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특장차업계의 살길은 국내 수준 벗어난 국제 경쟁력 키워야"

■명실상부한 협회의 활동이 요구되는 시점 

■특장차산업의 회고

우리나라의 특장차산업이 일반 시장에서 사용되고 우리의 생활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때는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반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일부에서는 소량이지만 냉동 밴 트럭 또는 작업용 특장차를 수입하여 운행하고 있었고, 국내 특장차업체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1~2 곳에서는 정비사업과 더불어 소규모의 시장을 메우고 있었던 때 이므로 차량 번호만 보고서도 기사의 이름을 알 수 있었던 시기였다.

이 시기는 냉동 밴 트럭, 컨테이너 등은 주로 미군부대의 납품 군수물자 수송 및 일부 수출 냉동물과 빙과류 등의 수송에 국한되어 있었다. 80년대 초에 접어들면서 국내에서 필요한 특장차시장이 조금씩 변화하면서 물류· 수송용 특장차량 등이 본격적으로 제작되기 시작하였으며, 그 외 청소차량, 크레인, 소방엠블런스 등이 국내기술로 일부 생산돼 판매시장을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이 즈음에 특장차사업을 본업으로 하는 특장차회사가 생겨나기 시작하였고, 그 시기에 생겨난 일부 업체들은 현재까지도 건실하게 운영되어지는 회사들도 있다. 

■특장차시장과 관련 법규에 관한 변화

80년대초 까지만 해도 이렇다 할 만한 시장은 없었다. 그러나 점차 시장에서는 다양한 규격과 다기능 사양의 특장차량의 수요욕구가 늘어나고 있었다.
시장의 변화와 더불어 함께 만들어지고 따라가야 할 기준과 법규가 필수적이었다. 하지만 자동차관련 법규는 시장의 상황이나 변화에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만들어진 법규이다 보니 초창기부터 불법과 탈법이 자행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이는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시행되었으며 그 이후 조금씩 개정되는 (역사)변화의 모습을 보여주게 되었다.

특히 아직까지도 시대와 시장의 욕구에 적용되기 힘든 관련 법들이 많아 특장차시장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세계화 시대에 경쟁하는 우리 중소기업들의 한계를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참으로 안타까운 실정이다.
80년대 초에는 지금처럼 구조변경, 형식승인, 자가인증제 등이 허용되지 못하고 일부 자동차회사의 특장생산라인과 검사라인만을 이용한 형식승인에만 의존했다.
그러다 보니 형식승인의 시간과 비용, 절차상의 제한, 규격미달 등으로 형식승인이 불가한 내장탑차나 일부 특장차들은 무허가 불법차량으로 운행될 수 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국토해양부(옛 건교부)에서는 물류용과 업무용 특장차에 한하여 구조변경을 허가 하였으며, 이 후로는 한국의 특장차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하였다.
특장차 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주변기기, 유공압기기, 냉동, 부품소재산업 등도 활발해지면서 일자리 창출에도 상당한 몫을 담당하게 되었다. 또한 특장차 회사와 특장차의 종류도 다양하게 발전되는 환경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88년 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하여 특장차시장은 황금기에 다다른다.(춘추전국시대) 식품, 공산품, 전기, 전자, 기계, 자동차, 농업, 화훼, 서비스업, 이동판매, 건설, 유통, 이동전화 등 전 산업에 걸쳐 호황과 더불어 시장은 크게 변화하고 있었다.

이로 인한 시장효과에 맞물려 많은 특장차회사가 생겨났고 경쟁 또한 급격하게 일어났다. 크지 않은 나라에서 그 많은 특장차회사들이 난립하게 되는 것은 “(국민성에 대한)남이 되면 나도 될 것”이라는 우리 국민성에 대한 특성과 기대감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큰 이유는 정부의 규정이 애매모호한 부분이 상당히 많았기에 이러한 환경이 조성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즉, 특장자동차 제조허가에 따른 규정이 문제점이 많았던 것이다.

실제 특장차를 생산, 판매하기 위해서는 1급 정비공장이 있어야만 구조변경 등 차체 개조작업이 가능하도록 되어있었지만, 그에 따른 설비투자와 시설규정, 인원채용 규정 등을 지키는 업체는 실질적으로 몇 개 업체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도 아무런 제재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따금 단속에서 고작 몇 개 업체에 벌금 얼마 정도의 솜방망이식 처벌에 사후관리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특장차사업이 생계형 사업이고 일자리 창출이며 한국경제의 일부이기는 하지만 규정을 지키지 않고 이익을 추구하는 행태가 버젓이 자행되었던게 현실이었다.
이는 규칙을 지켜야 하는 운동경기에서 규칙을 무시하고 오로지 무조건적으로 우승을 하기 위해 남을 의식하지 않고 경쟁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 것인가.

그러다 보니 그러한 마음가짐과 규정을 뒷전으로 하는 일이 만연해 남이 하면 나도 똑같이 규정을 위반하고, 정정당당히 경쟁하려는 마음보다는 불법이나 탈법을 하더라도 괜찮다는 생각이 지배했는데, “과연 정당한 것인가”라고 되묻고 싶은 심정이다. 

■이제는 국제화와 업종전문화에 동참해야… 

해외 전시회에 가보면 국내 특장업체 및 부품업체에 종사하는 관계자들이 눈에 많이 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부 회사를 제외하고는 해외전시회에서 국내업체들에 대한 관심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더군다나 국내에서 1년에 두어 차례 진행하는 전시회마저 관전하는 임직원도, 관련업계도 많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니 당연히 신기술의 경진대회장인 전시회 활용도가 높은 외국과는 엄청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우리와 이웃하고 있는 일본과 중국의 전시회를 비교해 봤을 때 우리나라의 전시회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특장차업체뿐만 아니라 관계기관 협회, 소재산업, 운송업체, 건설 중기업체, 특장차장비 임대업체 등 관련업종의 이루 말할 수 없는 많은 업체들이 전시를 진행하고 해외 바이어, 업체 등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이웃나라의 시장을 보고 있을 때면 참으로 맥이 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유럽 또한 일본보다 더 큰 시장과 전문화 된 기술 및 조직력, 해외시장 개척 등에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수준에 도달해 있다. 특히 EU공동체인 유럽연합은 서아시아와 북아프리카, 중동지역을 아우르는 하나의 하나의 거대한 시장이고, 그에 따른 관련법규 등이 우리나라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형성되어 있다.

그러므로 아이디어와 기술, 자본이 있으면 세계를 무대로 장사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가까이 있는 중국의 특장차, 부품시장과 업체들이 우리가 여러가지 규제 등에 묶여 있을 때 이미 유럽시장에 상당히 깊숙하게 파고들어와 있는 현실은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이다. 저렴한 생산비, 국가적 지원 등에 힘입어 거침없이 유럽과 미국, 동남아 시장을 잠식하는 중국. 조금 있으면 완성된 차량까지도 중국시장에 빼앗기는 현상이 올런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고 지금이라도 국내에 국한되는 치열한 경쟁을 할 것이 아니고, 세계를 상대로 싸울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가장 먼저 세계시장의 흐름과 기술력, 그들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국제표준(Global Standard)에 맞는 품질과 경영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정보와 기술, 인적. 물적 교류가 요구되고 있으며, 한 개의 상품으로 세계 명품 브랜드가 된 경쟁력 있는 기업들처럼 우리 특장차업계도 전문화, 고도화가 필요한 것이다.

너무 많은 아이템과 과중한 조직들은 결국 기업의 집중력을 떨어지게 하여 금방은 문제가 없는 것 같지만 훗날 분명히 그 기업을 어렵게 만드는 족쇄가 되어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 또한 업계가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고 세계 5위에 걸맞는 자동차 강국의 위상에 맞도록 관계 법령을 개정 또는 정비해야 함은 물론이고 필요한 관리감독 부분도(검사장, 성능인증 등) 철저히 투명성을 확보하여 행정기관으로서 역할을 다 하여야 할 것이다. 

■명실상부한 협회의 활동이 요구되는 시점 

국내에는 많은 업종의 사업들이 있다. 심지어는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게도 협회가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 특장차업계의 면면을 보자. 우리나라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물류, 식품, 의학, 전기, 전자, 기계 등 모든 분야에 있어 관련이 있는 중요한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산업이기도하다.

이러한 업계의 여러 가지 상황을 살펴보면 특장차량은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특장차업계들의 현실은 그다지 희망적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전국적으로 특장차업체들이 상당히 많은 종사원과 그에 따른 산업의 일부분을 담당하고 있고 부품소재산업에 종사하는 업체까지 감당하여 조직을 결성하고 협동한다면 타 산업에 전혀 손색없는 협회가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다른 사업군처럼 협회의 역할과 활성화가 절실해 지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현재 조직되어있는 협회의 역할과 규모는 어느 곳에 이야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특장차업계를 대변하고 업계의 발전과 화합,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협회가 하루빨리 관련 단체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정부 또한 일부 업체나 업종만을 대상으로 법을 운용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해외에서도 ‘Made in Korea’하면 제품을 믿고 구매할 수 있고 관련 업체와 협회를 믿고 인정 할 수 있다면 한국에서 제조된 특장차 관련 제품도 높은 가격으로 거래가 가능하게 될 것이다.

또한, 협회도 회원관리와 회원들의 권익보호, 회원사간의 문제, 대정부활동 등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고 나아가 국제화시대에 걸맞게 유럽연합, 북미, 일본, 아시아 등의 관련업계, 협회들과 제품의 교류, 정보교류, 기술교류 등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업계의 숙원사업들을 발굴, 실행하여 현실화 하는 것과 협회 자체 운영사업등을 통하여 보다 한 차원 높은 서비스 프로그램으로 업계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는 정책들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 특장업계의 살 길

지금 불경기를 맞으면서 특장차업계는 2중, 3중의 고통과 보이지 않은 불황의 터널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찾기에 모든 역량을 기울일 것이다.
하지만 이웃을 방해하여 자신이 살아남는 식의 사업을 한다면, 과연 그것이 성공한 사업이라 말 할수 있겠는가. 물론 사업과 경쟁은 필수불가결 하겠지만 전반적인 특장업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썩 바람직하지 못한 방법이라 하겠다.

호황이 있었기 때문에 불황이 오고, 불황이 있었으면 다시 호황이 다가오는 순환의 반복이 계속되는 것이 시장인 것이다. 지금처럼 고유가, 고환율, 고임금과 불필요한 규제 등 국가 전반의 상황을 이해 못하는 업계는 없을 것이며 이러한 상황에서 특장차업체들의 모두가 역경을 이겨내고 호황기를 맞기 위한 철저한 자기관리를 해야 할 것이다.

서로 필요한 시장정보는 공유하여 같은 오류를 반복하지 않고, 국내 시장의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각자의 특성 있는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야 할 것이다. 또한 수출을 주력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을 개발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기술개발이 필요한 재원확보도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볼 필요가 있다.
국제적 경쟁력을 가진 외국회사들을 보면 국가나 지방정부에서 고용창출, 수출산업 육성차원에서 많은 것을 지원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기업들도 “그렇게 할 수 있다. 우리는 할 수 있다. 나는 할수 있다”는 자신감과 도전정신을 가지고 국가가 지원하는 기술개발사업 등에도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지금은 작은 부분이지만 특장차업체들의 모임인 ‘한국자동차제작자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서로의 의견을 개진하고 협력할 방법을 찾게된다면 우리 특장차업계가 처해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의 해결방안과 대정부 교섭력 확보 등 경쟁력 갖춰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한결 같이 특장차업계의 발전과 회사의 발전을 위해서 불철주야 노력하는 특장업계의 CEO들과 종사자, 임직원 및 관련업계 그리고 한국의 자동차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만들기 위하여 열심히 지원하여 주는 여러 관계기관 모두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또한 국내 유일한 특장산업정보지 ‘Trucks’의 창간 10주년을 더불어 경축하며 앞으로도 더 많은 관련업계에 도움이 되는 길라잡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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