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까지 덤프트럭 경매 진행건수 770건
2016년 이후 연속 상승…4년 새 2배 이상 급증
평균 응찰자 수는 되레 반비례, 4년 연속 하락
화물차 낙찰률은 덤프의 두 배가량인 42.06%

법원 경매시장에는 저당 잡힌 덤프트럭이 부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덤프트럭은 빈번한 유찰로 중고시장 못지않게 경매시장에도 넘쳐나고 있을 정도다. 운휴 중인 덤프트럭과 경매장 모습(우측).

“그야말로 폭발적입니다. 2015년 하반기부터 늘어난 덤프트럭 수요가 금세 꺾일 줄 알았는데, 연이어 등록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어요. 국산은 공급물량이 달리고, 수입은 재고가 바닥인 상태예요. 만드는 대로, 들어오는 대로 나가기 바빠요.” 불과 3년도 채 안 된 당시 덤프트럭 시장 상황이다. 그러나 지금 시장 상황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건설경기 악화와 지난해 정부의 신규등록 규제 강화로 인해 수급이 곤두박질 치면서, 15톤급 및 25.5톤급 이상 대형 덤프트럭 시장은 부진의 늪을 헤매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법원 경매시장에는 저당 잡힌 덤프트럭이 부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덤프트럭은 불경기 탓인지, 빈번한 유찰로 중고시장 못지않게 매물이 넘쳐나고 있다. 

덤프트럭 차주들이 건설경기 부진에 따른 일감부족, 그리고 차량 할부 값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역설적으로 경매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경매 진행건수 4년 연속 상승

법원 경매 전문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건설경기 침체를 대변하듯 최근 경매시장에서는 덤프트럭 경매진행건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9월까지 덤프트럭 경매는 지난 4년 동안의 연간 최대치를 경신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 올해 9월까지 진행된 덤프트럭 경매는 총 770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305건), 2017년(350건), 2018년(719건)의 한해 건수를 많게는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올 연말까지 내다본다면 대략 900건을 넘길 기세다. 

이에 따라 경매 시장에서 올해 덤프트럭은 사상 최대의 경매건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당장 보름 내로 경매가 예정된 덤프트럭만 해도 20여 건에 달하고 있다. 

응찰자·낙찰률 동반 하락세
이처럼 경매물건으로 나오는 덤프트럭은 늘고는 있지만, 정작 구매를 희망하는 응찰자는 매년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올해 덤프트럭 경매 시 평균 응찰자 수는 3.13명으로, 2016년 4.21명, 2017년 3.37명, 2018년 3.28명 등 4년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올해 낙찰률 또한 23.4 %로 매우 저조한 상태다. 이같은 낙찰률은 2016년(43.3%), 2017년(29.4%)에 비해 크게 못 미치다가 2018년(22.4%)과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감정가보다 턱없이 낮은 입찰가
평균 응찰자 수와 낙찰률이 낮아지다 보니 제값 받기도 힘들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을 나타내는 낙찰가율은 지난 2016년 82.2%에서 2017년 65.3%, 2018년 55.1%를 거쳐 올해는 46.1%로 4년 동안 꾸준히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대로라면 기존 차량 감정가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차량을 넘겨야 하는 상황이다.

일례로, 11월 초 입찰을 앞두고 있는 25.5톤 덤프트럭 경매물건 중 하나로 당초 5,500만원의 감정가를 받았지만, 총 9차례의 유찰을 거치며 최종 입찰가격이 220만원으로 떨어진 상태다. 

물론, 덤프트럭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지의 차량 상태나, 숨어있을지 모르는 어떤 부실채권은 차치하고서다. 

건설경기 침체는 결과적으로 덤프트럭 신차시장은 물론, 경매시장에서도 수요 자체를 크게 위축시키는 결과는 낳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업계 한 전문가는 “덤프트럭 경매 진행건수가 꾸준히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낙찰률, 낙찰가율, 평균 응찰율 등이 저조하게 나타나면서 경매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덤프트럭과는 달리 화물차의 경우는 좀 더 나은 상황에서 경매가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화물차 경매는 지난 2016년 1,158건에서 20 17년 845건으로 감소하다가, 2018년에는 1,100건으로 다시 늘어났다. 올해 9월까지는 775건을 기록, 연말까지는 1,000건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들어 낙찰률 또한 덤프트럭(23.38%)의 두 배가량인 42.06%를 나타냈다.

캐피탈 업계선 상용차 금융 기피
한편, 경매시장에 덤프트럭 매물이 증가하자 기존 캐피탈 업체는 물론 새로 상용차 금융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던 캐피탈 업체들의 입장도 난처해졌다.

경매 물건이 많아진다는 것은 화물차주들의 연체율이 높다는 뜻이고, 이는 곧 캐피탈 업체 입장에서 리스크관리의 어려움과 직결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국내 캐피탈 업체 M사는 최근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상용차시장 진출을 논의해오다가 일단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덤프트럭 불경기가 전반에 퍼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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