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4대 → 올 9월까지 1,900대로 급증
시장 형성 1년 만에 중국산 4종 경쟁 체제화
중국산 거센 잠식 속, 국산은 경쟁 차종 부재

국내 소형 화물밴 시장에 또 한 번 중국산의 거센 ‘중풍(中風)’이 불고 있다. 과거 한국GM의 다마스·라보 단종으로 인하여 갈 곳 없던 영세 자영업자의 새로운 발을 자처하며 국내로 유입되던 중국산 소형 화물밴이 전동화를 무기로 판매량을 끌어 올리고 있다.

상용차정보 종합 취재 및 국토교통부의 상용차 등록 데이터를 가공, 본지에 독점 제공하고 있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과거 국내 진출 후 제품력 및 서비스 품질 문제로 시장 퇴출의 고배를 마셨던 중국산 상용차 수입업체들이 최근 들어 대형 시내버스 외에도 소형 화물밴 시장에서 큰 두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렇다 할 국산 대체 차종의 부재 속에서 국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중국산 화물밴 수입업체들의 시장 공략 강도가 점차 강해지는 모양새다.

신위안(수입원 제이스모빌리티)의 '이티밴(ET VAN)'
신위안(수입원 제이스모빌리티)의 '이티밴(ET VAN)'

‘디젤’로 실패 본 중국산 화물밴, ‘전기’선 다를까
올 들어 9월까지 판매(신차 신규등록 기준)된 중국산 소형 전기화물밴은 총 1,901대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1,080대)과 비교해 76.1% 늘어났다. 지난해 통틀어 1,340대와 비교해도 괄목할만한 성장세다.

이러한 중국산 화물밴 시장 규모 확대는 전적으로 ‘전기’가 이끌었다. 과거 다마스와 라보의 핵심 판매처였던 꽃집이나 세탁소, 가구점이나 마트 등 소상공인에게 경형 상용차만큼의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인기 차종으로 급부상한 것. 최근에는 안전사양 측면에서도 과거 제품을 크게 뛰어넘고 있다.

특히, 5년 전 신원CK모터스가 수입한 동풍소콘의 C35 등 C시리즈나, 북기은상의 CK미니밴 등 디젤 소형 화물밴 및 경형 트럭이 가져 온 짧은 돌풍과는 그 양상이 매우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동풍소콘(수입원 EVKMC)의 '마사다(MASADA)'
동풍소콘(수입원 EVKMC)의 '마사다(MASADA)'

시장 규모 확대에 업체 다각화 수순 밟아
이러한 국내 소형 전기화물밴 시장 규모 확대는 지난해 4월 이브이케이엠씨(이하 EVKMC)가 동풍소콘의 ‘마사다’를 본격적으로 수입·판매하면서부터 두드러졌다. 출시 당시부터 마사다는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를 도심 기준 180km라고 홍보했다. 여기에 보조금 지원 하에 천만 원 대 중반 가격으로까지 구매가 가능해 기존 다마스 수요층을 대거 흡수했다. 

소형 전기화물밴의 시장성을 확인한 제이스모빌리티는 지난해 9월 중국 신위안의 ‘이티밴’을 들여와 판매에 들어갔다. 자체 영업망을 통하여 지난해엔 초기 도입 물량 격으로 177대를, 올해엔 9월 말까지 848대를 판매하며 마사다의 판매 실적을 앞질렀다.

이후 올해 4월에는 테라팩토리가 동풍유기의 ‘테라밴’을 적지만 꾸준한 판매를 유지하고 있으며, 7월에는 모빌리티네트웍스가 중국 지리자동차의 ‘쎄아’를 들여와 3개월 만에 585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묵묵히 신흥 강자의 자리에 올랐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경쟁 업체가 다양해지는 것은 곧 ‘시장성이 확보됐다’라는 의미로, 차량 판매가 많아지면 중국과 한국 수입원의 투자가 늘어 서비스 품질도 덩달아 향상될 것”이라며, “국산 업체의 이렇다 할 견제 없이 소상공인이 필요로 하는 소형 화물밴 시장에 앞으로 더욱 많은 중국 업체들이 제품을 공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지리자동차(수입원 모빌리티네트웍스)의 '쎄아(SE-A)'
지리자동차(수입원 모빌리티네트웍스)의 '쎄아(SE-A)'

중국산, 가격 경쟁력으로 공략…국산은 대체 차종 부재
이렇듯 상용차업계에서는 중국산 모델이 가격 경쟁력과 시장성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 국내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산 업체로서는 대응할 수 있는 차종이 현대자동차의 스타리아와 르노코리아의 마스터를 화물밴으로 활용할 수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디젤 모델 특성 상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없어 실제 구매 가격이 3,000만 원을 넘어선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경·소형 전기화물밴을 제작·판매하고 있는 비바모빌리티(구 제이제이모터스)의 비바와 대창모터스의 다니고 등이 중국산을 견제하고는 있지만 각각 생산의 어려움과 제품력 문제 등을 이유로 대창모터스는 지난해 11월부로, 비바모빌리티는 올해 6월부로 판매가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는 실정.

이에 업계 관계자는 “향후 도입될 중국산 전기트럭이 부족한 서비스 네트워크망을 보상 받을 정도로 가격이나 성능 면에서 뚜렷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국산 업체들의 경쟁 차종 양산이 시급한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 상세한 통계와 그래프는 상용차매거진 118호(11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상세한 통계와 그래프는 상용차매거진 118호(11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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