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이어 9월에 다시 찾아간 화물현장
운송여건 나아지긴 커녕 더욱 악화돼

트레일러 화물차주
“다른 건 다 오르는데 화물 운임만 ↓”

11톤 카고트럭 차주
“저가 운임 화물앱 이용… 남는게 없다”

일감(물동량), 운임감소와 유류비 증가으로 고통받고 있은 화물운송시장에 다시 한번 요소수 공급에 차질이 생길지 모른다는 뉴스에 화물차주들의 생각을 들어보기 위해 5개월만에 인천항에 위치한 SK내트럭하우스들 다시 찾았다.
일감(물동량), 운임감소와 유류비 증가으로 고통받고 있은 화물운송시장에 다시 한번 요소수 공급에 차질이 생길지 모른다는 뉴스에 화물차주들의 생각을 들어보기 위해 5개월만에 인천항에 위치한 SK내트럭하우스들 다시 찾았다.

컨테이너 및 시멘트 품목의 안전운임제 폐지에 따른 운임 감소, 물동량(일감) 감소, 유류비 증가 등 국내 화물송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큰 시련을 맞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초 중국이 요소수의 원료가 되는 요소 수출 중지를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2021년과 같은 이유로 ‘요소수 물류 대란’이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화물차 시장을 억누르고 있다.

기자는 실제 화물차주들이 체감하는 시장 상황은 어떠한지 들어보기 위해 지난 5월에 이어 인천항에 위치한 SK내트럭하우스를 다시 찾았다. 5개월만에 다시 찾은 화물운송시장과 화물차주들은 그 때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음을 실감했다.  

인천항에서 만난 한 화물차주는 오후 일감을 위해 분주하게 이동하던 중 기자의 인터뷰 요청을 흔쾌히 받아줬다. 차주는 첫 말문부터 “물동량이 줄어든 것도 문제지만 안전운임제 일몰 이후 회복되지 않고 있는 운임과 날이 갈수록 치솟는 기름값이 가장 큰 고민”이라며,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다는 속마음을 털어놨다.

“일감도 줄고 운임도 줄어”
실제로 해양수산부의 조사 결과, 올해 2분기 수출입 물동량은 전년 동기(3억 1,849만 톤) 대비 0.5% 감소한 3억 1,695만 톤으로 집계됐으며, 연안 물동량은 전년 동기(6,084만 톤) 대비 7.6% 감소한 5,622만 톤인 것으로 나타났다.

항만별로 보면 광양항은 2.1% 증가했지만, 평택당진항, 인천항, 울산항, 부산항은 각각 4.4%, 3.8%, 0.9%, 0.1%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항만의 물동량이 줄어든 것이다.

이렇게 물동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운송사가 낮은 운임을 제시해버리면 개인사업자인 화물차주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싼 운임으로 운송일을 할 수밖에 없다는 하소연이었다. 

인천항 위주로 11톤 카고트럭을 몰고 있다는 차주는 “(화물알선 앱을 보여주며) 지금도 경기도 정왕동에서 경기도 고촌읍까지(약 40㎞) 13만 원에 올라와 있는데, 이건 적어도 16만 원은 받아야지, 그렇지 않으면 남는 게 없다”라며, “오늘 오전에도 30㎞에 8만 원짜리 하나밖에 못 해서 걱정이 많다”라고 전했다.

트레일러 화물을 실어나르는 트레일러 차주는 “경유값 상승으로 하다못해 시내버스, 비행기 요금도 오르는데, 왜 화물차 운임만 내리는 건지 이해를 못 하겠다”면서, “몇 개월 전 기름값 떨어졌다고 운임을 깎을 때는 언제고 기름값이 다시 올랐는데도 운임은 올려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로 올해 초 리터당 1,690원 대로 형성되어 있던 경유값이 올해 4월 1,540원 대로 10% 이상 떨어지자, 운송사들은 떨어진 기름값을 운임에 반영해달라는 화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화물운임을 일제히 10%씩 내리기도 했다. 현재(2023년 9월 15일 기준) 경유값은 운임이 내려갔던 올해 4월 대비 7.8% (1,660원) 오른 상태다.

인천SK내트럭하우스 전경
인천SK내트럭하우스 전경

“가격경쟁으로 운임 후려치기까지”
운임 후리기가 성행하고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트레일러 차주는 “화주사가 물건을 운송사에 줄 때부터 ‘여기는 이 가격에 된다고 하는데, 왜 너희는 안 해줘?’ 이런 식으로 처음부터 운임을 깎아 버리기 때문에 결국 우리 같은 차주들이 받게 되는 운임은 더 낮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도 많이 줄었다. 또 다른 트레일러 차주는 “예전에는 인천에서 부산을 왕복하면 하루에 50만 원정도 벌었지만, 요즘은 35만 원 정도로 떨어져 수입도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수많은 트럭들이 인천SK내트럭하우스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다.

제2의 요소수 대란? “지금은 체감 안 돼”
인천에서 만난 차주들은 최근 들어 다시 불거진 요소수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듯했다.

주로 인천항과 부산항을 왕복한다는 트레일러 차주는 “우리는 요소수가 없으면 일을 못하기 때문에 혹시나 도매상들이 매점매석하진 않을까 걱정이긴 한데, 현재 운행 중인 차량은 일주일에 한 번 충전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아직까진 체감되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환경부는 지난달 11일 한국 유가 정보 시스템 오피넷에 요소수 재고를 공개한 3,103곳 주유소 가운데 97%에 해당하는 3,014곳에 요소수 재고가 있으며, 8월 말 기준 국내 차량용 요소 재고량은 공공비축분과 민간 재고량을 합쳐 60일분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9월 중 추가 수입도 이뤄질 예정이라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환경부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일부 온라인쇼핑몰에서는 요소수 ‘사재기’가 발생, 실제로 품절까지 일어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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