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트레일러, 원가밑 제품가로 판매량 늘렸지만
자금압박에 80억대 빚 남기고 느닷없이 증발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들…“A/S는 어디서 받나”
무조건 싼 제품 피하고 안정된 회사 선택 필요

특장업체의 연이은 폐업에 피해를 보는 고객이 늘고 있다. 계약금을 치르고도 차량을 받지 못해 빚더미에 앉은 고객, A/S를 받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고객 등 피해 규모가 상당하다.

“피해를 본 사람이 한둘이 아니에요. 시중 거래되는 제품보다 싸고 품질도 괜찮다고 해서 계약했는데 이렇게 순식간에 회사가 문을 닫을 줄 누가 알았나요. 지금 40여 명의 피해자가 단체로 변호사를 선임해서 법적 절차를 밟아나가고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수천만 원씩 빚이 생겼으니 암담한 심정입니다.”

국내 트레일러 시장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던 ‘S트레일러’(충남 당진 소재)가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트레일러 제작 및 서비스에 대한 모든 업무를 느닷없이 중단, 특장차 시장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S트레일러의 이 모 사장은 금융권 33억 원, 자재대금 20억 원, 인건비 10억 원 등 70억~80억 원대의 채무 상환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일체의 제작 및 서비스 업무를 중단했다.

이 모 사장은 그동안 이루어져 왔던 차량계약서류 파기는 물론 직원 관련 내부자료마저 지워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난으로 인한 뒷수습보다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의도적인 행위에 국내 트레일러 제작업계는 물론 특장차 업계 전반이 큰 충격에 빠졌다.

이로 인해 S트레일러 제품 구매자들은 무상보증 기간 내 서비스는 물론이고, 사후 서비스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게 되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들에게 전가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계속되는 트레일러 제작업체들의 비정상적인 폐업으로 특장업계 전반에 걸쳐 신뢰 하락과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특장업계 전반에 신뢰 하락과 불신 우려
트레일러 제작업계는 S트레일러의 폐업은 설립 초기부터 예견된 일이었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S트레일러는 2016년 트레일러 제작업계에 새롭게 뛰어들면서, 판매실적 위주의 경영전략에 치중했다. 4,000만 원대 경쟁사 동급 제품에 비해 1,000만 원가량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했다. 원가에도 못 미치는 제품가격으로 고객들을 끌어들였다. 불과 2년 만에 엄청난 판매실적을 올렸다. 

반면에 종전 제품가격으로는 경쟁에서 이길 수 없는 기존 트레일러 업체들은 대혼란에 빠져들었다.”며, 그간의 시장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실제, S트레일러는 트레일러 시장에 첫 진입하던 2016년에 신규등록 대수 200여 대를 기록하더니, 2년 차인 2017년에는 400여 대까지 실적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실적은 고스란히 경쟁사 고객들을 끌어들인 결과로, 지난해 트레일러 제작업체 중 신규 등록대수 순위 3~4위를 기록했을 정도다.  불과 2년 만에 올린 실적으로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경영난을 불러올 것이 뻔한데도 경쟁사를 고사시키기 위한 ‘가격 정책’으로 트레일러 시장에서 ‘S트레일러’를 각인시키는 데는 성공하는듯 했다.  

 

경쟁사 대비 낮은 비용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했던 S트레일러는 폐업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남겨진 특장업체들을 향한 고객의 불신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계약금 날리고, 타 회사에 A/S 받아야할 판 
문제는 이번 S트레일러 폐업의 피해가 고스란히 차량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 물론 금융사나 부품공급업체들도 피해가 예상되기는 하나, 보험 등 어느 정도 대비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계약(계약금 지불)을 체결하고 차량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차량 계약자들, 무상 및 사후 서비스 등을 책임질 제작 업체가 없어진 기존 고객 등 S트레일러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의 피해사례는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다.

일부 차량 계약자들은 캐피탈사에 있지도 않은 차량 대금을 매달 납입해야 하고, S트레일러 제품을 갓 구매한 고객들은 무상 AS는 둘째치고, 서비스를 받을 곳조차 사라졌다. 차량에 문제가 생기면 타 트레일러업체를 찾아가 비용을 지불해가며 차량을 수리해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비정상적 폐업사태, 잊을만하면 터져
특장차업계에서 S트레일러와 같은 폐업사태는 단발적으로 일어난 일이 아니다. 특장업계에서는 이전부터 폐업사태가 잊을 만 하면 터지는 등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주로 트레일러, 특수차량, 환경차 업체들이 폐업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본지 확인결과, 2005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경영악화와 사업장 부분폐쇄 등으로 인해 사업을 중단한 특장업체는 대략 50여 개에 달한다. 실상은 이보다 더 많은 업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트레일러를 모는 화물연대 관계자는 “현재 국내 특장업계는 경쟁사 간 제품가격 등을 놓고 한쪽이 완전히 도태될 때까지 치열하게 경쟁하는 치킨게임이 성행하고 있다.”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영세한 몇몇 업체들이 무리하게 가격을 후려치고 종국엔 무책임하게 사업을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장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비정상적으로 특장사업을 이끌어 가는 업체들이 여전히 많고, 이들 업체가 언제 문을 닫을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고객들이 무조건 싼 제품에만 눈길을 준다면, 그 대가는 혹독할 것”이라며, 보다 냉정한 입장에서 오랫동안 업계에 뿌리를 내리고 서비스가 잘 뒷받침해주는 업체들 위주로 선택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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