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현재 4대 운행·올해 12대 보급 계획
굴절버스, 친환경·대용량 수송에 최적 판단
완전 정착 위해 충전 인프라 구축에 최선

굴절 전기버스 운행모습.

굴절버스는 일반버스 두 대를 연결한 모습으로 ‘기차버스’라고도 불린다. 한 번에 많은 승객을 태울 수 있어 기존 버스의 한계를 극복한 교통수단이라 평가 받는다.

지난 2004년 굴절버스가 서울시에 정식으로 도입된 바 있다. 

당시 서울시는 대중교통체계(BRT) 개편의 일환으로 유럽에서 천연가스 굴절버스 20대를 들여와 운행했다가 제대로 운행하지도 못한 채 중단한 바 있다. 차량 고장 시 부품조달과 수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해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결국 사후 서비스의 중요성을 간과한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힌다.

굴절버스가 실패를 맛본 지 딱 16년이 지났다. 지난 1월, 세종시는 전기로 운행되는 굴절버스를 도입했다. 

도입 차종은 현대차의 84인승 일렉시티 굴절 전기버스. 4대가 세종 간선급행버스 노선 두 곳에 투입됐다. 

이번엔 굴절버스 도입과 브랜드 선정과정에서 서비스 부분을 가장 중시, 심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품수급과 함께 사후 서비스 등이 충분히 검증됐다는 평가다.
 

이 모델의 최고출력 240kW급 휠 일체형 모터와 256㎾h 용량의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하면 시속 73㎞로 200㎞ 이상 달릴 수 있다. 출입문을 3개 설치해 많은 인원이 타고 내릴 때도 시간이 지연되지 않도록 했다.


친환경으로 부활한 굴절 전기버스의 현 주소와 미래를 알기 위해 세종도시교통공사 관계자(교통기획팀 황지희 과장, 기획혁신처 홍보팀 박선형 팀장)로부터 좀 더 얘기를 들어 보았다. 

Q. 굴절 전기버스를 도입한 배경은?
A. 세종시 대중교통 친환경 정책에 따라 행복청,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도시교통공사가 실무추진협의회를 구성했다. 정책 방향과 도로 상황을 고려, 친환경화와 대용량 수송에 적합한 굴절 전기버스를 도입하기로 협의했다.

Q. 우리나라는 이층버스가 익숙한 편인데, 굴절버스를 선택한 이유는?
A. 논의 초기부터 이층버스 도입은 고려하지 않았다. 세종시에 고가도로가 있어 여건상 이층버스는 운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경기도 같은 경우, 입석률을 낮추기 위해 이층버스를 도입한 경우가 많은데 세종시는 입석률을 낮추는 것보다 대용량 수송과  정시성 더 중요한 상황이었다.

Q. 세종시 도로 환경이 굴절버스에 적합하다고 판단한 근거는?
A. 10년 전 서울의 굴절버스는 차량 뒷부분이 도로 환경을 위협하기도 했다. 이에 세종시 굴절 전기버스는 도입할 때부터 버스 전용도로를 만들었고 전용도로로 100% 운용할 수 있는 노선을 지정했다. 시범운행 시 굴절버스가 운행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구역은 도로부와 협의해 개선했다.

Q. 굴절 전기버스의 총 수용인원은 몇 명인가?
A. 공식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84명으로 발표했는데 실전에선 100명 이상도 수용할 수 있다. 일반 저상버스의 경우, 47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 굴절버스는 그 인원의 2~2.5배 정도 탑승할 수 있다. 실제로 출·퇴근 시간 오송-반석 간 노선에선 100명 넘게 수용한 적이 있다.

Q. 굴절버스를 이용한 시민들의 반응은?
A. 긍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다. 세종시는 출·퇴근 시간에 인원이 몰리는 경우가 많은데 굴절 전기버스가 교통 불편을 많이 해소했다. 

특히 들어올 수 있는 출입구를 3문 배치했기 때문에 승·하차가 용이하다. 두 번째 문은 장애인도 편히 탑승할 수 있고 자동식 휠체어 고정장치를 제공했다. 버스 내부에 휴대폰 충전시설, 미세먼지 필터 등 편의시설을 갖춰 시민들의 만족도가 높다.

Q. 굴절버스 운전이 익숙지 않을텐데 버스기사들의 반응은?
A. 버스기사들도 신차를 운행하는 것에 만족해한다. 우려와 달리, 굴절 전기버스의 출력이 좋고 승차감과 소음 문제도 이전 차량보다 훨씬 개선되었다고 하더라. 

또한 차선이탈경고장치, 전자제어 제동시스템, 전방장애물 경고장치 등 기사를 위한 장치가 안전 운행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Q. 과거 굴절버스는 냉·난방으로 출력이 변했는데, 운용모델서는 문제는 없나? 
A. 굴절 전기버스는 난방 문제가 가장 불거질 시기인 1월에 도입됐다. 현재까지 난방으로 인해 버스 운행에 어려움을 겪었다든가 출력에 문제가 발생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3월까지 추이를 지켜볼 계획이지만 별문제가 없다면 여름의 냉방도 큰 문제가 없을 거라 보고 있다. 

Q. 굴절 전기버스를 위한 충전소 인프라는 어떤가?
A. 현재 운행하고 있는 4대는 문제없이 운용 가능한 기반을 갖췄고 나머지 충전소는 공사 중이다. 4월 말까지 완공할 예정이고 관리동, 세차동, 정비동 등을 세울 계획이다. 충전기는 최대 20기를 배치할 계획이나 굴절 전기버스 추가 도입시기와 맞출 예정이다. 

Q. 굴절 전기버스 지속가능성은?
A. 현재 기술력상 차량 수명이 9년 정도로 보고 있지만, 버스의 친환경화 흐름이 가속되는 만큼 철저하게 친환경 인프라 구축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충전기 20기를 설치하는 이유도 올해 총 굴절 전기버스 12대가 투입된 이후, 친환경 버스가 늘어날 것을 대비해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Q. 향후 운행노선을 확대할 계획이 있는가?
A. 운행노선을 확대하는 것은 어렵다. 이번 도입은 굴절 전기버스에 적합한 전용도로가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새로운 노선에 굴절 전기버스를 투입하려면 오랜 기간 도로를 정비하고 운행 범위를 논의해야한다. 우선 현재 확정 운행하고 있는 노선에 12대를 안정적으로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굴절 전기버스 충전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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