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채 금리 하락에 高할부금리, 조정 추세 불구
기준금리·업체간 경쟁 심화 등으로 불확실성 높아
120개월 할부·무이자·변동금리 상품 속속 등장

할부금리 진정세에도 불구하고, 불과 1년 사이 트럭 할부금리가 2배가량 오른 탓에 최종 트럭 구매 결정 과정에서 저항도 만만치 않다. 
할부금리 진정세에도 불구하고, 불과 1년 사이 트럭 할부금리가 2배가량 오른 탓에 최종 트럭 구매 결정 과정에서 저항도 만만치 않다. 

올해 초 두 자릿수까지 치솟았던 트럭 할부금리가 최근 들어 신차 기준 한 자릿수까지 되돌아왔다. 금융 당국이 시중은행 등 제 1금융권서부터 캐피탈사 등 제 2금융권에까지 금리체계 개선을 요구한 데 따른 결과다. 하지만 할부금리 진정세에도 불구하고, 불과 1년 사이 트럭 할부금리가 2배가량 오른 탓에 최종 트럭 구매 결정 과정에서 저항도 만만치 않다. 

이런 가운데 금융업계는 트럭 구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하여 대출 상환 조건을 유연하게 조정해 실질적인 월 할부 이자 부담을 줄이고, 접근하기 쉬운 각종 할부 상품을 개발하는 등 각종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고려해야 할 할부 조건이 많아진 현재, 예비 화물차주들 스스로 할부 상품의 적절한 활용법을 숙지할 필요성 또한 커지고 있다.

조정 중인 할부금리, “향후 예측은 어려워”
먼저 지난해 말과 올해 초와 대비해서 최근 신차와 중고차의 할부금리가 동시에 내려간 것은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여전채) 조달금리가 하락한 것과 연관이 있다. 

수신(예금) 기능이 없는 여신(대출) 전문금융사들은 차량 할부와 같은 대출 상품 준비 시 통상 70%의 필요 자금을 여전채 발행을 통해서 조달하는데, 강원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한 지난해 11월 여전채 발행 조달금리가 6% 이상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현재는 4% 초반에 머물러 있어 할부금리가 인하된 것.

산업재 금융업계는 향후 할부금리를 결정짓는 요소로 캐피탈사와 카드사 간의 경쟁 확대와 부실 채권 등 건전성 관리의 ‘밀고 당기기’로 표현하고 있다. 최근 카드사들이 본업인 신용판매 등에서 수익성이 악화되자 차량 할부 사업에 대한 진출을 늘리면서 기존 주류인 캐피탈사와의 경쟁에서 할부금리가 더욱 낮아질 수 있다는 예측에서다.

이에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할부금리가 너무 급하게 오른 감이 없지 않아 있어 이번 조정에 금융업계는 물론 차량 제조사업계도 안도하는 분위기”라며, “하지만 향후 여전채 금리와 업체 간 경쟁 등 변수가 많아 할부금리 향방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할부 기간 5년은 기본, 최장 10년까지
향후 할부금리 추세의 예측이 힘든 가운데, 트럭 구매 당시 설정해야 하는 할부 기간도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높은 할부금리 기조 상에서 고정비용으로 들어가는 차량 할부 원리금(원금+이자) 중 이자의 부담률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최근 트럭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월 비용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하여 할부 기간을 길게 설정하는 것.

수입트럭 업체 한 관계자는 “과거엔 할부 기간을 48개월 이내로 짧게 설정하는 소비자가 많았지만, 지금은 월 할부금이 부담돼 60개월은 기본이고, 많은 분들이 72개월 이상 할부 기간을 설정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산업재 금융사 관계자 역시, “최종 계약 시점에 계약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거니와, 최근에는 차량 구입 시점서부터 폐차 시점까지 내내 할부금을 갚기를 원하는 고객이 눈에 띠게 많아졌다”라며, “이에 대상 차종 및 고객 신용등급에 따라 상품 타입별 84개월, 96개월, 일부 금융사 같은 경우 일부 차종 한정 최장 120개월까지 할부 기간을 설정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불확실성 속, 무이자 거치·변동금리 상품 등장
긴 할부 기간 상품 외에도 트럭 할부 금융 시장에서는 트럭 예비 차주들의 차량 구매 결정을 돕기 위하여 그간 드물었던 무이자 거치 상품, 변동금리 상품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국내 자동차 할부 금융 시장에선 차량 구매 시점 당시 적용된 금리가 만기 시까지 유지되는 ‘고정금리’ 상품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고금리 시대에 당장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트럭에 대한 구매까지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최근 한 산업재 금융사가 새롭게 출시한 상용차 변동금리 신차 할부 상품은 고정금리의 초기 구매 부담을 완화, 3개월 단위로 할부금리가 시장 상황에 맞게 변동되는 것이 특징이다. 적용 금리는 금융투자협회에서 고시하는 CD금리(91일물 전전월 26일~전월 25일 기준)의 평균 금리에 금융사의 원가 비용을 반영한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된다.

예를 들면, 할부 계약 당시 산정된 금리인 10%로 최초 3회차까지 이자를 납부한 이후, 3개월 차에 금리가 8%로 새로이 산출됐다면 이후 4회차부터 6회차까지는 해당 금리로 할부금을 납입하면 된다. 반대로 할부금리가 올라 이자가 부담 된다면 언제든지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중도 상환도 가능하다. 매월 일정한 금액의 월 납입금을 상환하는 원리금균등상환방식으로 운영되며, 개인과 개인사업자는 물론 법인 고객도 이용 가능하다.

‘무이자 거치 할부’ 금융 상품도 파격적이다. 해당 상품은 중대형트럭 구입 첫 6개월 동안 원리금을 내지 않고, 이후 남은 기간에 원리금을 균등 상환하는 방식이다. 납입 기간은 거치기간을 제외한 최장 96개월까지 제공한다. 초기 월 납입금이 부담되거나 목돈에 대한 부담이 커 자동차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가 거치기간 내 목돈을 융통할 수 있다면 합리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한파로 트럭의 최종 구매 결정이 어려워진 요즘 같은 시기에 합리적인 트럭 선택마저 망설이게 하는 금리 격차 및 이자 부담을 극복시키기 위해 상용차를 대상으로 하는 금융사들이 만전의 노력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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