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전기 상용차시장 314만 대로 연평균 31% 성장
배터리 3사 전기트럭 도입 빠른 북미·유럽 위주로 공략
2040년 폐배터리 재활용·재사용시장도 200조 규모 예상
재활용·재사용 통한 원가절감으로 50% 가격경쟁력 기대

전기상용차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배터리 시장도 큰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상용차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배터리 시장도 큰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전기 상용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배터리 시장도 엄청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마케츠 앤 마케츠(Markets and Markets)’는 지난해 35만 3,000대를 기록한 글로벌 전기 상용차 시장 규모가 2030년에는 314만 대로 연평균 31.4%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 기관 ‘SNE리서치(SNE Research)’에 따르면, 전세계 전기상용차 배터리 부문도 지난해 37기가와트시(GWh)에서 2030년 최대 574GWh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돈으로 환산하면 한화 약115조 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 배터리 3사도 글로벌 상용차 배터리 시장으로 눈길을 돌렸다.

■ 국내 배터리 3사, 북미·유럽 위주 공략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은 지난 2월 북미 및 유럽 시장을 타킷으로 ‘배터리 관리 시스템(Battery Management System)’과 배터리 팩을 제조·판매하는 ‘FEPS(Freudenberg E-Power Systems)’ 등과 2024년부터 19GWh 규모의 배터리 모듈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FEPS는 LG엔솔의 배터리 모듈을 공급받아 팩으로 조립한 뒤 대형버스나 전기트럭 등에 장착해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LG엔솔은 같은 달 포드와 SK온이 함께 진행하던 튀르키예 배터리 사업에, SK온 대신 참여하게 됐다.

이로써 LG 엔솔은 지난해 유럽 상용차 판매 1위를 달성한 포드와 협력할 수 있게 되면서 유럽 전기 상용차 시장의 점유율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9월 개최된 ‘2022년 하노버 상용차 박람회(IAA TransportationHannover 2022)’에 국내 배터리 업체 중 유일하게 참가했다. 이 전시회에서 삼성SDI는 원형 배터리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와 독자적인 ‘실리콘 카본 복합소재’의 기술 등을 통해 고에너지 밀도와 급속 충전, 배터리 수명 등의 성능을 향상시 킨 ‘P6(각형 6세대 배터리)’를 소개했다.

그 이후 올해 3월 코엑스에서 개최된 ‘인터배터리 2023’에서는 볼보의 대형 전기트럭 ‘FM 일렉트릭’에 자사의 배터 리를 탑재해 선보인 바 있다.

SK온은 미국시장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SK온은 포드와 미국 켄터키주와 테네시주에 위치한 합작법인 공장 건설에 총 5조 1,0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으며, 지난해 1차로 8,976억 원을 출자한 데 이어, 이번에 2조 원 규모로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다. 남은 투자금은 2027년 12월까지 사업 진척에 따라 순차적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현재 건설 중인 공장은 3곳으로, 연간 총 129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해, 포드의 대표 전기 픽업트럭 모델인 ‘F-150 라이트닝’ 약 120만 대에 장착할 예정이다.

■ 경제성 위해 배터리 재활용·재사용 사업은 필수
전기상용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용량은 600~1,000kWh이다. 이는 전기승용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용량(50~100kWh) 대비 최소 12배에 달한다. 즉, 전기상용차의 보급이 확대되는 만큼 향후 폐배터리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SNE 리서치는 2025년 44GWh에 불과한 폐배터리 용량이 2040년엔 3,339GWh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늘어난 폐배터리 대수에 비례해 2040년 글로벌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규모도 200조 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배터리업계에서 폐배터리 사업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경제성 때문이다. 폐배터리 처리 방식은 재활용과 재사용으로 나뉘는데, 재활용은 불량품이나 재사용이 어려운 전지를 분해해 양극재, 음극재 등 이차전지 핵심 원료 소재를 추출하는 과정을 말한다. 재사용은 전기차 등에서 사용한 후 철거된 이차전지 중 새 제품 용량 대비 70%~80% 수준인 전지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의 제품으로 재제조해 사용하는 것을 뜻한다.

배터리 기업 입장에서는 어느 방법이든 잘 운영하면 원재료의 해외수입 의존도와 비용 절감 그리고 신품 대비 30~50% 낮은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 폐배터리 재활용·재사용 사업 국내외 기업과 협력
국내 배터리 3사는 상용차업체 및 배터리 소재 관련 중소기업과 협력해 배터리 소재 재활용과 폐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 기술로 전환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LG화학과 LG엔솔은 지난 2021년 5월 제너럴모터스(GM)과 설립한 합작법인 ‘엘티엄셀즈(Ultium Cells LLC)’
를 통해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라이-사이클(Li-cycle)’에 총 600억 원을 투자해 지분(2.6%)을 확보했다.

또 중국 코발트 생산업체인 ‘화유코발트(Zhejiang Huayou Cobalt Co. Ltd)’ 와 함께 설립한 배터리 재활용 합작법인을 통해 폐배터리에서 양극재의 주원료를 추출해 난징 배터리 생산공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온은 지난해 12월 성일하이텍과 폐배터리에 포함된 양극재 금속인 리튬·니켈·코발트 등을 회수하는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SK이노베이션이 개발한 수산화리튬 회수 기술과 성일하이텍이 보유한 니켈·코발트·망간 회수 기술을 결합 할 예정이며, 내년 중으로 국내 합작 법인을 설립, 2025년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2019년부터 천안 및 울산 공장에서 발생한 불량품이나 폐기물들에서 원자재를 추출하고, 양극재 생산 파트너사를 거쳐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재활용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향후에는 헝가리, 말레이시아, 미국 등 해외에도 생산 시설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삼성SDI는 ESS 부문에도 경쟁사들보다 많은 금액을 투자하고 있으며, 작년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1조원이 넘는 금액(1조 764억 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자했다. 

올해 6월 삼성SDI가 '인터배터리 유럽 2023'에서 공개한 ESS장치.
올해 6월 삼성SDI가 '인터배터리 유럽 2023'에서 공개한 ESS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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