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동일사양 신제품의 60~70% 수준

상용차는 그 사업 목적에 따라 상대적으로 긴 주행거리, 무거운 적재물 그리고 거친 노면환경 등 극한의 환경을 견디며 운행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차량과 운전자에겐 생명이나 다름없는 타이어의 교환주기가 일반 차량에 비해 짧아질 수밖에 없고, 타이어는 개별 부품들 가운데 차량 유지비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 결국 타이어에 투입되는 비용을 줄일수록 운전자 혹은 물류회사의 수익은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타이어 비용을 줄이는 방법은 쉽게 두 가지로 나뉜다. 내구성이 좋은 타이어를 사용하는 것과 저렴한 타이 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단순해 보일지 몰라도 실상은 그렇지 않다. 내구성을 따지자니 일반 타이어보다 가격적인 측면에서 부담이 되고, 저렴한 타이어는 품질에 대한 불안감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재생타이어도 제조공정 철저

 

▲ 상용차용 재생타이어

이런 문제점을 한 번에 해결해줄 수 있는 대안으로 상용차시장에서 꾸준히 거론되는 것이 바로 재생타이어다. 재생타이어란 ‘재생’이란 단어 뜻 그대로, 수명이 다한 타이어를 재가공하여 만든 타이어를 말한다. 일단 수명이 다한 타이어를 재사용한다는 것이 못 미더울 수 있겠지만, 제조 공정을 들여다보면 그런 생각은 불식된다.

재생타이어 전문기업 ‘D산업’에 따르면, 모든 제조공정은 입고된 중고타이어를 육안과 정밀 장비를 이용한 2~3차례의 검사로부터 시작된다. 모든 검사를 마 친 타이어들은 연마기를 통해 재생산될 타이어의 규격에 맞도록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낸다. ‘중고’로써의 낡은 껍데기가 벗겨진 타이어 본연의 원형 모습에 새로운 옷을 입히는 과정은 일반 타이어의 제조 공정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모든 작업이 끝난 타이어는 다시 한 번 품질 검사를 거치게 되는데 KS M 6610 트레드 재생타이어 안전검사 기준에 따라 신제품 타이어와 같은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렇게 ‘부활’한 재생타이어는 전국의 물류업체나 운수업체 등에 직접 납품되거나 신제품타이어 대리점 혹은 OEM방식으로 판매된다. 또한 내수와 수출의 비율은 50 대 50으로 미국, 중남미, 호주, 러시아 등 전 세계로 판매되고 있다.

매년 시장규모 줄고 중국산에도 밀려

 

 

▲ 재생타이어가 만들어지는 과정

재생타이어는 기존 제품 대비 60~70% 저렴한 가격 외에도, 중고타이어를 재사용하기 때문에 근본적으 로 투입되는 고무 원재료를 1/3 가량 줄임으로써 자 원의 낭비를 막아준다는 거시적인 장점도 있다. 또한 신제품타이어를 제작하는 것에 비해 공정을 단순화 시킬 수 있어,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재생타이어의 국내 시장규모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지속된 경기침체로 인해 건설 및 물류시장이 위축되어 타이어 소비 자체가 줄어든 데다, 최근에는 값싼 중국산 타이어까지 국내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D산업의 관계자는 “재생타이어는 제조 공정만 ‘재생’일 뿐, 품질은 결코 신제품 타이어에 뒤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선진국일수록 재생타이어 사용률이 높은데, 특히 유럽시장의 경우 신제품타이어의 숫자를 100으로 할 때 재생타이어의 숫자는 120으로 최소 1~2회 재생하여 사용하고 있다.”고 그 우수성을 강조했다. 

대기업도 재생타이어 속속 진출

 

 

▲ 재생타이어 생산 모습

중소 재생타이어 제조업체 이외에도 굵직한 타이어 제조업체 역시 게륵 같은 중고타이어 재사용 방안에 많은 재원을 쏟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07년 브리지스톤 역시 친환경 트렌드에 발맞춰 세계 1위의 재생타이어 업체인 미국의 ‘밴닥(Bandag)’을 인수한 바 있다. 

국내에도 현재 인천, 대전 등 총 5곳의 밴닥 프랜차이즈 공장이 운영되고 있다. 관련 사업에 진출한 업체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브리지스톤 의 재생타이어는 전체 매출 중 비중이 그리 크진 않지만 친환경적인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결과적으로 브랜드 이미지 상승에도 일정 부분 기여한다는 평가다. 

브리지스톤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상용차 두 대 중 한 대, 유럽에서는 세 대 중 한 대가 재생타이어를 사용할 정도로 재생타이어는 이미 보편적인 수준”이라며, “현재 소비자가 재생타이어를 사용함에 있어 가장 우려하고 있는 부분은 안전이지만, 생산 단계부터 철저한 안전검사는 물론 전문가의 정기 사후 안전검사가 진행되어 현재 불량률이 1%에 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제품의 평가는 그 제품의 성능과 내구성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품이 중고인지 새것인지는 그 다음 문제다. 철저한 공정을 거쳐 ‘새 제품’이 된 타이어를 ‘중고’의 이미지로 바라보는 것은 모순이라는 생각도 든다. 타이어 교환을 계획하고 있는 독자가 있다면, 재생타이어도 고려하여 제품군에 포함시켜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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