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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주와 주선업자들의 세상, 과적과 수수료
화물차 시장에 만연한 ‘갑질문화’
다단계, 지입 등 구조적 특성상 고통 받는 ‘을’
“시장 투명성 위해 ‘주선수수료 상한제’ 절실”

국내에서 화제가 되는 단어가 있다.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영어사전 등재가 유력한 ‘갑질(Gap-Jil)’이다.

‘갑질’은 권력의 상하관계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부당한 행위를 뜻하는 의미의 조어다. 상대적으로 높은 지위를 가진 사람이 낮은 지위의 사람들을 상대로 행하는 불합리한 행동이라고도 할 수 있다.

국내 화물차시장에서도 갑질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번호판을 임대하는 지입, 그리고 화주에서 주선사업자를 거쳐 마지막에서야 일감이 전달되는 국내 화물차시장의 구조적 특성상 화물차 운전자들은 항상 낮은 지위를 가질 수밖에 없고 이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부당한 행위들은 관행처럼 지속되고 있다.

■ 과적조장에도 떳떳한 화주

화주의 사례를 먼저 살펴보자. 화주는 애초에 운송화물을 의뢰하는 의뢰인으로써 운임을 주선사업자에게 제시하는 위치에 있다.

소위 ‘갑 중 갑’이라 할 수 있는 지위다. 화주는 적은 운임으로 많은 화물을 실으면 실을수록 자신에게 돌아오는 이득이 많으므로 과적을 유발하는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화물차 과적 시 화주를 처벌하는 규정이 전무하기 때문에 이 같은 행태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실정이다.

■ 상한 없는 수수료는 차주들에겐 ‘독’

주선사업자는 화주가 물건을 의뢰하면 이를 화물차 운전자들에게 알선해주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중간에서 주선업체가 가져가는 알선 수수료에 최대 상한선이 없다는 점이다.

정해진 상한선이 없으니 화주와 화물차 운전자 사이에서 마음대로 수수료를 갈취해도 아무런 제재가 없다. 일부 악덕 주선업체의 경우 운임의 20% 이상을 수수료로 가져간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나아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이하 어플)을 이용해 운송의뢰를 알선하는 주선업체간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운송운임이 줄어들어 화물차 운전자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가령 A업체에서 10만 원의 운임으로 운송의뢰를 올려놨다고 가정해보자. 경쟁사인 B업체는 같은 운송의뢰를 8만 원의 운임으로 올림으로써 더 많은 화주의 의뢰를 알선할 수 있게 되고 화물차 운전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운임이 적지만 많은 의뢰가 있는 B업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게 된다.

피해는 고스란히 화물차 운전자에게 돌아갈 뿐 화주나 주선업체의 수익에는 별 차이가 없다. 화주는 적은 운임으로 운송의뢰를 맡길 수 있어서 좋고 주선업체는 운임이 떨어지는 만큼 수수료를 올리면 그만이다. 앞서 말했듯이 수수료에는 상한이 없다.

이와 관련 개별화물연합회 관계자는 “주선사업자들의 폭리를 제한하고 시장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주선수수료 상한제’ 도입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내세웠다.

■ 일거리 끊기나? 고통받는 지입차주

지입차주는 대부분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용달이나 개별 영업용 번호판 가격이 부담돼 법인지입업체의 임대 번호판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엄연히 말하자면 지입차주는 개인사업자로 분류되지만 지입업체와는 번호판 계약을 통해 유지되는 갑과 을의 관계인 셈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상하관계 하에 갑의 위치에 있는 지입업체가 제멋대로 기존 계약과 다른 일감을 부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만약 지입차주가 일을 그만두려 하더라도 쉽지 않다. 지입차주는 영업용 번호판을 임대하는 과정에서 지입업체에 일정 권리금을 지불하는데 이를 돌려받지 못하는 지입차주가 태반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입업체들의 횡포가 관행처럼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생계를 위협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지입차주들의 피해는 늘어만 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각자가 놓인 처지에 따라 갑과 을로 상하관계가 나눠졌지만 화주와 주선사업자, 지입업체, 화물차주는 모두 화물운송업이라는 배를 함께 탄 동업자다. 갑질로 인해 서로 간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경기불황이라는 태풍을 극복하기 위해선 서로가 상부상조해야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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