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비용 증가로 친환경차 연료비 경제성 퇴색
전기차 충전요금 특례할인 폐지도 연료비 부담↑
수소 충전비(kg당)도 작년 8,287원→올 6월 9,723원
수소트럭, 1만 km 주행 시 경유가보다 154만 원↑

친환경 상용차의 충전 요금 상승과 더불어 보조금 혜택도 감축됨에 따라 친환경차의 강점이었던 연료비 경제성이 퇴색되고 있다. 
친환경 상용차의 충전 요금 상승과 더불어 보조금 혜택도 감축됨에 따라 친환경차의 강점이었던 연료비 경제성이 퇴색되고 있다. 

“친환경차를 이용하면 경유보다 보조금 혜택도 많고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다길래 믿고 바꿨는데, 혜택은 줄어들고 충전요금은 갈수록 비싸지고 더 이상 친환경차의 장점은 없는 것 같아요”

글로벌 상용차 시장이 내연기관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한층 더 강력한 배기가스 규제와 함께 친환경차(전기·수소 상용차)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친환경 흐름에 따라 국내에서도 친환경 상용차 보급이 급속히 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전기차 충전요금 할인 혜택 폐지로 3년 새 kWh 당 100원 대에서 300원대로 충전요금이 급등하자 연료비 측면에서 전기가 경유보다 유리하다는 장점이 퇴색해 친환경 상용차 보급에 제동이 걸리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디젤모델과 전기모델이 양산되는 현대자동차 ‘포터2’와 기아 ‘봉고3’, 그리고 디젤모델과 수소모델이 판매되고 있는 현대차의 ‘엑시언트’ 모델의 연료비 경제성을 분석해 봤다.

 사라지는 전기차 혜택과 충전요금 인상 가능성 
지난 3년 새 전기차 충전요금은 급격하게 인상됐다. 2017년부터 보조됐던 전기차 충전요금 특례할인제도는 해가 지날수록 점차 할인폭이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 7월부터는 전격 폐지됐다. 

이에 따라 공공 전기충전소의 100kW 초급속 충전요금은 kWh 당 173.8원이 부과됐던 2020년 6월 대비 두 배(99.80%) 증가한 347.2원까지 올랐다. 50kW급 급속 충전기는 292.9원에서 324.4원으로 약 10% 증가했다. 

이처럼 급격히 인상된 충전요금으로 전기트럭 차주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전력공사는 사상 최대 누적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지난 1년 3개월 동안 전기요금을 39.6%(40.4원/kWh당)를 인상했다. 업계에선 한국전력의 누적적자로 향후에도 전기차 충전요금을 kWh 당 400원까지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400원 대로 전기 충전요금 인상 시 경제성↓ 
화물차 연료비는 기본적으로 연비와 주행거리를 알면 계산할 수 있다. 소형 전기트럭의 연료비의 경제성을 살펴보기 위해, 경유모델과 전기모델을 양산하며 국내 소형 트럭시장을 이끌고 있는 현대차 ‘포터2’와 기아의 ‘봉고3’ 모델을 살펴봤다.

우선 리터(ℓ) 당 평균 9.05km를 달릴 수 있는 디젤트럭이 월 1만 km를 주행한다고 가정하고,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이 공개한 전국 주유소의 평균 경윳값(ℓ당 1,384원, 7월 13일 기준)을 셈하면 유류비는 약 153만 원가량 발생한다. 

지난해 7월부터 인상된 전기차 충전요금을 포터2 일렉트릭과 봉고3ev(복합연비 3.1km/kWh)에 적용했을 때, 1만 km 주행 시 총 연료비는 급속 충전(50kW)은 약 105만 원, 초급속 충전(100kW)은 약 112만 원가량 지출이 발생된다. 전기트럭 이용 시, 경유모델 대비 각각 48만 2,806원, 40만 9,253원 정도 유류비를 아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업계 전망대로 전기차 충전요금이 400원 선까지 오를 경우, 초급속 전기차 충전비용은 129만 원까지 올라 현재 초급속 충전비용 절감액(40만 9,253원)보다 약 42% 줄어든 23만 8,920원밖에 혜택을 보지 못하게 된다. 여기에 1톤급 소형 영업용 화물차에 지급되는 유가보조금 23만 6,004원 (683 리터 한도)까지 감안한다면, 유류비 지출비용은 129만 3,316원으로 15.43%가 줄어든다. 400원대로 전기충전 요금이 인상된다면 유가보조금을 받은 유류비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최근 서해안고속도로 매송휴게소에서 만난 한 화물차주는 “디젤에서 전기로 차량을 전환했을 때에는 비싼 경유보다 할인 혜택이 많아 소득이 더 챙길 수 있다는 말에 전기트럭으로 기꺼이 전환을 했지만, 근래엔 전기차 할인 혜택이 줄어들고 있고, 전기요금도 지속적으로 인상되고 있다”며, “디젤트럭을 운행했을 때보다도 앞으로 무한정으로 오를 전기값에 신경이 쏠리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디젤트럭보다 42% 이상 비싼 수소트럭 연료비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는 않았지만, 수소트럭의 경우 역시 연료비 면에서 큰 이점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가스공사가 제공하는 수소유통정보시스템 ‘하잉’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처음 수소 가격이 집계됐을 때의 전국 수소충전소 평균 가격은 1kg당 8,287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9월 들어 8,400원대를 기록하더니 올 1월에는 9,000원대를 돌파했다. 가장 최근 보고된 6월 13일 기준 전국 평균 수소 가격은 9,723원으로 나타났으며, 경상북도에서는 1만 2,100원으로 지역 최고가를 기록했다.

수소 가격이 1년 새 15% 이상 상승한 가운데, 화물차 운전자가 월 1만 km를 주행한다고 가정하고 디젤모델과 수소모델의 연료비만 놓고 경제성을 따져본다면, 현 시점서 수소트럭으로 바꾼다면 오히려 손해라는 계산이 나온다.

실제로 디젤모델과 수소모델이 양산·판매되고 있는 현대차의 대형트럭 ‘엑시언트’ 동급기준 모델(11톤급 기준)을 보면, 우선 430마력의 동력성능을 갖춘 윙바디 디젤모델의 연비는 리터당 3.7km를 달릴 수 있다. 100km 주행 시 연료비는 3만 7,396원이 발생하는데, 1만 km를 달리면 유류비만 약 374만 원 정도 지출된다. 

공인연비가 없는 엑시언트 수소트럭(FCEV)은 최장 주행거리인 570km와 수소 탱크 용량 31kg를 자체적으로 나눠 연비를 계산해 봤을 때, 수소 1kg당 18.38km를 주행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1kg당 전국 수소평균 가격인 9,723원을 셈하면, 100km 주행 시 5만 2,893원의 연료비가 산출된다. 1만 km 주행하면 약 529만 원으로 디젤모델보다 154만 원 이상 더 많은 연료비를 지출해야만 한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기한 내, 친환경 상용차 보급 추진에만 급급하지 않고, 차주들 스스로가 차량을 전환할 수 있도록 충전요금 할인 및 충전요금 인상 규제 등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지난 6월 안성휴게소(부산방향)의 수소충전소의 수소 가격이 1kg당 10,900원으로 책정돼 있는 모습.
지난 6월 안성휴게소(부산방향)의 수소충전소의 수소 가격이 1kg당 10,900원으로 책정돼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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