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측 무관심에 국산-수입 상용차업체들 거의 불참
상용차시장 선진성 불구 ‘모터쇼 이대론 안 된다’ 지적

2017 서울모터쇼 만트럭버스 부스 모습.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9일까지 경기도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7 서울모터쇼가 막을 내렸다. 모터쇼 조직위에 따르면, 총 열흘간 누적 실 관람객 수는 2015년과 동일한 61만여 명으로 조사됐다.

올해로 열한 번째이자 2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서울모터쇼는 승용차, 상용차, 튜닝 및 캠핑카, 이륜차 등을 비롯해 자동차 부품 및 소재, 자동차용품, 타이어, 관련 IT 기술 등 자동차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국내 유일의 국제 모터쇼다.

전반적으로 국내 완성차 브랜드를 필두로 월드프리미어 모델을 선보이는 등 승용차부문에서는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해 흥행에 일부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상용차부문에서는 주최측의 무관심과 상용차업체들의 외면으로, 참여업체가 거의 없을 정도로 빈약하기 이를 데 없었다. 서울모터쇼가 승용차 위주로 열린다는 인식이 크게 작용하기는 했지만, 언제까지 상용차부문을 뺀 모터쇼로 치를 것인지에 대한 반문이 생긴다.

 

볼거리 부족했던 전시차 가짓 수

이번 모터쇼에 참여한 상용차 브랜드로는 현대, 기아자동차 그리고 수입업체 최초로 만트럭버스가 참여했으며, 다임러트럭의 경우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등 간접적으로 참여하는 등 완성차 브랜드 총 7개 업체가 참여했다.

참가업체의 수만 본다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전시차 수가 대폭 줄었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2015 서울모터쇼에서 올뉴마이티를 공개했을 때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 지난 모터쇼에서는 7개 차종 11개의 모델을 선보였지만 올해는 5월에 개최될 현대 메가페어(현대차 상용차 박람회)를 의식한 듯 이례적으로 상용관이 빠진 가운데 쏠라티(리무진) 모델만을 선보였다.

기아차는 상용차 라인업은 소형트럭과 고속버스로 한정된 만큼, 모터쇼 출품작은 언제나 그랜버드 1대만을 출품했다.

처음으로 서울모터쇼에 참석한 만트럭버스는 CNG 저상 버스와 함께 대형 트럭 등 아시아프리미어 4종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으로 다임러트럭의 바디빌더 업체인 에스모터스와 와이즈오토홀딩스, 특장전문기업 나르미모터스, 국내 전기 상용차 개발 업체인 파워프라자 등이 참여해 서울모터쇼에서 상용차의 존재감을 알렸다.


 

2017 서울모터쇼 기아차 부스 모습.

상용차를 외면한 모터쇼

국내 상용차 시장은 유럽과 동일한 유로6 스텝C 모델로 아시아에서 가장 최신예 모델이 판매되고 있는 가운데 상용차 브랜드 대부분 국내 모터쇼가 아닌 자체 행사를 통해 신차를 공개하고 있다.

먼저, 2011년 이후 국내 모터쇼에 참가하지 않고 있는 타타대우는 지난 2월 2017년형 모델을 자체 순회전시를 통해 공개했다. 또 서울모터쇼 개막 이틀 전 이베코는 중형 모델 런칭행사를 진행한 데 이어 다임러트럭은 4월 대형 트럭 로드쇼를 선보이는 등 이들 모두 자체 행사를 통해 홍보를 진행했다.

이는 지난 2015년 당시 유로6 규제로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신차를 출시했지만,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볼보트럭, 스카니아 등 대부분 브랜드가 서울모터쇼가 아닌 모두 자체 행사를 진행했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즉, 국내 모터쇼가 승용차 위주로 진행되는 만큼 들러리를 서기보다는 자체 행사를 통해 주인공이 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타이어, 엔진오일 등 관련 부품업체도 동일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관계자는 “승용차 위주의 국내 모터쇼에 수십억 원의 비용을 들여 참가하는 것보다 상용차 특성상 화물차주 등 관련업계를 타겟으로 홍보하는 것이 투자비용 대비 마케팅 효과가 크다.”고 전했다.

이 같은 현상이 국내 모터쇼에 한정된다는 점도 문제다. 독일의 하노버 모터쇼, 영국 버밍엄 모터쇼 등 상용차 브랜드 대부분 기존 모델을 공개하는 한이 있더라도 해외 모터쇼를 통해 자사 브랜드의 대외적인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모터쇼 조직위가 승·상용 모두가 어우러질 수 있도록 상용차 브랜드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마케팅 활성화 방안, 부스 비용 절감 등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모터쇼는 브랜드 홍보를 넘어 관련 종사자들이 한데 모여 업무 협약, 기술 교류 등 시장 발전에 크게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또 연간 수천 대의 판매고를 올리는 이들 대형 상용차 브랜드가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할 때, 국내 모터쇼에 불참한다는 점도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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