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대폐차 조건 광역·시외버스만 지원
기본사양 AEBS 트럭 신모델엔 지원금 ‘0’

비상자동제동장치(AEBS) 시연을 보이는 화물차.

국토교통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업용 차량 졸음운전 방지 대책’의 후속조치로 고속도로를 통행하는 광역·시외버스의 추돌사고 등의 방지를 위해 대·폐차를 통해 비상자동제동장치(AEBS)가 장착된 신차로 교체하는 경우 1대당 최대 250만원(국비 25%, 지방비 25%)을 지원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올해 지원대상은 17개 시도의 버스 1,400대다. 

나아가 이 지원사업은 2022년까지 총 7,300대에 비상자동제동장치를 장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비상자동제동장치가 장착된 차량은 2023년까지 1년에 한해 고속도로 통행료 30% 할인 혜택 및 사고위험 감소에 따른 보험료 할인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문제는 비상자동제동장치가 장착된 버스에만 지원이 쏠리고 있다는 점이다. 전체 상용차의 80%, 그것도 브레이크 문제로 대형 교통사고를 빈번하게 유발시키고 있는 대형 화물차를 배제함으로써 사업용 차량의 졸음운전 방지대책에 근본적인 허점이 지적되고 있다.

AEBS를 시연하는 버스. 현재 정부의 비상자동제동장치 보조금은 버스에 쏠려있다.

업계 “대형사고 유발 화물차도 포함돼야” 
화물차 업계는 “이번 정부의 주요 정책 과제 중 하나인 ‘교통사고 사망자 절반 줄이기’의 일환으로 비상자동제동장치 지원사업을 활발히 진행하는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 “하지만 사고 빈도나 위험성으로 볼 때 버스와 비슷하거나 위험도가 훨씬 높을 수 있는 화물차에 대한 지원은 찾아볼 수 없어 아쉬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대부분의 대형 화물차에는 비상자동제동장치를 비롯한 차로이탈경고장치(LDWS), 전자차량안전제어시스템(ESC) 등을 기본 장착해 판매하고 있거나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차량에 대해서는 보조금 지원은 고사하고 통행료 할인 등 별도의 지원책은 달리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현재 정부가 화물차에 대한 첨단안전장치 장착 지원을 위해 특정 차종에 한해 차로이탈경고장치 장착을 위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이는 버스에도 해당돼 차별성이 없다.

신차에만? 기존 운행 차량 안전은?
비상자동제동장치 장착 지원이 진행되고 있는 차량들은 모두 신차 구매 시에만 이뤄지고 있어 운행 중인 차량에 대해서도 지원이 절실하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버스의 경우는 그나마 사용 연한이 있어 신차에 대한 비상자동제동장치 등 첨단안전장치 장착을 의무화할 경우 점차 보급이 확대될 수 있지만 화물차의 경우는 사용 연한이 없어 노후 차량들은 안전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는 셈이다.

현실적으로 장착 지원이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차량에 비상자동제동장치를 설치하려면 추가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이마저도 전자제어장치(ECU)가 장착된 유로6 차량에만 가능하다.”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존 차량에 비상자동제동장치 의무화 및 설치 지원을 할 수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신차에 적용되는 비상자동제동장치를 기존 차량에 장착할 경우만을 가정한 것으로, 최근 관련 제품에 대한 개발이 이뤄지면서 배출가스 기준에 상관없이 추가적인 장착이 가능한 제품이 출시돼 이미 시범사업을 진행 중인 곳도 있어 설득력이 약하다.

이에 화물차 업계는 “정부는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화물차까지 포함한 비상자동제동장치의 적극적인 도입 의지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저작권자 © 상용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