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와 효율성에 다단 변속기 경쟁적 선택
클러치 조작 따라 수동·자동·전자동 구분
대형트럭은 ‘자동화 수동 변속기’가 대세

자동차의 심장 파워트레인의 핵심 요소로 꼽히는 엔진과 변속기. 엔진이 출력을 만든다면, 변속기는 어떤 역할을 할까. 자동차의 내연기관은 특정 엔진 회전수(rpm)에서 최대 토크와 최대 출력이 발생하는데, 도로 상황에 맞춰 정속주행, 추월가속, 언덕등판 등 엔진 회전수를 조절해 원하는 출력을 만들어 주는 것이 변속기다.

 


대형트럭의 경우 다양한 무게의 화물을 싣고 다니는 만큼, 높은 출력을 필요로 한다. 이에 따라 원하는 출력을 적재적소에 발휘 할 수 있도록 다단화 된 기어를 요구한다.

■ 효율성·가성비 甲 수동 변속기 
수동 변속기(MT)는 주행 중에 수동 조작이 필요한 변속기를 말한다.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설치된 클러치(clutch)를 제어해 변속할 수 있다.

수동 변속기의 특징은 자동 변속기보다 구조가 간단해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다는 것. 동력전달효율이 좋아 ‘연비=돈’으로 직결되는 상용차에서 수동 변속기의 비중은 여전히 크다.

현재 국내 판매 중인 차종에서는 주로 적재중량 2~8톤급 준중형과 중형 차종에 장착된다. 변속 방법은 어떨까.

수동 변속기 조작 방식은 전통적으로 ‘H-쉬프터’가 사용된다. 기본 5~6단 기어의 경우 승용차와 조작 방식은 동일하지만, 9단을 넘어갈 경우 H-쉬프터의 조작 한계성으로 저단-고단을 선택하는 ‘레인지 스위치’와 반단 기어를 선택하는 ‘스플리터 스위치’가 별도로 장착된다. 

가령, 16단 수동 변속기의 경우 실제 기어는 8개로 생각하면 되는데, 1단부터 4단까지는 저단기어, 5단부터 8단까지는 고단기어로, 여기에 각각의 단마다 하이-로우까지 더하면 총 16단이 된다. 상용차 전문 수동 변속기 제작사로는 미국의 이튼사와 독일의 ZF사가 대표적이다.
 

저단-고단을 선택하는 '레인지 스위치'와 반단 기어를 선택하는 '스플리터 스위치'가 장착된 수동 변속기 레버.


■ 편리성과 효율성을 더한 반자동 변속기
잦은 기어변속으로 인한 피로를 없애고자 고안된 것이 바로 ‘자동화 수동 변속기(AMT)’다. 업계에서는 반자동 또는 자동화 변속기로도 불린다.

자동화 수동 변속기는 말 그대로 수동 변속기에 기반하는 변속기지만, 클러치 조작은 수동과 달리 전자적으로 이뤄져 자동 변속기와 조작방법에 큰 차이가 없다. 승용차로 비유하자면, 수동 기반의 듀얼클러치(DCT) 변속기와 유사한 개념이다. 

국내에서는 주로 대형 트럭에 사용되며, 능동형 크루즈컨트롤, 지형 예측형 크루즈컨트롤 등 첨단 전자장비와 결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공간적인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브랜드에 따라 기존 와이퍼 자리를 대체한 ‘칼럼식’, 운전석 팔걸이에 위치한 ‘다이얼식’, 센터펜시아에 위치한 ‘버튼식’ 등 다양한 형태로 구성돼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상용차 시장에서 자동화 수동 변속기의 선호도가 매우 높다. 대표적인 자동화 수동 변속기 제작사로 ZF사가 대표적이며, 이외 볼보트럭의 ‘I-SHIFT’, 다임러트럭의 ‘MPS4’ 변속기 등이 있다.
 

볼보 'I-Shift'가 장착되는 장거리 트랙터 모델 FH.


■ 편의성의 끝판왕! 전자동 변속기
전자동 변속기(AT)는 수동 변속기처럼 변속을 위해 엔진동력을 연결하거나 차단하는 클러치 대신에 토크컨버터가 사용된다. 

토크컨버터는 엔진과 변속기 유체를 매개로 결합해 동력을 전달하기 때문에 동력전달효율이 클러치 대비 다소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다만, 최근 전자동 변속기의 기술 발달로 수동 변속기와 근접한 수준까지 따라왔다.

전자동 변속기는 장거리 및 시내 운전의 편리성 외에도 일반적으로 싱글 클러치 대비 잦은 가·감속 상황에서 변속이 빠르며, 조작 미숙으로 인한 엔진 정지를 방지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환경정화차, 소방차, 시내버스 등 도심 운송에 특화된 운송업체에서 선호하고 있다. 상용차용 전자동 변속기 제작사로 미국의 앨리슨트랜스미션이 독보적인 위치에 있으며, 국내에서는 중·대형 상용차에 옵션사항으로 두고 있다.
 

앨리슨트랜스미션 전자동변속기가 장착된 42m 고가 사다리 소방차.

 

12단·16단·18단? 변속 단수가 이렇게나 많아?

최근 승용차에 탑재된 변속기는 기존 6단서 8단으로 표준화되고 있는 가운데 몇몇 승용차 업체에서는 발 빠르게 9단, 10단 변속기를 탑재하기도 한다.

이같이 6단 변속기서 다단화 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연비’다. 기어를 다단으로 쪼개 매 단수마다 낮은 엔진회전수에서도 최고의 속도를 뽑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이론적으로 주행성능은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과거 100km/h 속도까지 5단이면 가능한 것이, 현재는 7단, 8단까지 기어단수가 넘어가야 하기 때문.

이 같은 이유로 연비와 효율성이 가장 중요한 덕목인 대형트럭에 다단 변속기는 필수 사항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승차인원에 따라 차량총중량이 달라지는 승용차와 달리 대형트럭은 공차상태부터 적재함이 꽉차는 부피짐과 20톤이 넘는 중량짐까지 다양한 주행조건 속에서, 무게와 속도별 최적의 기어는 8~10개로도 부족하다. 

특히, 중량짐을 싣고 언덕 주행 시, 기어 단수가 세분화 되어야, 엔진의 최대출력에 기어비를 맞추어 최대의 힘과 속력을 낼 수 있다.

또한 저속에서도 낮은 rpm에 고연비 효율을 뽐내야 하기에 저단 기어도 세분화 되어야 하며, 여기에 저속/고토크 기어인 크롤러기어가 옵션사항으로 탑재되기도 한다. 현재 대부분의 상용차 제조사는 반자동 12단 변속기와 수동 16단 변속기가 주로 탑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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