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차 업체들 전기트럭 ‘중대형급’ 위주 전시
수소버스 외 포톤·이스즈의 수소트럭도 등장
친환경에 자율주행까지 접목…기술 상당수준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는 그 규모에 걸맞은 수준의 모터쇼가 매년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번갈아 개최된다. 올해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 모터쇼 중 하나인 ‘제18회 상하이모터쇼’가 지난 4월 21일~28일간 중국 상하이 국영전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됐다. 

이번 모터쇼에서는 지난해 베이징모터쇼와는 달리 중국 최고의 상용차 브랜드들이 대거 출품됐다. 승용차 컨셉인 상하이모터쇼에서 ‘상용차전시관’을 별도로 구성할 만큼 그 규모는 상상 이상이었다. 모터쇼에서 단연 눈에 띈 점은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중국 친환경 상용차의 성장세다. 국내 유일의 상용차 전문 매체로서, 기자는 상하이모터쇼를 직접 방문, 중국 상용차 시장의 현주소와 미래를 짚어봤다. 

전기트럭, 카고·특장에서 트랙터까지
상하이모터쇼에 출품한 상용차 중 먼저 눈에 띈 것은 모든 브랜드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전기트럭들이었다. 

브랜드마다 규모가 큰 중·대형 전기트럭이 그 중심에 서 있었다. 1톤 이하 소형급 전기트럭은 아예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였다. 

상하이모터쇼는 디젤 내연기관의 상용차 대신 이제는 완전히 친환경으로 중심이동을 한 것이다. 이는 다시 말해 중국이 본격적인 전기트럭 시대를 맞이했음을 의미한다. 

상해기차(SAIC) 전기트럭

현재 1톤급 및 경·소형 중심으로 전기트럭 개발에 첫 단추를 낀 한국으로서는, 중국에 비해 어림잡아 5년, 길게는 10년 이상 뒤처진 느낌이었다. 한국에서 중대형급 전기트럭을 개발한다는 소식은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중국 상용차 업체로서 국내에도 익히 잘 알려진 상해기차(SACI)와 북경기차의 자회사인 포톤(FOTON)은 중형 전기 카고트럭을 탑차 형태로 선보였다. 

포톤 전기트럭

일본의 세계적인 상용차 브랜드인 이스즈(ISUZU)는 아예 전기 카고트럭을 활용한 전기 쓰레기 압축청소차를 전시했다. 

중국 유명 대형 상용차 브랜드인 시노트럭(CNHTC)은 전기 트랙터를 선보였다. 중국 전기트럭시장은 한국과 그 수준을 비교한다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저 먼 미래로 나가고 있었다.  

이스즈 전기트럭
시노트럭(CNHTC) 전기트럭

실제, 한국의 전기트럭 시장은 걸음마 단계로 이제 겨우 초소형 전기화물차나 1톤급 전기트럭이 시장에 첫선을 보이고 있는 수준이다. 

정부는 전기화물차 번호판에 대한 증차 제한을 해제하고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보급확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작 주요하게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중형이나 대형 전기트럭 모델은 전무한 실정이다. 

상하이모터쇼에서 선보인 중국의 전기트럭들은 이러한 점에서 충분히 부러움을 살만했다. 부끄럽지만,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현재 국내에 진출해 있는 수입트럭업체 일부가 중대형급 전기트럭을 국내에 선보일 계획을 밝히면서 친환경 상용차 시장을 주도해 나가려는 움직임이 전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편으론, 한국의 전기트럭 개발이 더디고 후진적인 수준이라면, 향후 중국을 비롯해 유럽과 미국 등 중대형 전기트럭 상용화에 나서고 있는 국가들에 시장을 점령당할 가능성마저 우려되고 있다.

한국보다 앞선 수소트럭, 한국은 언제쯤?
한 가지 더 놀라운 점은 수소트럭 역시 한국보다 상당히 앞서있다는 점이다. 북경기차의 자회사인 포톤은 중국의 초거대 물류기업 중 한 곳인 JD물류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수소트럭을 선보였다. 

수소자동차 강국 중 한 곳인 일본의 이스즈 또한 수소트럭을 전시하며 전기트럭뿐만 아니라 수소트럭 역시 중국이 앞서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포톤 수소트럭
이스즈 수소트럭

반면에 한국에서는 최근 정부가 미래혁신을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 중 하나로 수소경제를 선정하며,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로드맵에 따르면, 수소트럭과 수소버스 등 수소상용차 총 7만 대를 2040년까지 단계적으로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국내에는 현재 현대자동차가 유일하게 내놓은 수소버스 1종만으로 지자체별로 시범운행을 진행하고 있고, 수소트럭은 전무한 실정이다. 정부의 목표대로 수소상용차를 보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대로 된 수소트럭 모델까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참관객들이 수소트럭을 관심있게 들여다보고 있는 모습.

상용차 시장에도 자율주행…실험적 모델들 ‘눈길’
모터쇼에서는 최근 자율주행기술의 발전 수준을 보여주는 다양한 차량들도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한국에서도 판교에서 시범운행을 진행하고 있는 자율주행버스는 전 세계적으로 미래 교통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상하이모터쇼에서도 동풍자동차를 비롯한 여러 브랜드가 앞다퉈 자율주행버스들을 선보이면서 상용화가 멀지 않았음을 기대하게 했다. 

특히, 섀시의 모듈화를 통해 좌석의 위치와 개수 등을 원하는 모양으로 변형이 가능한 것은 물론 카쉐어링까지 고려한 컨셉트 모델들은 미래 대중교통의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다양한 자율주행 버스들. 섀시의 모듈화를 이끌어낸 점이 눈길을 끈다.

여기에 중국의 자율주행기술 기업인 웨스트웰(Westwell)은 자율주행 트랙터 ‘코몰로(Qomolo)’를 공개하며 자율주행 기술이 버스에만 국한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보여줬다. ‘코몰로’를 공개한 웨스트웰은 1회 충전으로 140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최고 시속 45km를 발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웨스트웰이 선보인 자율주행 트랙터.

여기에 전시된 전기트럭과 수소트럭 대부분에도 자율주행을 위한 최첨단 장치들을 채용했다. 

레이저를 활용한 라이다(LIDAR) 및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등을 적용한 이들 모델은 자율주행기술 단계에서 운전자 개입을 줄이고 교통신호와 도로 흐름까지 인식하는 단계인 ‘레벨 3’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 친환경 상용차는 안전까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상하이모터쇼에서 경험한 중국 상용차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현실을 직시하고 냉철해져야 한다는 생각에 취재일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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