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까지 준중형 이상 카고트럭·트랙터
중고트럭 시장서 매입 21%↓, 매도 7%↓
중고 할부금리, 신차 대비 1~5% 이상 높아
매매상사, “재고금융 금리도 올라 매입 줄어”

중고 상용차 할부금리는 주요 캐피탈사를 중심으로 신용등급에 따라 연 10~16% 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매매단지내 중고트럭들.
중고 상용차 할부금리는 주요 캐피탈사를 중심으로 신용등급에 따라 연 10~16% 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매매단지내 중고트럭들.

“불과 3년 전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어요. 이전에는 때 빼고 광내서 팔릴 만한 트럭들은 죄다 매입했다면, 지금은 매입(재고금융) 금리부터 따져야 돼요. 모든 조건이 맞아 괜찮은 트럭을 매입하더라도 높은 할부금리로 거래되지 않으면 우린 또 재고로 떠안아야지요, 뭐” (경기도 화성 소재 대형 중고트럭 매매단지 관계자)

일반적으로 신차 시장과 중고차 시장은 상호 보완적인 구조로, 한 쪽이 부진하면 다른 한 쪽은 반대 양상을 띠는 경우가 많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나 상용차 브랜드별 트럭 재고 문제, 가격 인상 문제 등으로 신차 시장 접근성이 떨어지면 으레 중고차 시장으로 눈길이 모아진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신차보다 높은 중고차 할부금리
하지만 장기화되고 있는 높은 할부금리는 신차 시장 보다 중고차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정보포털에 따르면, 2023년 4월 28일자로 게시된 제2금융권의 중고 상용차 할부금리는 주요 캐피탈사를 중심으로 신용등급에 따라 연 10~16% 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차 할부금리에 비해 1~5% 이상 간극이 벌어진 셈. 신용등급이 낮으면 법정 최고금리인 20%에 육박한 할부금리를 내건 캐피탈사도 여전히 존재한다.

트럭 매입 꺼리는 중고 매매상사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고트럭 매매상사는 그야말로 판매가 가능한 트럭만을 매입하는 것이 살아남는 길이라는 말도 나온다. 설상가상으로 기준금리 인상은 중고트럭 매매상사가 중고트럭을 구매하는 데 활용하고 있는 매입자금대출(재고금융)의 금리까지 뛰게 만들면서 매입에서부터 거래 부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의 상용차 등록 데이터를 가공, 본지에 독점 제공하고 있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올들어 5월까지 중고트럭 매매상사가 매입한 준중형 이상 트럭(적재중량 2톤 이상 카고 및 특장차, 트랙터, 이하 동일)은 총 7,625대로, 전년 동기(9,630)대 대비 20.8%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차 시장과 마찬가지로 이 같은 감소세는 차량 가액이 높은 대형급에서 크게 두드러졌다. 먼저 대형카고 부문에서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매매상사가 매입한 트럭은 총 968대로 전년 동기(1,447대) 대비 33.1% 감소했으며, 트랙터도 같은 기간 775대에서 529대로 31.7% 줄어들었다.

경기도 화성 소재의 한 중고트럭 매매상사 관계자는 “연식이 얼마 안 되고 상품성이 좋은 A급 매물은 매도 가격이 높아 높은 할부금리를 받아든 저신용 소비자들에게는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이에 반해 연식이 꽤 된 B급 매물은 상품성을 이유로 구매 문의가 적어 그 중간을 찾아야 하는데 팔릴 차를 찾는 것이 매우 어렵다”라고 전했다.

높은 할부금리에 중고트럭 고민거리
중고트럭 매매상사들이 매입까지 꺼리면서 재고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가운데, 중고트럭 시장을 찾은 중고트럭 예비 구매자들은 높은 할부금리를 듣고 최종 계약서 사인에 고심하는 모양새다.

카이즈유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1월부터 5월까지 중고트럭 매매상사가 판매(매도)한 준중형 이상 트럭은 총 8,193대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8.838대) 대비 7.3% 줄어든 수치다.

매매상사 관계자는 “상사를 찾는 고객은 예년 수준에 비해 조금 적은 수준일 뿐인데, 여전히 올해 초와 마찬가지로 할부 조건을 들으면 계약을 포기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며, “높은 할부금리 기조가 오랫동안 유지된다면 중고트럭 매입비용을 조달하지 못한 딜러들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캐피탈사 관계자는 “상용차, 특히 신용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중고트럭 할부금융은 경기 변화에 매우 민감해 경기가 꺾이면 대출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되기 때문에 대출 취급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며, “부실 등의 모든 조건을 고려해 금리가 산정되기 때문에 중고트럭 할부금리 현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럭 수요와 재고금융 대출 공급 감소, 그리고 높은 할부금리 기조 유지로 중고트럭 시장도 당분간 찬바람이 불 전망이다.

※ 상세한 통계와 그래프는 2023년 하반기 트럭스(Trucks) 48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상세한 통계와 그래프는 2023년 하반기 트럭스(Trucks) 48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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