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래차엑스포’서 국내 4개·중국 3개사
정부·지자체 정책 보조금 업고 진출 각축전
2018년은 전기 상용차 ‘보급 원년’ 될 듯
정책 보조금 2,550억 중 전기버스 170대

대구미래차엑스포에서 선보인 다양한 전기버스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우진산전 ‘아폴로’, 현대자동차 ‘일렉시티’, 에디슨모터스 ‘e-FIBIRD’, BYD ‘K9(국내명 eBus-12)’, BYD ‘C6(국내명 eBus-7)’, 자일대우버스 ‘BS110EV’

국내 전기 상용차업계의 큰 관심 속에, 지난 11월 말 대구광역시 엑스코(EX CO)에서 ‘2017 대구국제미래차 엑스포(DIFA)’가 개최됐다. 

최근 전기자동차에 대한 높아진 인식을 반영하듯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국내업체뿐만 아니라 르노, 테슬라, GM 등 해외의 다양한 브랜드들이 앞다퉈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최신모델들을 대거 선보였다.

‘전기 승용차’ 위주의 전시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오히려 눈에 띈 것은 ‘전기 상용차’였다. 

지난 몇 년간의 다양한 시범사업을 바탕으로 법제도 정비와 보조금에 대한 정리가 완료되어 치열한 경쟁을 앞둔 전기버스 시장의 현주소와 함께 우수한 연비와 운영비용 절감을 내세운 1톤 전기화물차의 보급이 눈앞에 다가왔음을 피부로 느끼게 했다. 

행사에 전시된 모델들을 통해 전기 상용차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 지자체들 너도나도 도입 확대 
현재까지 국내에서 모습을 드러낸 전기버스 브랜드는 총 7개사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의 현대차, 자일대우버스, 우진산전, 에디슨모터스(옛 한국화이바) 등 4개사와 중국의 비야디(BYD), 포톤(FOTON), 에빅(AVIC) 등 3개사다. 

여기에 또 다른 중국 전기버스 브랜드가 추가로 국내진출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이처럼 전기버스 모델들이 속속 선보이면서 최근 지자체들은 전기버스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모양새다. 

우선, 가장 적극적인 도입 의지를 보여온 곳은 제주자치도다. 2021년까지 80대의 전기버스 보급을 목표로 이미 배터리교체형(BSS) 전기버스 시범사업 등을 진행한 바 있다. 최근에는 우도에 BYD의 7m급 전기버스 20대를 보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부산광역시 역시 2016년부터 에디슨모터스의 전기버스를 도입,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현대차의 일렉시티 20대 도입을 진행하기도 했다. 김포시는 올 4월부터 선진운수를 통해 중국 에빅의 전기버스를 투입, 운행해오고 있다. 이밖에 창원시와 광주광역시에서도 연내 전기버스 도입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전기버스에 대해 지자체들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국내에 선보인 전기버스는 10.5 m~11m급을 기준으로 브랜드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략 4억 5,000~5억 원 선의 가격대를 이루고 있다. 얼핏 생각하기에는 꽤나 높은 가격대이지만, 정부의 정책 보조금이 더해지기 때문에, 운수업체들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없다. 

실제, 환경부에서는 전기버스 1대 당 1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여기에 저상버스 보조금 1억 원을 더하면 전기버스 1대 당 2억 원의 보조금이 지급되는 셈이다. 기존 CNG(압축천연가스) 저상버스와 비슷한 가격대 진입이 가능한 것이다. 

저렴한 운영 비용과 연료비 절감까지 겸한 전기버스는 준공영제 적용을 받지 않는 지역의 운수업체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물론, 친환경 요소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 저감 대책 중 가장 빠르고 가시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 충전방식은 플러그인이 대세
전기버스의 선택에는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끼친다.

연비, 최대주행거리, 충전방식, 충전표준, 1회 충전시간, 배터리 용량, 가격 등 전기버스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다양한 기준들은 실제 운행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운행목적에 맞는 선택이 중요하다. 

이번 대구 엑스포 전시에서는 대부분 업체가 플러그인 방식의 전기버스를 내놓은 데 반해, 자일대우버스만 유일하게 배터리교체형(BSS) 방식을 선보였다. 

자일대우버스 관계자는 “배터리교체형(BSS)방식 버스는 기본적으로는 플러그인 방식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 셈”이라며, “다만, 기본적으로 배터리교체형(BSS)방식의 경우 배터리 용량이 작은 편이라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플러그인 전용 전기버스를 곧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디슨모터스 역시 기존에 배터리교체형(BSS) 전기버스가 아닌 플러그인 방식을 선보여 플러그인 방식이 대세임을 보여줬다.

■ 2018년부터 전기버스 보급 본격화 
2018년 전기차 보조금 규모는 총 2,550억 원에 달한다. 그중 전기버스는 대당 1억 원으로 대수론 170대 규모다. 지금까지의 판매가 시범사업의 성격이었다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전기버스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이미 각 브랜드는 지자체들과 접촉, 노선버스뿐만 아니라 셔틀버스 등 다양한 판로를 개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내년 첫 물량은 BYD가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BYD 한국 판매법인인 이지웰페어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인 7m급 마을버스 20대를 우도에 납품했으며, 우도사랑협동조합에서 전기버스 보조금 지급이 가능해지는 2018년 1월부터 등록, 운영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8년 정부의 지원하에 이루어지는 170대의 전기버스 시장에서 BYD를 포함, 과연 승자는 누가 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벌써부터 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2018년에는 1톤 전기화물차가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할 전망이다. 사진은 제인모터스 ‘칼마토’

■ 전기트럭은 1톤부터 시작된다
엑스포에서는 1톤 전기화물차 역시 큰 관심을 받았다.

현재 국내 전기화물차 시장에서 시장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1톤 전기화물차는 택배차량뿐만 아니라 공원, 공공차량 등 다양한 수요가 잠재된 시장이다. 

대구광역시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제인모터스의 1톤 전기화물차 ‘칼마토(Calmato)’ 뿐만 아니라 에디슨모터스에서 내놓은 1톤 전기화물차 ‘EMT01’ 역시 눈길을 끌었다. 

제인모터스 관계자는 “2018년 상반기 중 인증작업을 완료하고 연내 판매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히고, “오는 12월 대구시 인근 생산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어 조만간 대량생산체제 구축이 완료될 예정이며, 이미 물류업체 등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환경부의 1톤 전기화물차 보조금 책정이 완료되는 대로 본격적인 판매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기버스 제작업체 에디슨모터스도 1톤 전기트럭을 공개했다. 에디슨모터스의 ‘EMT01’ 모습.

에디슨모터스 역시 “최대한 빠른 시기 안에 인증 등록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1톤 전기화물차 시장 선점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한편, 이번 전시회에는 출품을 진행하지 않았지만 이미 0.5톤 전기화물차 ‘피스(PEACE)’를 출시, 판매를 진행한 경험이 있는 파워프라자 역시 기아차의 ‘봉고’를 기반으로 한 1톤 전기화물차 인증을 진행 중이며, 내년 상반기 중 인증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세 업체 모두 내년 인증이 완료될 경우 본격적인 1톤 전기화물차 판매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현재 택배차량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1톤 화물차에 대한 전기화물차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며 환경부 보조금 규모가 확정되고 본격적인 출시가 이루어질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혀, 2018년이 국내 상용차 시장에서 ‘전기화물차’ 도입의 원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파워프라자는 지난 서울모터쇼에서 1톤 전기화물차 '피스'를 공개한 바 있다.

■ 1톤 전기화물차 보조금 규모 논의 중, 환경부는 결정 서둘러야
다만, 환경부의 1톤급 전기화물차에 대한 보조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판매를 시작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 

현재 환경부에서는 1톤급 전기화물차 및 지난 11월 전기버스 보조금 인증기준을 통과한 BYD의 7미터급 전기버스 등 일부 전기 상용차 모델들에 대한 보조금 지급 규모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으며 2018년 1/4분기까지는 차종별 보조금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사들이 시대에 발맞춰 전기 상용차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는 이때 자칫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 발목을 잡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정부의 신속한 정책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기 상용차 개발 전폭 지원’…미래차 선도 도시 대구는?

전기차 산업을 앞세운 대구시의 질주가 거침없다. 최근 성황리에 막을 내린 ‘제1회 대구국제미래자동차엑스포’를 비롯해 국내 전기차 관련 행보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전기 상용차 산업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대구시는 지난해부터 제인모터스, 르노삼성 등과 손잡고 1톤급 전기화물차 개발에 힘써왔다.

현재까지 앞선 것은 제인모터스다. 제인모터스는 자동차부품기업인 ㈜디아이씨의 대구법인으로 내년 상반기부터 국내 최초 1톤 전기트럭인 ‘칼마토(Calmato)’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연간 예상 생산규모는 3,000대 수준이다.

르노삼성의 경우 1회 충전으로 최대 250km를 주행할 수 있는 1톤 전기트럭을 개발 중이다. 이는 동급 최장 수준의 주행거리다. 차량 개발에는 농기계 생산기업인 대동공업이 함께하며, 섀시는 르노-닛산의 ‘마스터 픽업’이 활용된다. 본격적인 생산 시기는 2019년부터다.

대구시는 이들 전기 상용차 생산업체들을 필두로 지역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꾀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2019년까지 140억 원을 전기·자율주행차 연구개발비로 지원하고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을 추진하는 등 전기화물차 수요를 늘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상용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