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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 바뀐 ‘LNG 화물차’ 보급 사업, 실효 거둘까환경부, 2008년 국토부 사업 실패 9년 만에
혼소차량 아닌 완성 신차로 보급 추진 계획
보조금 지원·충전소 확충 등 정부 의지 강해
정부의 미세먼지 감축 정책과 맞물려 한 차례 실패를 거듭했던 LNG 화물차 도입이 다시 수면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2008년 LNG 화물자동차 상용 운행 발대식 모습.

최근 화물운송업계는 경유세 인상 문제로 시끌벅적하다. 지난달 정부가 현 단계에서의 인상 계획은 없다며 소문을 일축했지만, 추후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갈 지(之)자’ 행보를 보이고 있어 혼선을 빚고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정부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경유 화물차를 꼽은 만큼 친환경 화물차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정부가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검토하고 나섬에 따라 경유를 대체할 친환경 수송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져가고 있다.

전기, 수소 등 활발히 개발되고 있는 친환경 에너지는 물론 한 차례 도입 실패를 겪었던 ‘LNG 화물차’까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환경부는 최근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한 ‘LNG 화물차 보급 계획’을 발표, 내년 상반기 중으로 시범보급 및 타당성 조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국토부가 지난 2008년 6월 추진했다가 실효성 부족을 이유로 사업을 중단한 지 9년 만이다.

과거 국토부가 실패를 겪은 LNG 화물차 보급 카드를 환경부가 자신 있게 꺼내든 이유는 무엇인가.


과거 개조 방식서 신차 보급으로 전환

환경부의 LNG(액화천연가스) 화물차 보급 계획과 국토부가 추진했던 LNG 화물차 보급 사업에는 한 가지 큰 차이가 있다. 바로 ‘개조’ 형태의 보급이 아닌 신차를 생산해 공급하는 구조라는 것.

국토부는 2008년 당시 경유 화물차를 LNG 화물차로 개조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즉, 경유와 LNG 모두를 연료로 사용하는 ‘LNG 혼소’ 차량으로의 전환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세부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성급하게 추진하다 보니 충전 인프라 부족에 따른 불편, 출력저하 등 품질 문제, 사후관리 불만 등 갖가지 문제점이 발생했다.

사업 실행을 위한 충분한 예산을 마련하지 못한 것도 실패 요인으로 꼽혔다. 당초 441억 원으로 책정했던 사업예산은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국회의 반대에 부딪혀 91억 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당연히 보급도 잘 될리 없었다. 1대당 2,25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8,500대를 전환하기로 한 최초 계획과 달리 201대의 차량을 LNG 혼소 화물차로 개조하는 데 그쳤다.

이에 반해 환경부가 제시한 LNG 화물차 보급 계획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5년 내 미세먼지 30% 감축’이라는 정부의 확고한 목표 아래 예산확보가 비교적 수월할 것이라는 점과 출력저하 등 품질문제가 있는 혼소차량으로의 개조보다는 신차가 안정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비슷한 유형의 CNG(압축천연가스) 버스를 오랫동안 보급해온 환경부가 사업을 주도한다는 것도 강점이다. 환경부가 가진 천연가스자동차 보급 정책의 노하우와 경험을 활용할 수 있음은 물론 정책의 일관성도 가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LNG 충전소 인프라 확대에 ‘청신호’

물론 헤쳐 나가야 할 과제도 다수 있다. 국토부가 2011년 국정감사 당시 제출한 ‘LNG 화물차 지속 여부 내부 검토보고’에 따르면 LNG 화물차 보급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충전시설 부족으로 인한 긴 공차 거리와 충전 불편으로 운전자들의 외면을 샀다는 것이다.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턱없이 적은 예산이 배정됐음은 물론 LNG 충전소 설치를 담당했던 가스공사가 대전, 인천 등 6개 지역에만 충전소를 설치한 뒤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추가 설치를 중단한 결과다.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충전소 인프라 확대가 절실한 가운데 정부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정부가 공약으로 제시한 ‘탈(脫) 원전, 탈 석탄’ 기치에 따라 LNG 충전소 확보와 LNG 수입 확대를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정부는 현재 전체 발전량의 20% 수준인 LNG 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37% 수준으로 올리고, 수입량을 확대하는 등 사회 전반에 걸쳐 LNG 의존도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는 충전소 도입에 어려움을 겪으며 실패했던 과거와 달리 충분한 예산 지원과 적극적인 인프라 구축을 약속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경유보다 저렴?…가격경쟁력 확보가 관건

LNG 화물차 보급 사업이 실패한 두 번째 이유는 경유와 LNG의 가격 격차 감소로 인한 경제성 부족이다.

실제로 법안이 발의된 2008년 당시 LNG 가격은 경유 대비 36.5% 수준에서 2011년 50.1%까지 상승했다. LNG 화물차 보급 사업이 경유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LNG를 연료로 공급함으로써 차량 개조를 이끌고자 추진된 정책인 것을 고려하면 여러모로 경제성이 떨어졌다.

문제는 현재 LNG의 가격경쟁력도 그리 높은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배출가스 감축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LNG 수요가 폭등, 가격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LNG 물량 확보를 위해 수입하는 것을 검토 중인 미국산 LNG의 경우도 평균을 크게 웃도는 높은 가격으로 대안으로 삼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실정이다.

다만, 고무적인 것은 LNG 화물차 보급 사업을 진행하는 목적이 이전과 다르다는 점이다.

과거 국토부가 고유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LNG 화물차 도입을 추진했다면, 환경부는 경유 화물차의 친환경 화물차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것이 목표다. 이에 가격경쟁력 약화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또 개조 형태가 아닌 신차 개발로 진행하는 사업이다 보니 신차 구매 시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경제적 메리트에 대한 간극을 채우기도 용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보조금 지급을 위한 예산 확보도 이전보다 충분히 용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9년 전 실패를 딛고 경유 화물차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LNG 화물차. 꼼꼼하고 내실 있는 보급 계획 마련으로 과거 졸속행정을 답습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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