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7월 말, 1톤 전기트럭 10만 대·충전기 1,161기
고속道 전기충전기 1기당 전기트럭 10대 감당해야
운행대수 월등히 많은 전기승용차까지 감당? 못해!
도심 내 충전설비 완화, 고속도 충전기 확충
배터리 성능 향상 등이 해결책…실효성에 큰 의문

전기충전소를 1톤 전기트럭들이 점령하고 있다.
전기충전소를 1톤 전기트럭들이 점령하고 있다.

‘서민의 발’이라고 불리는 국산 1톤 전기트럭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고속도로의 충전소 인프라는 이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증가폭이 매우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의 상용차 등록 데이터를 가공, 본지에 독점 제공하고 있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1톤 전기트럭의 누적 등록대수(운행대수)는 총 7만 6,464대, 20 21년(4만 708대)과 비교하면 87.8%(3만 5,756대)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올해 신규등록(판매량)된 1톤 전기트럭 2만 4,914대를 합치면, 국산 1톤 전기트럭은 10만 대는 거뜬히 넘어선다.

고속道 전기 충전소 보급률 1.1%…해결책은 게걸음
현대자동차와 기아에 따르면 국내에 상용화된 국산 1톤 전기트럭 현대자동차 ‘포터2 일렉트릭’과 기아 ‘봉고3 EV’에 탑재되는 배터리 용량은 58.8kWh(킬로와트시)로 전기 승용차(77.4kWh, 아이오닉5 기준) 대비 70~75%에 그친다. 또한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도 전기승용차(401㎞)와 비교하면 절반이 살짝 넘는 211㎞다. 여기에 트럭 적재함에 화물을 실을 경우 체감 주행가능거리는 100㎞ 중·후반대로 떨어진다.

충전 시간도 만만치 않다. 포터2 일렉트릭의 경우 100kW 급속충전을 사용하더라도 80%까지 충전하는 데 47분이 걸린다. 만약 충전을 위해 휴게소를 방문했는데 모든 충전기가 사용 중이라면 적어도 1시간 이상 대기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듯 온라인 전기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고속도로 전기 충전소를 전기트럭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 사진이나, 전기트럭을 비롯한 일반 전기차들이 충전을 위해 충전소 앞에 줄지어 서 있는 사진들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서 제공하고 있는 고속도로 전기 충전소 현황에 따르면, 올해 7월 10일 기준 전국 242개소 휴게소에서 총 1,161기(휴게소당 평균 5기)의 전기 충전기가 운영되고 있다. 즉, 고속도로 전기 충전소의 보급은 현재 운행 중인 전기트럭이 10만 대라고 가정한다면, 1톤 전기트럭 보급 대수 대비 100분의 1에 불과한 것이다. 다시 말해 충전기 1기당 전기트럭 100대를 감당해야 하고, 여기에 전기트럭에 비해 보급대수가 월등한 전기승용차까지 수용해야 한다. 사실상 고속도로 충전소 기능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업계는 도심 충전기 내 충전기 설치기준 완화 및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기 확대 등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전기트럭을 감당해낼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의문이다.

해결책① 도심 주유소 내 충전기 설치기준 완화
현행 전기 충전기 설치 기준에 있어, 주유소에 전기 충전기를 설치하려면 주유기와 6m 이상 거리를 두어야 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부지가 협소한 도심의 주유소들은 전기 충전기를 설치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소방청은 이러한 제도적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 6월 도심 주유소 내 전기차 충전설비 설치 기준을 완화한 ‘위험물안전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시행한다고 밝혔다.

개정 내용은 충전기 설치기준을 일률적인 거리가 아닌 주유소 부지 실정에 맞는 ‘폭발위험 장소 외의 범위’로 정해 충전설비 확산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

박진수 소방청 위험물 안전과장은 “이번 개정을 통해 도심 내 주유소에도 전기자동차 충전설비 보급이 확산되면 이용자 편의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하되 경제성과 환경영향을 고려한 규제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해결책② 연말까지 고속道 휴게소에 1,400기로 확대
이런 가운데 고속도로 휴게소에도  충전소가 추가로 세워질 예정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7월 1일부터 고속도로 휴게소 42개소에 200kW급 이상 신규 전기차 고속 충전기 132기를 확대 운영하고 있으며, 또한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운행 중인 충전기 1,161기(23. 7.10 기준)를 올해 연말까지 1,400기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확대 운영되는 132개의 급속 충전기는 공사 최초로 민간 공모방식을 통해 최종 선정된 ‘SK 일렉링크’가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 

해결책③ 배터리 성능 상향 조정
1톤 전기트럭에 장착되는 배터리의 성능의 향상도 ‘충전대란’을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꼽힌다.

환경부는 올해 2월 발표한 ‘2023년 전기차 보급사업 보조금 업무처리 지침’에 따라 전기화물차의 경우 보조금을 주행거리 성능 250㎞까지 차등 지급하고 있다. 이는 전년(200km) 기준 대비 25% 상승한 수치다.  

상용차업계에서는 정부가 이처럼 배터리 성능 기준을 매해 상향 조정해 전기트럭 배터리의 성능이 일반 승용차 수준까지 올린다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충전대란은 다소 해소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년에도 최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배터리 성능 기준을 상향 조정할 예정이지만 정확한 적용 기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 상세한 통계와 그래프는 상용차매거진 116호(9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상세한 통계와 그래프는 상용차매거진 116호(9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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