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까지 중국산 등록 압도적…이후엔 불투명
상반기 최다실적은 중국산 BYD와 중통버스
지자체별로는 김포시·제주시가 도입 쌍끌이

서울시에서 처음으로 도입하는 전기버스의 브랜드별 도입대수가 결정됐다. 서울시에서 전기버스를 운행하게 될 운수업체는 서울승합과 도원교통 2개사다. 

이들 업체에 공급될 전기버스 브랜드와 대수는 현대자동차 14대, 에디슨모터스 5대, 중국 하이거 10대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오는 11월부터 각각 6514, 1711, 340, 3413번 노선버스에서 시범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전국 각 지자체들은 미세먼지, 대기오염 등 환경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친환경 차량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중 가시적으로 가장 큰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차종이 대중교통인 버스다. 

이 때문에 올해 초부터 각 지자체들은 전기버스 도입 목표 대수를 공표하며, 전기버스 도입사업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 7월까지 전기버스 등록 51대, 연말까지 100대 예상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올 7월까지 전국적으로 등록된 전기버스는 모두 51대다. 지자체별로 보면 김포시와 제주시가 각각 20대씩 등록돼 가장 많은 등록대수를 기록했다. 연내 추가로 도입될 전기버스 물량은 얼마나 될까.

서울시는 29대 도입을 앞두고 있고 인천시 역시 10대를 연내 도입할 계획이다. 여기에 부산, 대전, 청주 등이 전기버스 시범운영과 추가도입을 앞두고 있다. 지자체들의 계획대로 전기버스가 모두 도입될 경우 올해 연말까지 도입될 전기버스 물량은 최소 100대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전기버스 '일렉시티'.

■ 업체별 실적, 누가 울고 웃었나
올들어 7월까지 신규등록된 전기버스 51대중 41대를 중국업체가 등록했다. 한국에서 중국업체가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업체별 실적을 살펴보면 실적대비가 극명하게 갈린다. 먼저 자일대우버스의 부진이 눈에 띈다. 자일대우버스는 올해 상반기 전기버스 시장에서 단 1대의 판매실적도 올리지 못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몇 년 전까지 배터리 교체식 전기버스 시범사업 등에서 활발한 모습을 보이던 것과 달리 본격적인 전기버스 시장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국내업체인 우진산전 역시 야심 차게 출시한 저상전기버스 ‘아폴로’를 단 1대밖에 판매하지 못했다.

반면 국내업체인 현대차와 에디슨모터스는 기존 시내버스 판매이력을 바탕으로 여러 지자체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며 국내업체의 자존심을 지켰다. 최근 서울시의 전기버스 보급사업에서도 각각 14대와 5대의 추가 납품이 결정되면서 하반기까지 상승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부터 다수의 중국 브랜드들이 전기버스 시장이 활성화된 중국에서 성공적인 판매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에 진출했다. 현재 국내시장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는 4개의 중국업체들은 그 성과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대양기술이 딜러십을 인수한 중국의 포톤버스는 강릉시 동진버스에 4대를 납품하며 성공적인 국내 진출을 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올 상반기 1대의 실적도 올리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이거는 올해 첫 진출을 시작한 중국 브랜드로 상반기 중 창원시에만 납품을 진행해왔다. 최근 서울시 전기버스 보급사업 사업자로 선정돼 하반기 중 10대를 추가로 납품하게 됨에 따라 향후 성장세가 주목되고 있다.

피라인㈜이 국내 수입·판매하고 있는 하이거 '하이퍼스'.

■ 최다등록 BYD·중통버스, 속내는 달라 
올 상반기 최고실적은 중국 브랜드인 비야디(BYD)와 중통버스가 각각 20대씩 등록되며 최다판매량을 기록했다. 숫자로만 보면 우수한 실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는 약간 다르다. 

비야디는 지난 4월 제주도 우도에 15인승 전기버스인 eBus-7 20대를 납품하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서울시를 비롯해 몇몇 지자체들이 진행한 사업자 선정에서 연이어 고배를 마시며 이렇다 할 실적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비야디는 지난 6월 대전시에서 실시한 전기버스 시범운영사업체로 현대와 함께 각각 1대씩을 납품하는 것으로 결정됐으나, 확인한 바에 따르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사업자 선정이 취소됐다. 

업체 관계자는 “납품하기로 한 업체에서 제품 보증 등에 대해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해 와 판매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매그넘’이라는 제품명으로 출시된 중통버스는 한신자동차에서 수입, 판매하고 있는 중국 브랜드로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그 이름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중통버스는 김포시의 선진운수에서만 판매되고 있어 김포시를 제외한 지자체에서는 판매실적이 전무하다. 특정 업체에서만 판매를 기록하고 있어 아직까지 시장에서의 파급력은 낮은 셈이다. 

이지웰페어㈜가 국내 수입·판매하고 있는 BYD 'eBUs-12'.

■ 올해 전기버스 시장, 승자는?
국내 전기버스 시장에서 국산 4개사, 중국 4개사 등 8개 업체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결정적 승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서울시 전기버스 보급사업의 진행상황에 타 지자체들이 주목하고 있고, 하반기 지자체들의 전기버스 추가도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연말까지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현재까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업체들이 더욱 눈에 띈다. 이들은 하반기에도 별다른 성과를 나타내지 못할 경우 향후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외면당할 위험이 크다. 업체들은 아무래도 판매실적이 있는 업체 제품을 선호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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