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주 282명 설문 진행…20~40% 순수입↓
월 지출 200만~300만 원 는 반면 운임은 소폭↑
운행 부담에 일부 화물차주는 한 달 이상 운휴

“온종일 운전해도 손에 남는 게 없어 차라리 일을 쉬어야 할지 고민입니다.” 화물차 운행에 필요한 경유값이 올해 들어 급등하고, 부품 및 용품 가격 등 화물차 운행에 필요한 고정 비용이 큰 폭으로 오르자 화물차주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발 경유값 급등은 기름값이 운송비의 절반가량 차지하는 물류운송업계에 악재 중의 악재다. 기름값 인상으로 인한 제반 물류비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화물차 커뮤니티 사이서 유류비와 차량 관리비로 작년과 비교해, 한 달에 200만~300만 원 가까이 추가 지출이 발생하고 있다는 불만 섞인 글들이 종종 올라오기도 하며, 치솟는 경유값에 못 견뎌 운행을 포기하는 화물차주도 생겨나고 있다.

이에 본지는 현재 물류운수업계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영업용 화물차주 2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97.9%(276명)가 월 순수입이 감소했다고 답했으며, 이 중 73%(201명)가 평년 대비 20~40% 가까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화물차 운임, 경유값·물가상승에 허덕 
경유값이 치솟자 물류업계는 고스란히 타격을 입게 됐다. 본지 자체 설문 조사결과에 따르면 화물차주들은 올 초 (경유값ℓ당 1,300~1,500원) 한 달 수입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40% 구간 사이였으나, 현재 (경유값ℓ당 1,900~2,100원)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40~60%로 크게 올랐다고 응답했다.

반면, 화물 운임 인상에 대한 체감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참여한 화물차주 중 ‘운임이 오르지 않았다’고 답한 화물차주는 52.5%(148명)로 가장 많은 응답수를 보였다. 

이어 ‘운임이 올랐다’고 답한 응답자는 40.8%(115명)로 집계됐으나, 이 중 ‘중개 수수료도 같이 올랐다’고 답한 화물차주가 14.5%(41명)를 차지했다. 이외 ‘운임이 더 떨어졌다’는 응답자는 6. 4%(18명), ‘운임이 충분히 올랐다’고 답한 응답자는 1명뿐이다.

서울 양천구 서부화물터미널에서 만난 화물차주들은 대체로 화주가 화물 운임을 소폭 인상해주는 추세지만, 경유값 오름세 대비 50~60% 수준에 불과해 평년 수입을 보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콜어플’을 이용하는 화물차주들의 상황은 더 어렵다. 원자재 수급난과 선박난으로 물동량이 전년 대비 10%가량 줄어든 상황에서, 이른바 ‘똥단가’라고 불리는 일반적인 시세보다 낮은 금액의 짐을 운반하는 차주가 늘어난 탓에 콜화물의 평균 단가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유값뿐만 아니라 차량 유지관리 비용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난해 말 물류업계에 타격을 준 중국발 요소수 사태도 품귀 현상은 해소됐지만 가격은 20~30% 가까이 올랐다. 여기에 석유관련 제품인 엔진오일은 물론 타이어, 각종 필터류를 비롯해 일부 정비업체는 공임까지 올라 화물차주들 사이서 차를 굴릴수록 손해라는 말까지 나온다.

10명 중 9명이 ‘운휴’ 문제 직면
이 같은 상황에서 운전대를 놓은 화물차주도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적 부담을 느끼고, 운행을 조정할지를 묻자 ‘운휴를 고민 중이다’고 답한 응답자는 64.5%(182명), ‘실제 운행을 중단했다’는 25.9%(73명)인 반면, ‘운휴를 생각해본 적 없다’는 응답자는 9.6%(27명)로 대다수의 화물차주가 운휴를 고려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

또한 한 달 이상 쉬는 화물차주도 있었는데, 운행을 중단했다는 응답자 73명 중 ‘1주일 이내’가 45.2%(33명), ‘한 달 이내’ 27.4%(20명), ‘2주일 이내’ 16. 4% (12명), ‘한 달 이상’ 11%(8명)로 나타났다.

정부의 유류비 완화 대책과 관련해서도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최근 화물차에 지급하는 유가연동보조금 기준 단가가 50원(ℓ당 1,750원→1,700원) 낮아진 것처럼 유가보조금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안전운임제 전차종·전품목 확대에 대부분 적극 지지하는 모양새다. 택시처럼 화물 운임을 법적으로 정한 안전운임제는 최소한의 운임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운송료가 유류비에 연동해 책정되기 때문에 유가가 급등해도 부담이 덜 하다는 의견이다.

외부 요인으로 평년 대비 월수입이 크게 준 가운데 생존의 갈림길에서 운휴를 고민하는 화물차주들. 안정적인 경유값과 물가 안정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이들의 한숨은 깊어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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