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바오딩시, 배터리 노후화로 막대한 손해
버스 운영사, 버스·배터리 제조사간 소송전도
한국자동차硏 “한국, 품질보증 선제 정비해야”

최근 중국에선 전기버스 배터리 노후화 문제가 대두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번지고 있다.
최근 중국에선 전기버스 배터리 노후화 문제가 대두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번지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전기버스 배터리 노후화 문제가 대두되면서, 중국내 버스 운영회사, 버스 제조사, 배터리 제조사 간의 법적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책임 소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한국자동차 연구원은 ‘중국사례로 본 전기버스 배터리 노후화 문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산 전기버스 배터리 품질 보증관련 체제를 선제적으로 정비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중국, 배터리 노후화로 운행 불가능 버스 속출
최근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표한 ‘중국 사례로 본 전기버스 배터리 노후화 문제’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버스 운영회사들이 전기버스 배터리의 노후화로 재정난에 빠졌다.

중국의 바오딩시는 2015년 황해(Huanghai)로부터 591대의 전기버스를 구입하면서 적극적으로 전기버스를 도입한 지역 중 하나지만, 최근 배터리 노후화 및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이 재정지원 축소로 인해 보유 중인 버스 약 1,300여 대 중 4분의 3(약 975대)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아무도 배터리 조기 노후화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즉 버스 운영사, 버스 제조사, 배터리 제조사 간에 책임 분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

산둥성 차오현 버스 운영회사는 지난 2019년 ‘야싱버스(Yaxing)’에서 전기버스를 구매했으나 2년도 채 되지 않아 배터리가 노후화 되면서 버스 운행이 불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사후 지급 예정이던 구매대금을 마련하지 못한데다, 지원 받기로 한 보조금 864만 위안(한화 약 15억 6,000만 원)도 받지 못해 회사 재정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런 와중에 버스 제조사인 야싱버스는 지난해 차오현 버스 운영회사 측에 버스 구매대금으로 1,800만 위안(한화 약 34억 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버스 운영사가 버스 제조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로 후베이성 황시시 버스 운영회사는 2019년에 구입한 전기버스 142대 중 116대의 배터리가 노후화되어 운행이 불가능하다며, 버스 제조사 야싱버스를 상대로 302만 위안(한화 약 5억 4천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했다.

이 밖에 배터리 노후화 문제를 배터리 제조사에게 묻기 위한 버스 제조사들의 제소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재 중국은 배터리 보증기간 등을 법적으로 강제하는 규정이 없는 상황이며, 일정 기간 사용한 배터리일 경우 배터리 품질 문제를 입증하기가 어려워 문제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은 전기버스 배터리 품질보증 선제 정비해야”
통상적으로 전기버스 배터리의 권장 교체 시기는 4~5년이다. 하지만 중국산 전기버스의 경우 그 보다 짧은 기간에도 노후화가 일어나는 경우도 확인되었기 때문에 2018년 전후로 본격적인 전기버스의 보급이 시작된 우리나라의 경우도 배터리 노후화를 쉽게 생각하고 넘길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실제로 올해 9월에는 서울 상명대 인근 오르막길을 오르던 중국산 전기버스가 시동이 꺼지면서 뒤로 미끌어져 승객 17명이 경상을 입은 바 있으며, 지난 10월 19일에는 서울 당산역 근처에서 중국산 전기버스의 급발진 의심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이서현 선임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머지않아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할 배터리 노후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선 버스 운영회사에 전기버스 구매 보조금을 지급할 때 부품별 사후서비스(A/S) 기간과 보증 요건을 구체화함으로써 체계적인 배터리 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막상 전기버스 배터리의 노후화 문제가 수면위로 드러냈을 때, 국내 운영사가 직접 해외 전기버스 제조사나 배터리 제조사들과 품질보증 문제를 다투기는 한계가 있으므로 해외 전기버스·배터리 제조사에게 하자 이행보증증권 발급을 선제적으로 요구하는 등의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때라고 강조했다.

배터리 노후화 문제에 환경부 “구체적 방안 수립 중”
이렇듯 배터리 노후화로 의심되는 사고 사례가 포착돼자 환경부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래전부터 지적되어온 중국산 배터리 품질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논의 중”이라며, “내년부터 배터리 성능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보조금의 격차를 더욱 벌려 중국 버스 제조업체들도 국산 배터리를 사용하게 끔 유도하는 등의 구체적인 방안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와관련 정확한 금액을 밝힐 정도의 구체적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 상세한 통계와 그래프는 상용차매거진 119호(12-1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상세한 통계와 그래프는 상용차매거진 119호(12-1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국내 진출 중국산 전기버스 규모는

올 들어 10월까지 국내 버스시장에 판매(신차 신규등록 기준)된 전기버스(전장 9m 이상 대형) 1,375대 중 633대(46%)가 중국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증가하는 판매량을 바탕으로 중국산 전기버스 점유율(운행대수 기준)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차량 등록 원부 데이터를 가공, 본지에 독점 제공하고 있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국내 전기버스 초기 시장이던 2019년 22.2%(국산 598대, 중국산 171대)였던 중국산 전기버스의 국내 전기버스시장 점유율은 2020년(국산 1,216대, 중국산 390대)과 2021년(국산 1,964대, 중국산 717대)까지도 각각 24%, 26.7%로 꾸준한 증가 추세에서 지난해(국산 3,005대, 중국산 1,377대)에는 31.4%로 크게 뛰어 올랐다. 

저작권자 © 상용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