이 중요시되는 특장 시장에서 메가트럭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더 쎈 파워게이트
더 쎈 파워게이트

 

볼보트럭(FL, FE), 벤츠(아테고), 만(TGM), 스카니아(P280), 이베코(유로카고) 등 수입산 경쟁 모델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지 않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를 구매하던 고객은 계속 현대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데다 수입산 모델 대부분이 메가트럭보다 가격이 비싸고 캡 크기가 커 적당한 대안이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렇듯 화물운송용 특장 시장에 대한 전망이 업체별로 엇갈리는 가운데 탱크로리와 고소작업차 등을 제작하는 특장업계는 메가트럭의 빈자리를 파비스가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특장 작업의 용이함 때문이다.

한 탱크로리 제작업체 관계자는 “메가트럭을 대체할 만한 모델이 파비스 말고는 마땅히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타사 경쟁 모델의 경우 캡 사이즈가 크고 하부 공간이 좁으며 앞뒤 타이어 크기가 서로 다른 등 구조적인 문제 탓에 탱크로리와 같은 저장용기를 제작하기가 까다롭다.”며 “상대적으로 특장 작업이 쉬운 파비스가 메가트럭의 대체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워드 냉동탑차
포워드 냉동탑차

특수차량 관련 특장업계도 비슷한 의견이다. 한 사다리차 제작업체 관계자는 “사다리차는 차량 전고가 낮을수록 현장작업 시 안정적이기 때문에 그간 메가트럭으로만 제작해왔다.”며 “프리마나 노부스보다 전고가 낮은 파비스가 5톤급 사다리차에 더 적합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5톤급 모델 기준, 파비스의 전고는 2,795mm이며 프리마와 노부스는 각각 2,865mm, 2,860mm다.

다만 파비스의 비싼 가격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한 환경관련류 특장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비 화물운송용 특장차의 경우 고사양 트럭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이 구매 최우선순위가 되는 경우가 많다.”며 “메가트럭이 단종되는 탓에 어쩔 수 없이 파비스로 특장 모델을 개발하고는 있지만 얼마나 잘 팔릴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압도적인 점유율’ 메가 특장
※상세한 수치는 상용차매거진(93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현대차 5톤급 메가트럭은 카고 시장보다 특장 시장에서 인기가 더 높다. 차량 가격이 저렴하고 특장 작업이 쉬워서인데, 특히 비 화물운송용 특장 시장에서 90% 내외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영향력을 뽐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메가트럭 특장모델(카고 제외) 신규등록대수는 총 2,748대로 중형 특장차 전체에서 86%를 차지했다. 

특장 차종별로 보면 환경관련류와 탱크로리, 특수차 시장의 점유율이 눈에 띈다. 지난해 청소차와 압착진개차 등 환경관련류로 신규등록된 메가트럭은 총 1,040대로 시장점유율 99.1 %를 기록했으며, 탱크로리 및 특수차 시장에선 각각 점유율 89.4%(186대), 86.7%(1,079대)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렴한 가격과 낮은 전고로 인한 특장 작업의 용이함, 작은 캡을 내세운 기동성으로 해당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는 형국이다. 

이어 윙바디와 냉동·냉장탑차와 같은 탑차 시장과 견인차 및 활어차를 포함하는 전문수송류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각각 72.9%(291대), 51. 7%(152대)로 집계됐다. 전문수송류의 경우 상대적으로 고급 이미지를 갖춘 수입산 모델에 밀려 낮은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보이나 여전히 과반을 차지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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