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모든 화물차 차급서 급등락 반복 '웃돈' 30% ↓
증차·증톤 관련법 개정 따라 향후 시세 추가하락 가능성↑

업종개편과 전기 화물차 출시를 앞두고 2019년 들어 모든 종류의 번호판 시세가 일제히 급락했다.

영업용 화물자동차의 번호판 프리미엄(웃돈) 평균시세가 작년 한 해 동안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7월 ‘증톤’을 핵심으로 하는 화물운송 업종개편과 정부의 규제 완화로 영업용 화물운송 시장이 자유로워진 마당에 전기화물차가 속속 등장하면서 기존 영업용 번호판의 수요와 공급 체계를 흔들고 있다. 번호판 프리미엄(일명 넘버) 시세의 하락으로 이어지는 번호판 수급 체계의 불안정이 화물운송 시장에 일대 불안감을 드리우고 있는 형국이다.

번호판 프리미엄 ‘불패 신화’ 꺾였나
<상용차정보> 자체 조사에 따르면, 화물차 수급조절제가 본격 시작된 2004년 이후, 번호판 프리미엄은 매년 꾸준히 상승해왔다.

번호판 매매 시장에서는 매물만 나왔다 하면 팔려나가기 바빴다. ‘넘버 불패’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공급이 막혀 수요를 뒷받침하지 못했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2018년 말, 역대 최고점을 찍었던 개별(화물운송 업종개편 전, 1톤 초과~5톤 미만)과 용달(업종개편 전, 1톤 이하) 번호판의 프리미엄은 2019년에 들어서자마자 하락했다. 정책과 시장의 변화로 번호판 프리미엄이 꺾이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지난해 말 3,200만원대까지 거래되던 개별 번호판 프리미엄은 현재 2,500만원대까지 내려앉았다. 비율로는 30%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경기도 화성의 한 중고트럭 매매상사 대표는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 침체 속에서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을 만큼 전체 물동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반 화물차에 비해 화물운송 시장 진입에 큰 제약이 없는 전기화물차가 본격적으로 공급되기 시작했고, 여기에 현대와 기아가 합류하면서 영업용 번호판 무상 공급이 급진전됐다.”며, 번호판 프리미엄 거래에 있어서 상당한 변화가 생겼음을 전했다.

그는 나아가 “중고트럭은 물론이고 번호판을 문의하는 고객이 3년 전과 비교했을 때 3분의 1도 채 안 된다.”며 판매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용달 수요가 개별 수요 앞지르기도
<상용차정보>는 최근의 번호판 프리미엄 변화를 좀 더 파악해 보았다.

전국 단위로 번호판 프리미엄을 집계하고 있는 ‘넘버거래소(네이버 카페 운영)’자료와 경기도 화성과 발안에 위치한 중고트럭 매매상사에 따르면, 2018년 3,100만원대를 유지하던 개별 번호판 시세가 지난해 1분기(1~3월) 들어 2,850만원까지 하락했다. 이어 작년 7월 업종 개편을 바로 앞둔 2분기(4~6월)에도 큰 폭으로 하락해 2,500만원대에 거래되기도 했다. 연초 대비 20% 이상 급락한 번호판 프리미엄은 업종 개편에 대한 기대감에 따라 상승 반전을 꾀했지만, 9월 이후에는 다시금 하락하는 현상으로 나타났다. 번호판 프리미엄이 올라가고 내려가는 과정에서 화물운송 업계 처음으로 개별 번호판과 용달 번호판의 프리미엄이 역전되는 현상도 발생했다.

일반적으로 업종개편 전에는 1톤 이하까지 운송할 수 있는 용달의 경우, 5톤 미만까지 운송할 수 있는 개별 번호판보다 프리미엄이 더 적게 붙었다.

하지만 화물운송 업종 개편에 따라 1.2톤과 1.4톤 차량들이 개별 화물에서 개인 소형(업종개편 후, 1.5톤 이하)으로 편입되면서, 기존 용달 번호판으로도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번호판 수요가 증가했고, 일정 부분 자유로운 증톤이 허용된 데 따른 기대 심리가 작용하면서 번호판 매도 물량도 동시에 감소해 시세가 크게 회복했다.

운송업계 한 관계자는 “장기 불황 속에 전체 물동량이 감소하면서 중대형 화물차 시장이 축소됐다.”며, “이 빈 공간을 경기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는 용달수요가 채우고 있어 넘버 시세가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반등도 잠시. 전체 물동량이 감소한 상태에서 화물 운수업 종사자의 수익 구조가 개선되지도 않은 채 올랐던 번호판 프리미엄 시세는 불과 2개월 만에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결국 2,500만원의 벽은 깨졌고, 하락 추세는 현재진행형이다.

프리미엄 시세, 잇단 변수로 하락 추세
한편, 번호판 프리미엄은 화물운송 시장 진입 시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의도치 않게 만들어진 거래 부산물인 만큼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즉 번호판 프리미엄은 정부 정책과 시장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화물운송 업종 개편 후 번호판 가격에 가장 영향을 미친 부분은 ‘증차’와 ‘증톤’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어 시장진입에 자유로운 전기화물차, 화물차 안전운임제 등도 번호판 시세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최근 추진되고 있는 위수탁(지입) 제도 개선에 정부의 의지가 실린다면, 번호판 프리미엄은 또 한차례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입제도와 번호판 프리미엄은 큰 상관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화물운송 시장 업종개편, 전기 화물차 진입, 지입제도 개선 등 새로운 변수들의 잇따른 등장에 ‘넘버 불패 신화’는 조금씩 금이 생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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