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버스 수요 중 85%가 경기도 광역버스
올해 40여 대 공급 계획…공급 안정화 단계
현대차는 2층 전기버스 개발…하반기 출시

2015년부터 도심을 달리기 시작한 2층버스는 올해로 200대 넘게 수도권을 활보하고 있다.
2층버스는 2014년 광역버스 입석금지 조치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었다. 서울과 위성도시를 오가는 장거리 출퇴근 인구가 많은 만큼, 경기도는 한번에 70명 이상을 실어나를 수 있는 2층버스와 같은 대용량 수송수단이 필요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순조롭게 진행됐던 것만은 아니다. 경기도는 4m에 육박한 높은 전고로 인한 안전성, 4억원에 달하는 차량가격, 그리고 광역버스로써의 실용성 등을 두고 고민했고, 2014년 시범운행을 통해 국내 도로환경서 운행할 수 있는지 검증에 나섰다. 그 결과 2층버스는 시민들의 호응을 얻으며, 광역버스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됐다.
■ 2014~2016년: 2층버스 출진 채비
2014년 2층 버스의 대명사로 꼽히는 알렉산더데니스(ADL) 사의 ‘엔바이로(Enviro) 500’ 2층버스가 시범 운행을 시작하며 경기도에서 몸을 풀었다. 그러나 엔바이로는 예산에 비해 높은 단가와 국내 규정상 전고 부적합을 이유로 시장에 진입하지 못했다.
1년 가까이 난항을 겪은 2층버스는 2015년 2층버스 도입 기본계획이 수립되고 정부의 예산 보조가 시행됨에 따라 경기도에 모습을 드러냈다.
도입된 버스는 볼보의 ‘B8RLE’ 모델. 도는 13억 5,000만 원의 예산을 지원했고 남양주시·김포시 2개 지역에 9대가 운행을 시작했다. 2015년 2층버스는 15대가 첫 신규등록됐다.
2016년에도 13억 5,000만 원의 예산에 총 10대가 신규등록됨에 따라 누적대수는 25대로 늘어났다. 2층버스는 시민들의 만족도 조사와 함께 도로 정비, 구매 및 관리 방안을 수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수도권을 누빌 준비를 끝냈다.

■ 2017~2018년: 2층버스 전성기
경기도는 2017년부터 2층버스 도입에 박차를 가했다. 2층버스 구매 예산을 약 8배 늘려 105억원을 편성했다.
여기에 만트럭버스의 라이온스 2층버스가 시장 진입을 알리며 기존의 볼보 B8RLE와 함께 2층버스 공급도 활성화되었다. 그러면서 2층버스는 2017년에만 총 65대, 누적대수는 90대를 기록했다.
2018년 2층버스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경기도는 2층버스 구매 예산안을 전년보다 더 늘린 150억원으로 편성했다. 공급도 순조로웠는데 97대가 신규등록됐고 누적대수는 187대를 찍으며 전성기를 맞이했다.
전국 지자체에서도 2층버스를 도입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 2019년: 전년보다 감소? ‘주춤’ 아닌 ‘안정’
2019년에 등록된 2층버스 수는 67대로 전년에 비해 30% 감소했다. 예산안도 2018년에 비해 대폭 삭감된 65억원에 그쳤다.
이에 대해, 경기도청 대중교통과의 관계자는 2층버스의 수요가 주춤한 것이 아닌 공급조절이 들어간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경기도는 매년 연차적으로 2층버스를 도입해 광역버스의 20% 수준인 423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 계획에 맞춰 2층버스의 도입대수를 조절하다 보니 일시적으로 일어난 일일 뿐 2층버스의 하락을 예고하는 지표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실제 경기도 내에서 2층버스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2019년 경기도가 조사한 2층버스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종합 만족도는 ‘대체로 만족하는 수준인 75점으로 평가됐다. 또한 2층버스가 출·퇴근 불편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답변도 84%, 향후 이용 의사를 묻는 질문에도 96%가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2층버스의 공급을 줄여야 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 2020년: ‘전기’ 신입생 등장 예고
2020년 2월 기준, 2층버스의 운행대수는 총 254대다. 이 중 215대가 경기도에서 운행되며 무려 84.6%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경기도의 2층버스 도입계획(423대)에서도 절반 이상의 목표치를 달성했다.
경기도는 2020년 2층버스 예산을 64억원으로 편성하고 공급 대수는 40대를 계획했다. 전성기에 비해 예산과 공급이 줄어든 것은 현재 2층버스가 한계점에 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 2층버스는 수송량에서 기대한 성과를 달성했지만 기존의 디젤엔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2층버스도 친환경 바람을 피해갈 수 없게된 것이다. 국토부는 올해 2층 전기버스 사업에 48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2층 전기버스는 수도권에 도입되어 출퇴근 시간 교통혼잡을 해소함과 동시에 미세먼지도 줄이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계획이다.
이에 현대차가 2층 전기버스를 개발해 시장에 진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5월 국토교통기술대전에서 소개한 2층 전기버스는 올해 상반기 시범 운행을 거쳐 하반기 20여 대가 광역버스로 투입될 예정이다.
기존의 볼보·만트럭버스의 양강구도에서 ‘친환경’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온 현대차 신입생이 2층버스 시장에 친환경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